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T 위즈의 특급 루키 원상현이 방황을 끝내고 뒷문에서 새로운 역할에 도전한다.
KT 이강철 감독은 11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리는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즌 13차전을 앞두고 전날 경기를 복기하며 “어제의 소득을 꼽자면 원상현이다”라고 언급했다.
원상현은 10일 수원 롯데전에 구원 등판해 2이닝 2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추격조 임무를 완벽 수행했다. 0-2로 뒤진 8회초 마운드에 올라 8회초와 9회초를 연달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사령탑의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시속 140km 중반대의 투심을 중심으로 장기인 커브를 곁들여 롯데 타선을 봉쇄했다.
11일 만난 이 감독은 “불펜 1명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는데 (원)상현이가 어제처럼만 던져주면 우리 입장에서는 좋다. 어제처럼 2점차로 지고 있을 때 그렇게 막아주면 고맙다”라며 “원상현은 일단 멀티이닝이 되니까 운영하기가 편하다. 많이 이길 때도 나갈 수 있고, 1~2점차로 뒤져 있을 때도 나갈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어제는 아주 좋은 경기였다”라고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원상현은 부산고를 나와 2024년 신인드래프트에서 KT 1라운드 7순위로 입단한 우완 특급 신인이다.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거쳐 소형준의 공백을 메울 5선발로 낙점됐지만, 전반기 11경기 2승 5패 평균자책점 8.04로 프로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원상현은 퓨처스리그로 내려가 기본부터 다잡았다. 2군 코칭스태프와 함께 투구폼을 간결하게 바꿨고, 투심 계통의 구종을 연마하면서 기존의 패턴을 탈피했다. 그 결과 7월 투수 부문 메디힐 퓨처스 루키상 수상의 기쁨을 누리기도 했다.
이 감독은 “2군에서 조금 다른 방식으로 던져보라고 했다”라며 “원상현은 일단 결정구(커브)가 있기 때문에 삼진을 잡을 수 있는 확률이 높다. 지금 당장 선발은 힘들고, 남은 시즌 1~2이닝 정도 잘 쓸 수 있을 거 같다. 앞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남겼다.
한편 KT는 롯데 선발 애런 윌커슨을 맞아 멜 로하스 주니어(우익수)-강백호(지명타자)-장성우(포수)-오재일(1루수)-김상수(2루수)-김민혁(좌익수)-배정대(중견수)-신본기(3루수)-심우준(유격수) 순의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선발투수는 고영표다.
강백호가 장염, 장성우가 허리 부상에서 회복해 나란히 라인업에 복귀한 게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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