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LG 트윈스 외국인 타자 오스틴이 KBO 최초 홈런 기록을 세웠다. 한 이닝에 동일한 투수 상대로 홈런 2방을 때렸다.
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NC-LG전. 경기 시작을 앞두고 갑자기 소나기가 내리면서 40분 늦은 오후 7시 10분에 지연 시작됐다.
NC 선발 투수는 요키시였다. 지난해까지 키움에서 5시즌을 뛰다가 6월 부상으로 방출된 요키시는 지난달 31일 NC와 계약, KBO리그로 돌아왔다. 요키시는 1회가 힘들었다.
LG는 선두타자 홍창기가 3구삼진으로 돌아섰다. 1사 후 신민재를 볼넷을 골라 출루했다. 오스틴은 타석에 들어서기 전에 복귀한 요키시를 향해 헬멧을 벗어 공손하게 인사했다. 오스틴은 지난해 요키시를 상대하고 알고 있는 사이. KBO리그로 돌아온 것을 반겼다.
환영 인사를 한 오스틴은 요키시의 132km 체인지업을 끌어당겨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 홈런을 쏘아올렸다. 승부에서 양보는 없었다.
요키시는 이후 5타자 연속 안타를 맞으며 흔들렸다. LG는 5-3으로 역전했다. 1사 1,2루에서 구본혁이 삼진, 홍창기가 볼넷을 골라 2사 만루가 됐다. 신민재가 우중간을 가르는 주자 싹쓸이 3루타를 때렸다.
오스틴은 1회에만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볼카운트 1볼-1스트라이크에서 요키시의 3구째 투심(140.8km)을 밀어쳐서 이번에는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 홈런을 쏘아올렸다.
오스틴의 개인 첫 연타석 홈런이었다. 더불어 오스틴의 '1이닝 2홈런'은 역대 9번째 진기록이다. 동일한 투수에게 '1닝 2홈런'은 KBO 최초 기록이다. 요키시의 복귀전에서 불명예 기록을 안겨줬다.
오스틴은 10-9로 앞선 4회 선두타자로 요키시와 3번째 승부를 했다. 요키시의 커브를 때려 3연타석 홈런이 될 뻔한 큰 타구를 날렸다. 중견수 박시원이 한가운데 펜스 바로 앞에서 잡아내고서 펜스에 부딪혔다.
6회에는 3루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4타수 2안타 2홈런 4타점 2득점으로 활약하며 10-9 승리를 이끌었다. 1회 10점을 뽑았지만 선발 임찬규가 4회까지 7점을 허용하면서 접전 경기가 됐다. LG는 추가 득점을 뽑지 못해 진땀승을 거뒀다.
오스틴은 8일 두산전에서 1회 투런 홈런을 때렸다. 2경기에서 홈런 3방을 터뜨리며 하락세였던 타격감이 상승세로 돌아설 조짐이다.
경기 후 오스틴은 "(1회 10점을 뽑았지만) 환장할 경기였다. 미궁에 빠져들어가는 느낌이 있었는데 어떻게든 끝까지 잘 풀어서 이겼다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1이닝 2홈런 기록에 대해 "처음 경험하는 신기한 일이었다. 홈런을 지난해보다 1개는 더 많이 치겠다고 아내와 약속했는데 지켜서 기분 좋다. 경기가 남았기 때문에 이기는 것이 제일 우선적이고, 가장 큰 목표는 1위 탈환이다. 홈런 보다는 타점을 많이 올려 팀에 도움이 되는 것이 목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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