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이 좋았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대전 왕자’ 문동주가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문동주는 지난 8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 5이닝 6피안타 3볼넷 8탈삼진 3실점(2자책)으로 시즌 6승째를 거뒀다. 최고 구속 159km까지 스피드건에 찍혔고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포크볼 등 자신의 주무기를 적절히 활용했다.
한화는 삼성을 6-4로 꺾고 주중 3연전을 2승 1패로 마감했다. 5번 1루수로 나선 주장 채은성은 연타석 홈런을 터뜨리는 등 4타수 4안타 4타점 2득점으로 문동주의 승리 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했다. 선발 문동주에 이어 김서현, 김범수, 한승혁, 주현상이 1이닝씩 책임지며 팀 승리를 지켰다.
문동주는 경기 후 “운이 좋았다. 1회 사사구를 많이 허용하는 등 어렵게 시작했다. 대량 실점 위기에 놓였는데 잘 넘어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등판할 때마다 개인 승수 추가 여부를 떠나 팀이 이기면 기분이 좋아진다. (최)재훈 선배님과 (채)은성 선배님께서 많이 도와주셔서 팀과 개인 모두 웃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 함께 뛰었던 ‘푸른 피의 에이스’ 원태인(삼성)과 선발 맞대결을 벌였다.
그는 “월요일과 화요일 모두 태인이 형과 밥을 먹었다. 우천 취소로 등판 일정이 미뤄지면서 태인이 형과 맞붙게 됐다. 평소 태인이 형과 농담도 자주 하고 장난도 많이 친다”고 했다. 문동주는 또 “태인이 형은 경기 운영 능력 등 모든 면에서 저보다 훨씬 더 뛰어나다. 태인이 형에게 많이 배웠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지난해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낸 문동주는 전반기 13경기에 나서 3승 6패 평균자책점 6.92에 그쳤다. 1군 엔트리 말소 후 구위 재조정에 나서는 등 자존심에 적잖은 상처를 입기도 했다. 후반기 들어 4경기 3승 1패 평균자책점 3.27로 순항 중이다.
그는 “후반기 들어 좋아지긴 했는데 아직 많이 부족하고 더 나아질 수 있는 부분이 훨씬 더 많다. 오늘 경기에서도 아쉬운 부분이 많았는데 보완해야 할 부분에 신경 써서 다음 등판 준비 잘하겠다”고 밝혔다.
문동주의 후반기 반등에 양상문 투수 코치의 공도 빼놓을 수 없다. 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투수 이론 전문가로 평가받는 양상문 코치는 문동주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으며 에이스의 부활을 도왔다.
문동주는 “양상문 코치님께서 자신감을 가장 강조하신다. 150km 중후반의 빠른 공을 던지니까 (자신감을 가지고) 공격적으로 승부하라고 주문하셨다. 덕분에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도 높아졌다. 공격적으로 타자를 상대하면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했다.
5강 진출을 향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문동주는 “제가 시즌 초반에 잘했더라면 우리 팀이 더 높은 자리에 있었을 텐데 아쉽다. 하지만 (5강 경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또 “초반에 못했다고 (희망을) 놓을 것도 아니고 시즌은 아직 많이 남아 있으니 개인 승리보다 최대한 팀이 싸울 수 있는 상황을 많이 만들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