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을 모두 이겨내면서 결국 가장 높은 곳에 섰다.
이마네 칼리프(알제리) 10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스타드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복싱 66kg급 결승전에서 양류(중국)에게 5-0(30-27 30-27 30-27 30-27 30-27)으로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칼리프는 알제리에게 대회 두 번째 메달을 안겼다. 알제리 여자 복싱 사상 첫 메달이자 남여 통틀어서 1996 애틀랜타 대회 호시네 솔타니 이후 28년 만의 금메달이다.
역사를 쓴 칼리프지만 대회 내내 엄청난 논란의 대상이 됐다. 그는 지난해 린위팅(대만)과 함께 국제복싱협회(IBA)로부터 세계선수권대회 실격 처분을 받았다. 그러나 국제올림픽위원회가 이 두 사람의 올림픽 출전을 허용했다.
IOC와 IBA의 차이는 여성의 판단 기준에서 갈렸다. IBA는 린위팅과 칼리프가 XY 염색체를 가졌다는 이유로 실격했지만 IOC는 올림픽 출권 기준은 '여권'의 성별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연히 두 사람 모두 여성으로 이번 대회에 참가할 수 있었다.
단 칼리프의 출전에는 설왕설래가 오갔다. 일부에서는 그가 성별을 바꾼 남성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단 칼리프의 경우 트랜스젠더라는 주장과 달리 기본적으로 태어나서 부터 여성으로 신고되었기에 시스젠더로 분류된다.
논란은 칼리프가 이번 대회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더욱 커졌다. 16강에서 안젤라 카리니(이탈리아)를 상대로 1라운드 46초 만에 기권승을 따냈고, 8강 언너 루처 허모리(헝가리) 상대로도 5-0 판정승, 4강 잔자엠 수엔나펭(태국) 상대로도 5-0 판정승을 거뒀다.
이 과정에서 16강 상대 카리니는 악수 거부와 동시에 "코가 너무 아파 경기를 계속 할 수 없었다"면서 "남자 선수들과도 자주 경기를 하는데 칼리프의 펀치는 너무 아팠다"라고 고통을 호소하기도 했다. 단 악수 거부에 대해서는 "고통 때문"이라고 사과했다.
허모리도 경기 전 SNS를 통해서 불만을 나타냈다. 그는 XY 염색채로 인해 출전이 금지됐던 칼리프를 빗대어서 뿔이 달린 근육질의 괴물과 날씬한 여성이 글러브를 끼고 서로를 노려보는 사진을 게재했다. 그래도 경기 후에는 서로 악수를 했지만 허모리의 반응에도 많은 비판이 나왔다.
이런 논란의 끝에 올라선 칼리프는 결승전서도 압도적인 퍼포먼스로 우승을 차지했다. 경기장을 가득 채운 알제리 팬들은 칼리프에게 엄청난 응원을 보냈다. 한편 메달이 확정되자 칼리프는 눈물 대신 미소로 자신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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