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타자 루벤 카데나스가 11일 만에 타석에 들어섰지만 무기력한 모습으로 물러났다.
데이비드 맥키넌의 대체 선수로 삼성의 새 식구가 된 카데나스는 6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4푼8리(23타수 8안타) 2홈런 5타점 2득점 OPS 1.071의 엄청난 퍼포먼스를 발휘했다.
카데나스는 지난달 26일 대구 KT전을 마지막으로 출장 기록이 없다. 1회 타격 도중 허리에 통증을 느껴 2회초 수비 때 김태훈(외야수)과 교체됐다. 박진만 감독은 27일 경기를 앞두고 “카데나스는 검진 결과 근육 손상은 없다. 본인이 통증을 느껴 내일까지 지켜보겠다”고 했다.
삼성은 카데나스를 1군 엔트리에서 제외시키지 않고 컨디션을 회복하길 기다렸다. 지난달 30일부터 3일간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주중 3연전에 동행하지 않고 대구에 남아서 재활 훈련을 했다. 러닝과 캐치볼은 물론 타격 훈련까지 소화하는 등 회복세를 보였으나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상황.
경기 전 인터뷰할 때마다 카데나스의 현재 상태에 대한 질문을 받았던 박진만 감독은 4일 SSG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괜찮다고 하는데 모르겠다. 저한테 물어볼 게 아니라 본인한테 직접 물어보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카데나스는 6일 대구 한화전 선발 라인업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박진만 감독은 카데나스의 현재 상태에 대해 “아직 통증이 남아 있다. 상황에 따라 기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 중 카데나스가 복대를 차고 덕아웃에 앉아 있는 모습이 중계 화면에 잡혔다.
5-8로 뒤진 8회 1사 1루서 김현준 대신 타석에 들어선 카데나스. 한화 좌완 김범수를 상대로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이날 중계를 맡은 나지완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스윙 후 왼쪽 옆구리를 잡는 걸 보니 안 좋아보인다”고 지적했다.
9회초 수비 때 중견수로 나선 카데나스는 허리 상태가 좋지 않아서 그런지 느슨한 수비를 연출하며 김헌곤과 교체됐다. 카데나스가 정상 컨디션을 회복하길 기다리며 엔트리 한 자리만 낭비한 셈. 1군 승격 기회를 얻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는 퓨처스 선수에겐 너무나도 미안한 일이다.
카데나스가 좀처럼 회복세를 보이지 않는다면 1군 엔트리 말소라는 과감한 결정을 내릴 필요가 있어 보인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