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마무리 김원중(31)은 악몽의 7월을 보냈다. 이 악몽의 7월을 되새기면서 반등을 노린다.
롯데는 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0-4로 뒤지던 경기를 6-5로 뒤집으면서 3연승을 질주했다. 8월 3전 전승이다.
이날 롯데는 선발 애런 윌커슨이 5이닝 5실점(4자책점)으로 흔들리며 패색이 짙었다. 그러나 1-5로 뒤진 7회말, 무사 만루에서 손성빈의 밀어내기 볼넷, 황성빈의 우전 적시타로 2점을 만회했다. 계속된 무사 만루에서 고승민이 투수 병살타로 물러났지만 2사 2,3루에서 전준우의 2타점 동점 적시타로 5-5 동점에 성공했다. 그리고 8회 나승엽의 역전 적시타가 나왔다.
김원중은 만루에서 첫 타자 권희동을 상대로 3루 방면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맞았다. 그런데 교체 투입된 3루수 최항이 점프 캐치로 타구를 걷어냈다. 2사 만루가 됐고 김휘집을 유격수 땅볼로 유도해 겨우 세이브를 올렸다. 시즌 17세이브, 통산 124세이브째. 이 세이브를 보기 위해 39일을 기다렸다.
경기 후 김원중은 상기된 얼굴로 취재진과 맞이했다. 그는 경기 후 “잘은 아니지만…이렇게 한 번 넘어가면 또 좋은 기운들이 찾아올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고, 타자들의 방망이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한 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던졌고 오늘은 이겼던 것 같다”라고 기나 긴 세이브 침묵을 깬 소감을 전했다.
“힘들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겠지만, 그렇다고 그렇게 힘들지는 않았다”는 김원중이다. 아닌 척 해도 수심이 가득한 최근이었다. 그래도 그는 “어차피 내일이 오고 또 마운드에 올라가서 던질 것이기 때문에 그런 감정에 젖으면 안된다고 생각했다”라며 “나갈 때마다 열심히 던지려고 했는데 결과가 안 좋았다. 부진은 원래 끝도 없고 부진의 이유를 알면 부진의 이유는 없을 것이다. 안 될 때는 뭘 해도 안되기에 편한 생각을 갖고 매 경기를 준비했다”라고 되돌아봤다.
1사 만루, 그리고 3루수 최항에게 공이 간 순간에 대해서는 “넘어가면 지는 것이고 잡으면 이기는 것이라는 단순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라면서 “(최)항이의 좋은 기운을 갖고 있기 때문에 항이에게 갔을 때 항이가 잡아줄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라고 답했다. 최항은 지난 5일 득녀하면서 아빠가 됐다.
당연한 것은 없지만 그래도 마무리 김원중을 향해 김태형 감독은 꾸준하게 신뢰를 보냈다. 이런 마음을 김원중도 알고 있다. “감독님 코치님들께서 믿어주신다는 게 당연한 게 아니기 때문에 감사하다. 그리고 또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믿음에 보답하기 위해서 더 열심히 준비하고 강하게 마운드에 올라가려고 했다”라고 전했다.
김원중이 거둔 124번의 세이브 가운데 어쩌면 가장 많은 감정을 담은 세이브일 수도 있다. 그리고 많은 것을 깨닫게 했다. 그는 “이 세이브를 남다르게 생각하다 보면 기분이 또 업다운이 되기 때문에 그런 부분은 덤덤하게 생각하려고 한다”라면서 “이것보다 더한 부진도 겪어봤고 또 2군 생활도 오래해봤다. 마운드에 올라가는 것 자체를 복이라고 생각하고 조금 더 철저하게 준비해야겠다고 많이 배웠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고개를 숙이고 또 감사한 감정을 전달했다. 이날 역시 김원중이 구단 수훈선수 인터뷰 자리에 오르자 팬들은 뜨거운 박수로 김원중을 맞이했다. 김원중은 “저보다 더 힘드실 것 같다. 1회부터 9회까지 열정적으로 응원을 해주셨고 잘할 때나 못할 때, 마운드에 뛰어가는 순간마다 너무 크게 환호를 해주셨고 저를 마운드에서 맞이해주셨다. 너무 큰 힘을 얻고 항상 던지고 있다고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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