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녀와 순정남’ 임수향의 기억이 돌아왔다.
11일 방송된 KBS 2TV 주말드라마 ‘미녀와 순정남’(극본 김사경, 연출 홍석구 홍은미) 38회에서는 김지영(임수향 분)이 고필승(지현우 분)에게 관계 정리 선언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고필승은 기억을 되찾아 주기 위해 박도라 시절 자주 갔던 포장마차로 김지영을 데려갔다. 그는 “나 그때 조연출이었고, 도라는 톱배우였다. 그때 도라가 여기서 포장마차 술 마시는 거 오랜만이라고 꼼장어랑 오돌뼈에 설렌다고 좋아했다”라고 말했다. 김지영이 놀라자 고필승은 “그때 도라는 톱스타여서 사람들 시선 때문에 편하게 마음대로 이런 데 오기 힘들었던 것 같다. 국수 한 그릇 소주 한잔에 행복해 하는 모습이 사실 짠하긴 했다”라고 추억을 회상했다.
이어 “그럼 그때 여기서 나랑 술 먹다가 술에 취해서 내 등에다가 바보, 등신이라고 적은 것도 기억 안나겠네요”라고 했고, 당황한 김지영은 “제가 어떻게 감독님한테 그런 짓을 하냐. 뻥이죠? 지금 나 놀리는 거죠”라며 믿지 못했다. 이에 고필승은 기억 나면 술 한잔 사달라고 내기했고, 김지영은 “감독님 말이 진짜면 두잔 사겠다”고 약속했다.
오락실 데이트까지 마치고 집으로 돌아간 두 사람. 이때 공진단(고윤 분)이 나타나 “네들 지금 뭐하는 짓이야? 야 고필승 너 지금 내 여자 데리고 뭐하는 거냐. 김지영 너 지금 이 자식이랑 나랑 양다리야?”라며 두 사람 사이를 의심했다. 김지영의 해명에도 공진단은 “집앞까지 같이 오는 건 뭐고 인형은 왜 들고 있냐. 그 인형 이 새끼가 준 거지. 이런 거 왜 들고 있어”라며 인형을 짓밟았다.
분노한 고필승은 “너 지금 뭐하는 짓이야”라고 멱살을 잡았고, 김지영을 향해 “지영 씨 이런 사람 왜 만나요? 도대체 언제까지 이런 사람 만날 거냐”라고 소리쳤다. 그 순간 고필승과의 기억이 떠오른 김지영은 머리를 쥐어뜯으며 괴로워했다.
김지영은 늦은 밤 고필승을 불러내 “감독님이 왜 나한테 미안하다고 했는지 그날의 기억이 떠올랐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내가 죽던 날 나 감독님 찾아갔었죠? 감독님한테 제발 날 믿어달라고 세상 사람 모두가 날 오해해도 감독님은 날 오해하지 말아달라고 간절하게 부탁했는데 감독님은 날 외면했다. 내 기억이 맞나요?”라고 물었다.
인정하는 고필승에 김지영은 “왜 내 손 안 잡아줬냐고. 손이라도 잡고 싶었던 나한테 왜 그랬냐고 감독님한테 따지러 온 거 아니다. 나 이제 감독님 미워하고 싶지도 않고 더이상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싶지도 않다. 나 지금 김지영으로 살고 있는데 감독님한테 그때 그 일로 뭐라고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냐”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내가 여기 찾아온 이유는 여기서 감독님과 내 관계를 정리하고 싶어서다. 감독님 우리 이제 더이상 개인적인 감정은 갖지 말아요. 솔직히 감독님에 대한 좋은 기억 때문에 흔들렸다. 근데 이젠 감독님이 나를 매몰차게 버렸던 기억 때문에 감독님을 더이상 좋아할 수도 없다. 감독님이 어떤 사람인지 이제 알았으니까요”라며 자리를 떠났다.
김지영은 공진단과의 일부 기억도 떠올렸다. 즐거운 시간을 보냈던 모습에 김지영은 “아주머니 말이 다 맞았어. 공 대표님은 나한테 진심이었어. 내가 다 기억이 안나서 오해하고 외면했어”라며 혼란스러워했다. 나아가 김지영은 공진단을 집으로 초대했고, 공진단은 “이 여자가 웬일이지?”라며 의아해했다.
이후 김지영은 공진단에게 “지금까지 제가 대표님 마음 오해했다. 대표님 저한테 진심으로 잘해주셨는데 마음 몰라준 것 같아서”라고 전했다. 공진단은 “나 지영 씨한테 너무 상처받아서 속상했는데 지영 씨가 이렇게 내 맘 알아주니까 나 앞으로 지영 씨한테 더 잘할게요 더”라며 김지영을 끌어안았다.
그런가 하면, 고필승은 김지영에게 “미안해요. 나 어떤 변명도 하지 않을게요. 지영 씨 그 기억 다 사실이고 나 그날부터 지금 이순간까지도 그날 지영 씨 손 안 잡아준 거 매일 수십 번, 수백 번 후회했다”라며 거듭 사과했다.
김지영은 “지금 이런 애기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 감독님 이런 애기 하실 거였으면 내가 박도라인 걸 알았을 때 그때 얘기했어야죠. 내가 만약 기억이 안 돌아왔다면 감독님 평생 이런 애기 안 했을 거다. 그럼 난 아무것도 모르고 감독님한테 계속 흔들리고 좋아하고 그랬겠. 바보처럼요”라고 선을 그었다. 이에 고필승은 “그때 지영 씨 손 놓은 거 벌 받나 보다. 이 벌 받겠다”라면서도 김지영을 배우로서 응원했다.
한편, 김지영은 상사로부터 위기에 처한 연기를 하던 중 과거 공진단에게 위협받았던 기억을 떠올렸다. 놀란 그는 공진단의 손을 뿌리치며 뛰쳐 나갔고, 동시에 김지영은 박도라 때의 모든 기억을 떠올렸다. 그는 자신을 찾는 고필승을 바라보며 “내가 오빠를 배신했어. 아픔만 줬어. 상처만 줬어. 왜 오빠는 지금까지 바보처럼 내 옆에 있어? 나같이 나쁜 여자는 잊어버리지. 지워버리지. 미안해 오빠”라며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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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미녀와 순정남’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