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하고 남을 수 있다".
KIA 타이거즈의 새로운 외국인 좌완투수 에릭 라우어(29)에 대한 기대가 높다. 메이저리그 36승의 역대급 경력을 갖췄다. 2022시즌은 풀타임 11승을 따냈다. 과감하게 캠 알드레드를 방출하고 영입한 이유는 단 하나, 정규리그 우승과 통산 12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라우어도 자신을 영입한 이유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 "우승청부사라는 별칭이 마음에 든다. 팀 우승하는데 도움을 준다는 의미 아닌가. 1등 팀에 와서 우승컵을 노려 흥분된다. 압박감은 있겠지만 오히려 더 잘 던질 수 있다. 우승청부사에 맞게 열심히 노력하겠다. 적응하고 자신감을 불어넣어줄 것이다"라며 말했다.
지난 7일 합류해 이범호 감독과 코치, 선수단과 상견례를 했다. 모두들 역대급 경력을 갖춘 라우어를 열렬하게 환영했다. 이 감독도 "메이저리거로 뛰어서인지 젠틀하다. 여유가 있고 차분하다. 좋은 느낌을 받았다. 캐치볼을 봤는데 역시 좋은 투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기대감을 한층 높였다.
첫걸음부터 달랐다. 라우어는 선수단 합류에 앞서 6일 광주에 입성했다. 챔피언스필드에 도착해 KT와의 경기를 직관했다. 어떤 리그이고 어떤 선수들이고 어떤 플레이를 하는 지를 직접 눈으로 지켜보기 위해서였다. 관중들의 응원문화고 체험했다. 자신이 어떤 팀에서 뛰는지 미리 살펴본 것이다. "응원문화와 팀 야구방식 볼 수 있어 좋았다. (2-0)이기는 모습도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메이저리그 콜업을 기대하지 않고 KBO리그에 도전하는 이유를 묻자 흥미로운 대답을 했다. "작년 부상으로 불운을 겪었지만 올해는 몸상태가 좋다.부상으로 인해 불안하고 의문점도 많았다. 그것을 증명하려고 왔다. 마이너리그보다 KBO리그 같은 더 나은 환경에서 증명하는게 낫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특히 KIA 선수들과 팬들이 좋아할만한 멘트도 남겼다. "작년 (에릭) 페디(NC)가 잘 던져서 미국에 간 소식 들었다. 일본리그와 KBO 리그에서 좋은 투구후 메이저리그로 돌아가는 경우도 많다. 나도 우승컵을 들면 미국에 돌아갈지 더 있을지 고민하겠다. 미국도 좋지만 한국에서 잘 던져 남은면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우승시키고 잔류할 수도 있다는 약속이었다. KIA가 원하는 최상의 시나리오가 아닐 수 없다. 스피드가 떨어졌지만 최고 151km 구속과 커터를 비롯해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한다. "내가 원하는 스트라이크존에 넣을 수 있다. 하이패스트볼을 잘 던진다"며 자신의 장점을 소개했다. 라우어는 8일 불펜피칭을 한다. 다음주 데뷔전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베일을 벗는 라우어가 우승청부사의 힘을 보여줄 것인지 벌써부터 이목이 쏠리고 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