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 홍원기 감독과 SSG 랜더스 최정이 이례적인 여름 날씨에 걱정을 감추지 못했다.
키움 홍원기 감독은 지난 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경기 전 인터뷰에서 “농담이 아니라 금요일도 그렇고 토요일도 그렇고 정말 더웠다. 선풍기 바람마저 뜨거울 정도였다. 팬분들도 굉장히 걱정이 됐고 선수들도 탈진 때문에 걱정을 했다. 이렇게 고척돔에서 훈련을 하고 경기를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우리에게는 굉장히 큰 도움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키움은 지난 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두산 베어스와 경기를 할 예정이었지만 폭염으로 인해 경기가 취소됐다. 경기가 열렸던 지난 3일에도 폭염으로 인한 온열환자가 발생해 관중이 경기 도중 병원으로 이송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폭염으로 경기를 개최하기 어려울 정도가 되자 KBO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지난 6일 “최근 무더위가 이어지고 폭염 특보 발령 등에 따라 관중과 선수, 현장 요원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로 올 시즌 8월 예정된 일요일, 공휴일 경기를 18시에 시작하기로 했다”라고 발표하며 더위를 조금이라도 더 피하기 위해 경기 개시 시간을 한 시간 늦췄다.
이러한 KBO의 조치에 대해 홍원기 감독은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경기를 5시에 하나 6시에 하나 그렇게 큰 의미는 없을 것 같다. 경기가 한 시간 뒤로 미뤄진다고 해도 경기 준비는 훨씬 전부터 한다. 오후 3시 이후가 가장 더울 때다. 한 시간을 늦추는 것도 중요하기는 하지만 영향은 그다지 크지 않을 것 같다. 이 더위가 언제까지 갈지는 모르겠지만 탄력성을 가지고 대처를 하는게 좋지 않을까 싶다”라며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한편 이날 경기 시즌 25호·26호 홈런과 결승 1타점 2루타를 포함해 5타수 3안타 2홈런 3타점 3득점으로 활약하며 팀 승리를 이끈 최정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나는 좋은 것 같다. 인천 경기는 5시에 하면 그늘과 햇빛이 반반 섞여서 공이 잘 보이지 않는다. 그런 점을 생각해도 6시에 하는게 좋을 것 같다. 일단 최대한 기온이 떨어졌을 때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경기를 보다가 쓰러진 팬들도 있다고 하는데 팬분들이 좀 더 좋은 환경에서 야구를 관람하게 바꿀 필요가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올해는 이상하게 많이 힘들다”라고 말한 최정은 “경기력에 분명 영향이 있다. 경기에 집중도 되지 않고 한 타석 치고 들어오면 한 경기를 뛴 느낌이다. 그나마 결과가 좋으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체력 관리를 잘해야 할 것 같다”라고 올해 폭염이 경기력에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했다. 이어서 “원래 매년 이렇게 습했나 싶다. 너무 습하다. 숨을 못쉴 것 같다. 땀이 더워서 나는게 아니라 그냥 젖는 느낌이다. 물 속에 한 번 들어갔다 나오는 느낌이 들어서 몸이 쳐진다”라고 올 여름의 어려움을 설명했다.
홍원기 감독도 올해 여름 날씨가 경기력에 영향을 미친다고 이야기했다. 돔구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키움은 이전부터 원정경기에서 여름 더위 관리에 심혈을 기울였다. “우리가 코끼리 냉각기를 가장 먼저 사용했다”라고 말한 홍원기 감독은 “고척돔에서 우리와 경기를 하고 가면 원정팀이 굉장히 적응하기 힘들지 않을까 싶다. 왜냐하면 우리도 그렇다. 우리도 이번에 잠실에 갔지만 주중에 고척돔에서 경기를 하고 잠실로 가니까 배로 힘들더라. 원정팀들도 마찬가지로 고척돔에서 경기를 하고 가면 힘들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라고 지나치게 덥고 습한 여름 날씨를 우려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