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승리가 간절했으면....'.
KIA 타이거즈 천재타자 김도영(20)이 팬들의 가슴을 철렁하게 만드는 아찔한 헤드퍼스트슬라이딩을 했다. 9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4경기째 30홈런에 도전했으나 아치는 없었다. 대신 볼넷 2개와 내야안타 1개를 기록했다. 9회 역전의 발판을 놓은 안타로 끝내기 득점까지 올렸다.
9회말 공격 7-8로 뒤진 가운데 삼성 마무리 오승환이 마운드에 오르자 김선빈이 볼카운트 3-1에서 힘차게 방망이를 돌려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날렸다. "홈런!홈런!" 열렬한 응원을 받고 타석에 들어선 김도영은 4구 커브를 쳤다. 크게 바운드가 되며 살짝 유격수 깊은 타구였다.
빠른 발을 이용해 전력질주하더니 헤드퍼스트슬라이딩으로 베이스를 먼저 터치했다. 다른 타자였다면 아웃될 수 있는 타구였으나 주력이 워낙 빠른 탓에 내야안타를 만들었다. 나성범의 동점적시타 나왔고 1사1,3루에서 서건창의 끝내기 안타때 홈으로 전력질주해 끝내기 득점을 올렸다. 득점후 너무 기쁜 나머지 박정우와 배치기를 하다 뒤로 넘어지는 우스꽝스러운 장면도 연출했다.
김도영은 작년 11월 도쿄돔에서 열린 아시아프로챔피언십(APBC)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9회 내야땅볼을 치고 병살을 모면하기 위해 헤드퍼스트슬라이딩을 했다. 그만 오른쪽 손가락 골절상을 입고 4개월짜리 장기간 재활을 했다. 박찬호도 시즌 막판 똑같은 부상을 입은 탓에 헤드퍼스트 금지령이 발동했다. 자체 벌금으로 1000만 원을 매기겠다는 으름장도 나왔다.
김도영은 자타가 공인하는 KBO리그 최강타자이다. 올해 팀이 1위를 달리는 이유도 김도영의 활약이 결정적이다. 남은 시즌 정규리그 우승과 통산 12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하는 과정에서도 김도영은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4번 최형우가 내복사근 손상으로 최소 3주 가량 이탈한 가운데 김도영이 사실상 타선의 중심이다.
9일 경기를 마친 가운데 타율 3할4푼9리, 29홈런, 82타점, 107득점, OPS(장타율 +출루율) 1.061를 기록하고 있다. 장타율과 OPS, 장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체력을 생각해 도루를 자제하고 있을 뿐 언제든지 성공할 수 있다. 단타 혹은 볼넷으로 출루하면 자동으로 2루타를 만드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천재 이종범처럼 이제는 KIA의 절대적 전력이다.
그래서 부상은 절대적으로 피해야하는데 자신도 모르게 1루 헤드 슬라이딩을 했다. 그냥 달리는 것과 큰 차이가 없는데도 선수들은 살아나려는 간절함에 헤드 슬라이딩을 한다. 이날 김도영도 마찬가지 심정이었다. 팀이 최근 경기력이 떨어지며 위기상황에 몰려있다. 패하면 연패로 이어질 수 있기에 몸을 던졌다. 그러나 또 부상으로 이어졌다면 KIA의 남은 시즌은 우승은 어려워진다. 팬들도 김도영 없는 KIA를 상상불가이다. "니 땜시 살어야'라며 김도영을 보러 구름관중이 몰린다. KIA 우승과 흥행을 김도영이 쥐고 있다. 이제는 자신의 몸이 아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