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미안하다고 했다".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이 외국인 에이스 제임스 네일(31)에게 사과하는 일까지 생겼다. 네일은 지난 7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KT 위즈와의 경기에서 4회 도중 피칭을 끝냈다. 3⅔이닝 12피안타(1홈런) 2탈삼진 8실점(2자책)의 부진이었다.
마운드에서 내려갈 때 잔뜩 굳은 얼굴표정이었다. 야수들이 3개의 실책을 저질러 게임을 넘겨주었다. 1회 무사1루에서 강백호의 타구를 중견수 박정우가 놓치는 바람에 3실점으로 이어졌다. 3회는 김도영이 1루에 악송구해 병살에 실패했고 또 3실점의 빌미가 됐다. 4회는 포수 김태군이 포구 실책으로 홈인하던 주자를 아웃시키지 못했다.
올해 네일이 등판한 KT와 4경기에서 모두 실책이 나오면서 16실점 가운데 자책점은 2점에 불과했다. 2승2패를 기록했다. KT와 경기만이 아니다. 올해 69실점 가운데 자책점은 42점이다. 무려 27점의 차이가 난다. 그만큼 실책이 많았다. KIA는 107경기에서 109개의 실책을 범하고 있다. 다른 팀을 압도하는 불명예 1위이다.
실책이 나오면 위기를 맞고 놓친 아웃카운트를 잡기 위해 투구수가 많아질 수 밖에 없고 조기강판으로 이어진다. 시즌 전체로 보면 승리수와 이닝이 줄어든다. 수비형 선발라인업을 구성해도 소용이 없다. 네일도 계속되는 야수진의 실책에 마음이 많이 상했는지 심기가 불편한 모습이었다.
이범호 감독도 실책사태가 심각하다고 판단하고 경기후 40분간이나 야수진 미팅을 진행하고 수비 집중력을 주문했다. 최근 막강한 공격력이 떨어진 가운데 최형우까지 부상으로 빠졌다. 이날처럼 수비수들의 실책이 이어진다면 우승에 큰 걸림돌이 될 수도 있는 위기라고 판단한 것이다.
이 감독은 "어제는 수비를 보강하려고 정우를 냈다. 잘맞은 타구였는데 초반 잡았으면 경기 쉽게 풀렸을 것이다. 일 안만들려고 수비형 오더 짜면 또 실책이 나온다. 나도 답답했다. 아무리 체크해도 매경기마다 그런 모습 보였다. 네일도 화가 많이 나있는 것 같아 내가 미안하다고 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어제 야수들과 미팅했다. 짚고 넘어갸야 했다. 전체모여 '왜 그런가?' 하나 하나 물어보면서 30~40분 이야기했다. 마음을 다잡자고 메시지 전달했다. 공격력 좋을 때는 실책이 나와도 커버된다. 이제는 형우 빠지고 타격 컨디션 좋지 않다. 실책 나오면 안되는 상황이다. 어떤 방향으로 갈지 이야기 나누었다. 더 집중력 갖고 플레이하자고 주문했다"고 말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