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승부하니가 좋은 결과 나왔다".
KIA 타이거즈 우완 김도현(23)이 싸움닭 선발투수로 또 한 뼘 성장했다. 6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스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KT 위즈와의 경기에서 5이닝을 던지며 6피안타 2볼넷 1사구를 내주었으나 탈삼진 2개를 기록하며 단 한 점도 허용하지 않았다. 2-0 승리를 이끌며 시즌 3승(선발 2승)째를 올렸다.
결정적인 위기에서 무너지지 않았다. 그래서 선발투수로 큰 경험을 했던 경기였다. 1회초 선두타자 로하스에게 좌중간 안타를 맞았으나 세 타자를 제압했다. 3회는 2안타와 사구를 내주고 1사 만루 위기에 몰렸으나 3번과 4번타자를 범타로 유도하고 실점을 막았다.
특히 4회도 2안타와 볼넷으로 2사 만루 위기를 불렀다. 상대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를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지난 5월31일 광주경기에서 로하스에게 만루홈런을 맞았으나 이번에는 설욕에 성공했다. 4회도 2사후 볼넷과 안타를 내주었으나 김민혁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최고 152km, 평균 148km 직구와 슬라이더를 31구씩 구사했고 체인지업 투심, 커브를 섞었다. 89구 가운데 스트라이크가 54개였다. 피하지 않고 시종일관 공격적인 투구를 펼쳤다. 앞선 2경기에서 각각 2회와 3회 강판하며 대량실점했던 김도현이 아니었다. 칠테면 치라는 배짱투로 KT 강타선을 막아냈다.
선발투수는 도망가지 않고 과감하게 스트라이크존을 공략해야 한다는 점을 깨달은 경기였다. 이범호 감독도 칭찬했다. "두 번의 만루 위기를 겪는 등 힘든 상황에서도 5이닝을 무실점 투구로 선발투수의 몫을 다 했다. 오늘 경기를 계기로 자신의 공을 믿고 앞으로도 자신있게 투구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적후 홈 팬들 앞에서 첫 선발승리였다. 김도현은 "앞선 두 경기에서 너무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 죄송했다. 홈 팬들분 앞에서 승리를 따내 기분이 너무 좋다. 두 경기에서 부진해 부모님이 슬퍼하셨는데 야구장에 오신 경기에서 이렇게 좋은 모습 보여드려 정말 좋다"며 웃었다.
이어 "주변에서 스트라이크를 많이 던지지 못해 그런 결과가 나왔다는 말을 많이 해주셨다. 오늘은 차라리 홈런 맞고 안타 맞는다는 생각으로 스트라이크를 많이 던지고 타자와 빨리빨리 승부했던 것이 좋은 결과가 나왔다. 예전에 로하스에게 만루홈런을 맞았는데 오늘은. 꼭 이기고 싶었다. 오늘 이렇게 이겨 너무 좋다"며 무실점 비결을 설명했다.
김도현은 입대전과 달리 스피드가 몰라보게 빨라졌다. 평균 140km대 초반에서 140km대 후반까지 나왔다. 최고구속도 152km까지 찍었다. "군에서 웨이트트레이닝과 러닝을 많이 했다. 유투브, 인스타그램에서 던지는 영상을 많이 봤다. 휴가 기간에는 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하면서 구속이 올라왔다. 입대전은 147km, 평균 141~142km 정도였다"며 이유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오늘 경기에서 타자들과 싸울 수 있다는 것이 많이 도움이 된다는 점을 알았다. 볼넷을 주면 야수들이 힘들어한다. 빨리빨리 스트라이크 잡고 승부해야 좋을 것 같다"고 소득을 밝혔다. 마운드에서 싸움닭이 되겠다는 선언이었다. KIA가 23살 젊고 앞길이 창대한 선발투수를 얻은 듯 하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