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이닝 더? NO" 완봉 도전 포기했다, 부상으로 떠난 외인 동료 위해 얼마나 힘 썼으면…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4.08.09 18: 30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 외국인 투수 아리엘 후라도(28)가 완봉승 도전을 포기했다. 혼신의 힘을 다해 8이닝 102구를 던지면서 더는 던질 힘이 없었다. 
후라도는 지난 8일 고척 SSG전에서 8이닝 6피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키움의 3-0 승리를 이끌었다. 팀의 2연패 탈출과 함께 시즌 10승(5패)째를 거두며 지난해(11승)에 이어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수확했다. 
이날까지 리그 최다 145⅓이닝을 던진 후라도는 평균자책점을 3.28로 낮추며 탈삼진을 132개로 늘렸다. 이닝 1위, 다승·탈삼진 2위, 평균자책점 4위로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로니 도슨 부상 회복 기원행사에서 도슨이 홍원기 감독과 인사를 하고 있다. 2024.08.08 / soul1014@osen.co.kr

1회초 키움 선발투수 후라도가 역투하고 있다.  2024.08.08 / soul1014@osen.co.kr

후라도에겐 완봉 기회가 있었다. 8회까지 투구수가 102개로 많긴 했지만 9회 1이닝 더 가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지난달 18일 울산 롯데전에서 7이닝 112개를 던지는 등 올해 110구 이상 투구가 3경기 있었다. 
홍원기 키움 감독도 8회 투구를 마치고 덕아웃에 내려온 후라도를 향해 “원 모어?”라며 완봉 도전 의사를 물었다. 하지만 후라도가 단호하게 “NO”라고 답하면서 먼저 교체 의사를 밝혔고, 마무리 주승우를 9회에 준비시켰다. 주승우는 9회초를 실점 없이 막고 3-0 승리와 함께 시즌 10세이브째 달성. 
9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만난 홍원기 감독은 “후라도가 8회 끝나고 내려오는데 농담으로 ‘원 모어?’라고 했더니 ‘노’라면서 힘들다고 하더라. 아마 어제 기력을 다 썼을 것이다. 경기 전 로니 도슨의 행사도 있었고, 특별한 날이었으니 다른 때와 마음가짐이 달랐을 것이다. 올 시즌 들어 제일 인상적인 투구였다”고 말했다. 
1회초 키움 선발투수 후라도가 역투하고 있다.  2024.08.08 / soul1014@osen.co.kr
로니 도슨 부상 회복 기원행사에서 도슨이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2024.08.08 / soul1014@osen.co.kr
키움은 8일 경기를 앞두고 부상으로 시즌 아웃돼 팀을 떠나게 된 외국인 타자 도슨을 위한 부상 회복 기원 행사를 열었다. 지난해 7월부터 키움과 인연을 맺은 도슨은 빼어난 타격 실력만큼 밝고 쾌활한 성격으로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하며 선수단과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지난달 31일 고척 NC전에서 외야 수비 중 이용규와 충돌하며 오른쪽 무릎 전방십자인대 부분 손상 진단을 받아 시즌 아웃됐다. 수술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지만 잔여 시즌 출전이 어려워지면서 9일 미국으로 돌아갔다. 출국 전날 키움 구단이 도슨을 위한 행사를 마련했고, 선수단도 사인이 새겨진 기념 액자를 선물하며 작별 인사했다. 2년을 함께 지낸 동료 외국인 선수를 떠나보낸 후라도도 평소보다 더 힘을 다해 던져 도슨에게 승리를 선물했다. 
후라도에 이어 9회초 마무리로 나선 주승우도 데뷔 첫 두 자릿수 세이브로 의미 있는 날을 보냈다. 홍원기 감독은 “신인 때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어려운 경험들을 토대로 지금 이런 모습들이 나온다고 생각한다. 지난겨울 이승호 투수코치와 함께하면서 터닝 포인트가 된 것 같다. 서로 야구에 대한 생각을 일치하면서 올해 발전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제부터가 커리어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어려움도 있겠지만 계속 발전할 것이다”고 기대했다. 
9회초 키움 마무리 투수 주승우가 역투하고 있다.   2024.08.08 / soul1014@osen.co.kr
한편 키움은 이날 한화 좌완 선발 김기중을 맞아 이주형(중견수) 고영우(3루수) 송성문(2루수) 최주환(1루수) 김건희(지명타자) 변상권(좌익수) 김재현(포수) 김태진(유격수) 임병욱(우익수) 순으로 라인업을 내세웠다.선발투수는 좌완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 
간판 스타인 2루수 김혜성이 목에 담 증세로 7~8일 SSG전에 이어 이날까지 3경기 연속 선발 라인업 제외됐다. 홍원기 감독은 “약간만 불편해도 100% 플레이가 나올 수 없다. 본인은 뛰고 싶어 하는데 100% 상태로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오늘까지 교체 준비도하지 않고 완전 휴식이다. 스파이크를 신지 않아야 스트레스 없이 휴식을 취할 수 있다. 팀 상황은 급하지만 오늘까지 휴식을 가져가는 게 좋을 듯하다”고 밝혔다.
키움 김혜성이 좌중간 2루타를 날린 뒤 내달리고 있다. 2024.08.02 /cej@osen.co.kr
/waw@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