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롯데는 주전 포수가 없다. 베테랑 유강남(32)이 무릎 수술을 받으면서 시즌 아웃 됐고 손성빈(22)과 정보근(25), 두 명의 젊은 포수가 시즌을 꾸려가고 있다. 이들이 안방을 책임지며 남은 시즌을 마무리 지어야 한다.
8월 들어서 4연승을 하고 있지만 롯데는 7월 한 달 간 잃어버린 승수를 회복하기에는 멀리 내려와 있다. 8위 한화와 승차 없는 9위. 5위 SSG와는 5경기 차이. 가을야구까지는 험난한 여정이 남아있다.
포수의 영향력을 중요시 하는 ‘포수 조련사’ 출신 김태형 감독 입장에서는 현재 젊은 포수진의 공수 경기 영향력이 마뜩잖을 수 있다. 그래도 김태형 감독은 지난 7일 사직 NC전에서 환하게 웃었다. 10-5로 앞서고 있던 5회말 무사 2,3루에서 NC 임상현의 144km 패스트볼을 받아쳐 좌월 스리런 홈런을 터뜨렸다. 시즌 4번째 홈런. 지난 6월20일 수원 KT전 이후 48일 만에 손맛을 봤다. 덕아웃으로 복귀하는 손성빈을 향해 김태형 감독은 환하게 웃으며 하이파이브를 했다.
경기 후 만난 손성빈은 현재 주전 유강남이 없는 상황에서 팀을 이끌어가는 게 버겁다는 것을 인정했다. 그는 “솔직히 안 힘들다면 거짓말이다. 힘들다”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지금 처럼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가 없다는 것도 인정했다. 손성빈은 “솔직히 이런 기회나 경험이 쉽게 오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며 “당연히 힘들지만 이 과정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려고 하면 분명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정보근과는 경쟁자가 아닌 동반자다. 손성빈은 “(정)보근이 형 없으면 안된다. 서로 힘든 점을 많이 공유하고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많이 되는 것 같다”라고 강조했다.
포수 수비와 투수 리드 등에서 김태형 감독의 기준에 못 미칠 수 있다. 그래도 타석에서 생산력이 어느 정도 받쳐준다면 어느정도 참작이 된다. 그러나 현재 손성빈의 타격 성적은 아쉽다. 57경기 타율 1할9푼4리(103타수 20안타) 4홈런 15타점 OPS .645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정보근도 57경기 타율 2할1푼9리(96타수 21안타) 2홈런 5타점 OPS .537에 머물고 있다.
김태형 감독은 이닝 중간 마다 포수진을 향해 피드백을 한다. 경기가 끝나고도 마찬가지다. 꾸지람도 많이 듣고 위축되기도 하지만, 그래도 이 과정에서 많은 답을 얻으려고 한다. 정답은 아니라고 할 지라도 해답을 알고 있는 야구 선배가 김태형 감독이라고 믿는다.
손성빈은 “감독님께서 이닝마다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들을 말씀해 주신다. 어떻게 보면, 감독님 말씀이 다 정답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저보다 훨씬 경험도 많고 수많은 포수들을 봐 오셨을 것이다. 또 어린 포수들도 많이 보셨지 않겠나”라며 “저희에게 말씀해주시는 게 잘못되라고 말씀하시는 게 아니니까 다 경청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손성빈과 정보근이 롯데 안방을 향후 책임질 수 있는 재목들인 것은 맞다. 현재의 상황은 이들에게 녹록치 않다. 그래도 손성빈은 항상 다짐한다. 김태형 감독을 더 많이 웃게끔 하기 위해 준비를 철두철미하게 하려고 한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