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려는 마음이 컸습니다".
KIA 타이거즈 천재타자 김도영(20)이 벌금 1000만 원을 면제받을까? 지난 9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9회말 무사 1루에서 오승환을 상대로 유격수 땅볼을 치고 1루에 전력질주해 내야안타를 만들어냈다. 워낙 주력이 빨랐다. 그런데 1루에 몸을 날리는 헤드퍼스트슬라이딩을 했다.
역전승을 위해 살아야겠다는 마음이 커서인지 본능적으로 몸을 던졌다. 내야안타를 만들면서 최상의 결과를 냈다. 무사 1,2루가 되면서 나성범의 동점타가 터졌고 이어진 1사1,3루에서 서건창의 끝내기안타가 나왔다. 3루주자였던 김도영은 홈을 밟아 역전 끝내기 득점을 올렸다.
승리의 결정적인 힘을 보탰지만 막대한 벌금이 기다리고 있었다. KIA 선수단은 올해부터 1루 헤드퍼스트슬라이딩 금지 내규를 만들었다. 어기면 1000만 원 벌금을 징수한다. 선수들의 부상방지를 위해서였다. 작년 시즌 막판 한창 순위경쟁을 벌일때 내야수 박찬호가 1루 헤드슬라이딩을 하다 손을 다쳐 한동안 이탈했다. 김도영도 11월 아시아챔피언십시리즈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병살타를 피하기 위해 헤드슬라이딩을 하다 4개월짜리 엄지손가락 부상을 당했다.
시즌 개막후 실제로 선수들은 1루에서 헤드 슬라이딩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날 김도영이 엉겹결에 했다. 처음으로 금지내규를 어긴 것이다. 벌금 1000만 원을 내놓게 되자 다음날 출근해 선처를 호소하며 읍소하고 있다. 이범호 감독에게도 "정말 많이 참았습니다. 이번에 봐주십시요"라며 호소했다.
이 감독은 "1000만 원 벌금이 걸려 있다.. 경기 몰입도가 상당했는지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해 살고자하는 의욕이 강했다. 코치 선수들까지 절대하지 말라고 했다. 어제는 슬라이딩을 하는데 (안다치려고) 손도 들고 하더라. 살아야한다고 생각하면 본인도 모르게한다. 슬라이딩보다 발이 빠르다. 최대한 안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도영이가 (봐달라며) 선수들에게 사인을 받으려고 한다. '천만원보다 (1승을 위해) 이기는 마음이 컷습니다'는 문자를 보내고 있다"며 "팀 분위기 살리고자 했을 것이다. 좋은 능력을 가진 젊은 선수가 그런 플레이를 했다. 고침들도 함께하며 버티면서 가고 있다"며 은근히 벌금 면제에 힘을 실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