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류현진(37)은 올 시즌 승운이 따르지 않는 편이다. 9이닝당 득점 지원이 5.25점으로 나쁘지 않지만 21경기 중 10경기가 2득점 이하로 타선의 기복이 심했다. 수비 실책도 11개가 나와 비자책점이 10점 있고, 불펜이 날린 승리도 4번으로 리그 최다. 그 결과 시즌 6승7패로 승보다 패가 더 많다. 10승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류현진 못지않게 불운한 투수가 한화에 한 명 더 생겼다. 6월말 리카르도 산체스의 부상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합류해 정식 계약에 성공한 우완 라이언 와이스(28)가 데뷔전 승리 후 7경기에서 2승째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퀄리티 스타트를 5번 했지만 1승3패로 승보다 패를 더 많다.
지난 10일 대전 키움전도 와이스에겐 불운의 날이었다. 7이닝 5피안타 2볼넷 7탈삼진 3실점(2자책)으로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 투구를 했지만 한화의 1-3 패배와 함께 패전을 안았다. 2회말 안치홍의 솔로 홈런이 한화의 유일한 득점으로 타선 침묵 속에 와이스도 웃지 못했다.
1~2회 연속 삼진을 2개씩 잡으며 구위를 과시한 와이스는 3회초 박주홍과 이주형에게 연속 2루타를 내주며 첫 실점했다. 송성문에게 우전 적시타를 맞아 추가 실점했지만 최주환을 2루 땅볼로 4-6-3 병살타 유도하며 대량 실점을 모면했다.
4회초 공 8개로 삼자범퇴하며 투구수를 아낀 와이스는 5회초 1사 1루에서 스스로 송구 실책을 범했다. 박주홍의 투수 앞 땅볼 때 2루 승부를 했지만 송구가 빗나갔다. 무사 1,3루로 주자를 쌓은 와이스는 이주형을 헛스윙 삼진 돌려세웠지만 임병욱에게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3점째를 내줬다. 비자책점이긴 하지만 좌익수 요나단 페라자의 수비도 아쉬웠다. 어정쩡한 스텝으로 반동을 이용한 홈 송구를 시도도 하지 못했다.
박주홍의 2루 도루로 계속된 2사 2루 위기에서 와이스는 송성문을 2루 땅볼 처리하며 5회를 마쳤다. 이어 7회초까지 볼넷 1개만 내주며 나머지 6타자를 범타 요리했다. 7회까지 올 시즌 개인 최다 111개의 공을 뿌렸다. 트랙맨 기준으로 최고 시속 154km, 평균 150km 직구(49개), 커브(42개), 스위퍼(18개), 포크볼(2개)을 구사했다.
한화는 필승조 김서현, 한승혁, 마무리 주현상 등 핵심 불펜들이 지난 8~9일 연투를 하면서 불펜 소모가 있었다. 선발 와이스가 최대한 긴 이닝을 끌어줘야 할 경기였다. 초반에 제구가 흔들리긴 했지만 무너지지 않은 와이스는 7회까지 111구로 버티며 선발 역할을 수행했지만 한화 타선이 끝내 터지지 않았다.
3회말 1사 1,2루에서 등판한 키움 두 번째 투수 김선기에게 6회말까지 11타자 연속 범타로 꽁꽁 묵였다. 키움 불펜을 상대로 7회말 1사 1,2루, 8회말 2사 1,2루 기회를 만들었지만 결정타가 나오지 않았다. 키움보다 하나 더 많은 안타 6개를 치며 볼넷 3개를 얻었지만 결정력이 아쉬웠다. 득점권 6타수 무안타, 잔루 8개를 남겼다.
지난 6월25일 대전 두산전에서 데뷔전 승리(6이닝 4피안타 2볼넷 7탈삼진 무실점)로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은 와이스는 이날까지 시즌 8경기에서 44⅓이닝을 던지며 1승3패 평균자책점 4.26 탈삼진 41개를 기록 중이다. 5번의 퀄리티 스타트 포함 6이닝 이상 투구가 6번으로 김경문 감독이 기대했던 이닝이터로서 모습을 꾸준히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승운이 없다. 8경기 중 5경기에서 3득점 이하 지원을 받아 타선의 도움이 미비했다. 선발승 요건을 갖추고 내려갔으나 불펜이 날린 것도 2번 있었다. 지난달 9일 고척 키움전에선 8회 한승혁, 21일 대전 KIA전에선 9회 주현상이 블론세이브를 했다. 한화가 자랑하는 필승조, 마무리이지만 와이스 경기에서 한 번씩 무너졌다. 와이스가 마운드에 있을 때 수비 실책도 5개 나왔다.
물론 와이스의 투구 자체도 압도적이진 않다. 좌타자에 대한 약점도 분명하지만 쉽게 무너지지 않고 버티는 꾸준함은 높이 평가될 만하다. 최근 한화 선발투수들의 이닝 소화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와이스가 불펜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아직 단 1승이지만 팀 기여도는 그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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