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점슛의 신' 스테판 커리(36, 골든스테이트)의 미친 3점슛이 미국을 구해냈다.
스티브 커 감독이 이끈 미국남자농구대표팀은 11일 새벽(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베르시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남자농구 결승전’에서 개최국 프랑스를 98-87로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올림픽 5연패에 성공한 미국은 통산 17번째 금메달을 수확하며 농구 종주국의 자존심을 지켰다.
결과와 달리 내용은 쉽지 않은 승리였다. 미국은 경기 내내 10점 이내로 쫓기며 달아나지 못했다. 빅터 웸반야마(26점, 7리바운드)와 구션 야부셀리(20점)가 내외곽에서 미국을 괴롭혔다. 특히 야부셀리는 르브론 제임스 앞에서 덩크슛을 터트린 뒤 추가자유투까지 얻어냈다. 천하의 제임스가 밀려 넘어진 장면은 압권이었다.
종료 2분 58초를 남기고 웸반야마가 팁인슛을 넣어 프랑스가 79-82로 맹추격했다. 이때부터 고비 때마다 커리가 말도 안되는 3점슛을 터트려 프랑스의 추격을 꺾었다. 커리는 무려 3연속 3점슛을 터트리며 미국의 93-84 리드를 지켰다.
종료 55초전 224cm의 웸반야마가 3점슛을 넣었다. 커리는 곧바로 두 명의 수비수를 달고 그대로 터닝 3점슛을 꽂았다. 종료 35초전 미국이 96-87로 달아나 승부를 결정지은 미친 슛이었다.
3쿼터까지 5턴오버를 연발하며 부진했던 커리는 경기종료 3분을 남기고 3점슛 네 방을 꽂아 영웅이 됐다. 세르비아와 4강전 36점 퍼포먼스에 이어 또 한 번 미국을 살린 커리였다. 커리는 3점슛 8/13을 포함해 24점으로 최다득점을 올렸다.
르브론 제임스(14점, 6리바운드, 10어시스트, 2스틸, 1블록슛)와 케빈 듀란트(15점, 4리바운드, 4어시스트)까지 노장 삼총사가 대회 내내 가장 빛났다. 제임스와 커리는 FIBA가 선정한 대회 베스트5에 이름을 올렸다. 나머지 세 명은 데니스 슈로더(독일), 빅터 웸반야마(프랑스), 니콜라 요키치(세르비아)다.
금메달을 딴 후 커리는 마지막 3점슛에 대해 “쏘기 전부터 들어갈 줄 알았다. 림만 바라봤고 누가 막는지 신경쓰지 않았다. 샷클락이 얼마 없다는 것을 알았다. 내가 생각해도 놀라운 슛”이라며 기뻐했다.
이어 커리는 “자신감이 있다면 흔들리지 않는다. 많은 믿음이 있었다. 슛으로 먹고 산다면 무조건 쏴야 하는 슛이었다”고 자신했다.
골든스테이트와 미국대표팀에서 모두 커리를 지도하는 커 감독은 “커리의 활약은 몇 번 봤지만 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는다. 세계적인 무대에서 훌륭한 선수들을 상대했다. 하지만 아직은 미국이 세계최고라고 느낀다”며 선수들을 칭찬했다.
만 40세 최고령 제임스는 대회평균 14.2점, 6.8리바운드, 8.5어시스트, 야투율 66%의 성적으로 MVP에 올랐다. 제임스는 “내가 아직도 최고수준에서 뛸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한다. 금메달을 땄고 내게 의미가 크다. 아주 좋다”며 기뻐했다.
제임스는 2028년 LA 올림픽 출전은 고사했다. NBA를 지배한 시대의 아이콘 제임스, 커리, 듀란트의 올림픽 마지막 무대는 금메달로 결실을 맺었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