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야구에서 '방망이는 믿을 게 못 된다'고 한다. 아무리 방망이를 잘 치는 팀도 기복이 있거나 상대 투수가 잘 던지면 대응할 방법이 없기 때문.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는 지난 7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홈경기에서 짜릿한 역전 드라마를 연출했다. 0-6으로 끌려갔으나 타선의 집중력을 앞세워 10-6으로 승리하며 2위에 복귀했다.
삼성은 0-6으로 뒤진 4회 선두 타자 구자욱의 2루타, 강민호의 볼넷으로 무사 1,2루 추격 기회를 잡았다. 김영웅과 이성규가 각각 좌익수 뜬공,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박병호가 우중간 안타를 때려 구자욱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삼성은 5회 빅이닝을 완성하며 ‘괴물’ 류현진을 무너뜨렸다. 1사 후 김현준의 2루타와 김헌곤의 내야 안타 그리고 구자욱의 우중간 안타로 1점을 얻었다. 곧이어 강민호가 우익수 오른쪽 2루타를 날려 김헌곤과 구자욱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4-6.
계속된 1사 2루서 김영웅이 류현진을 상대로 동점 투런 아치를 작렬했다. 0B-2S 불리한 볼카운트였지만 3구째 직구(144km)를 잡아당겨 오른쪽 담장 밖으로 날려 버렸다. 분위기를 타기 시작한 삼성은 이성규의 2루타, 이재현의 안타로 7-6 역전에 성공했다.
추가 득점이 필요한 가운데 7회 강민호와 이성규의 2루타 그리고 이재현의 1타점 적시타로 9-6으로 점수 차를 벌렸고 8회 구자욱의 좌익수 희생 플라이로 승부를 결정지었다.
타자 가운데 ‘현웅 듀오’ 이재현과 김영웅의 활약이 돋보였다. 이재현은 결승타를 터뜨리는 등 4타수 2안타 2타점, 김영웅은 동점 투런 아치를 포함해 4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을 올렸다. 구자욱과 강민호는 나란히 4타수 2안타 2타점 2득점을 올렸고 김현준은 5타수 2안타 2득점, 이성규는 4타수 2안타 1타점 2득점으로 힘을 보탰다. 김헌곤도 2안타 1득점을 기록하는 등 7명의 타자가 멀티히트를 달성했다.
선발 백정현은 6이닝 9피안타(1피홈런) 1볼넷 3탈삼진 6실점으로 흔들렸으나 타선의 도움 속에 승리 투수가 됐다. 최지광, 김재윤, 오승환은 1이닝씩 깔끔하게 지웠다.
박진만 감독은 경기 후 “경기 초반 대량 실점으로 힘든 상황이었지만 1점씩 따라가면서 역전을 만들어낸 타자들의 집중력을 칭찬하고 싶다. 타선의 힘이 생기고 강해지고 있다. 불펜 투수들도 무실점으로 잘 막아줬다. 내일 경기도 준비 잘해서 승리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은 8일 선발 투수로 ‘푸른 피의 에이스’ 원태인을 내세운다. 이에 맞서는 한화는 ‘대전 왕자’ 문동주를 선발 투수로 예고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