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타점왕 경쟁이 KIA 타이거즈 최형우의 부상으로 혼전 양상이다. 외국인 선수들이 1위 자리를 넘보고 있다. LG 트윈스 오스틴이 홈런을 몰아치며 타점 1위로 올라섰다. 오스틴은 LG 선수로는 역대 최초 타점왕에 도전한다.
오스틴은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NC와 경기에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했다.
1회 2사 후 첫 타석에서는 삼진으로 물러났다. 4회 1사 후 NC 선발 신민혁 상대로 1볼에서 2구째 커터(131km)가 한가운데로 들어오자 놓치지 않고 때려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홈런(시즌 25호)을 터뜨렸다.
6회 찬스 때 아쉬웠다. 홍창기의 안타와 신민재의 번트 안타로 1사 1,2루가 됐다. 오스틴이 때린 타구는 2루수 정면 땅볼이 되면서 병살타로 타점 기회를 놓쳤다.
1-3으로 뒤진 9회, 오스틴은 1사 후에 NC 마무리 이용찬의 포크볼이 한가운데로 떨어지자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홈런(시즌 26호)을 쏘아올렸다. 추격의 홈런. LG는 이후 포기하지 않고 2사 1,2루 찬스를 만들었고 박동원의 역전 끝내기 2타점 2루타가 터지면서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오스틴은 최근 4경기에서 홈런 5방을 몰아치며 11타점을 쓸어 담았다. 지난 9일 NC전에서 1회 NC 선발 요키시 상대로 투런 홈런 2방을 터뜨리며 KBO 최초 동일 투수 상대로 1이닝 2홈런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7월말 롯데전에서 무릎 타박상을 당했는데, 지명타자로 출장하면서 몸 관리를 하면서 타격감도 다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11일 NC전 솔로 홈런 2방은 모두 실투를 놓치지 않는 집중력을 보여줬다.
12일 현재, 오스틴은 시즌 94타점으로 KIA 최형우(93타점)을 추월했다. 3위 NC 데이비슨이 91타점, 4위 SSG 에레디아가 88타점, 5위 KT 로하스가 87타점으로 뒤따르고 있다.
그런데 최형우는 지난 6일 KT전에서 부상으로 이탈했다. 병원 검진 결과 우측 내복사근 손상 진단을 받았다. 복귀 시점은 미정이다. 2주 후에 재검진을 받는다. 정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내복사근 손상 부상은 회복까지 최소 한 달 정도는 걸린다. 2차례 타점왕에 올랐고, 통산 최다 타점 1위인 최형우의 부상으로 올 시즌 타점왕은 외국인 선수들의 경쟁 구도다.
오스틴은 지난해 139경기에서 23홈런과 95타점을 기록했다. 이미 26홈런 94타점을 기록하며 지난해 성적을 뛰어넘을 것이 자명하다.
시즌 출루율 1위 홍창기와 7월 이후 출루율 1위 신민재가 테이블 세터로 득점 찬스를 자주 만든다. 특히 7월 이후로 타율 3할8푼3리(81타수 31안타), 출루율 .479로 맹활약하고 있는 신민재가 있어 3번에 배치된 오스틴에게 타점 기회가 자주 온다.
오스틴은 11일 경기 후 "홈런, 타율 등 개인적인 성적에 대해서는 특별히 염두에 두거나 생각하고 있지 않다. 팀이 계속 승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오늘 경기도 무엇보다 팀 승리에 기여했다는 것이 기쁘다. 계속해서 승리를 이어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9일 홈런 2방을 때린 후 오스틴은 "지난해 홈런 기록을 넘어서 굉장히 흥분된다. 아내에게 지난해보다 홈런 1개는 치겠다고 했는데 약속을 지켰다"며 "그런데 아직 시즌이 남았기 때문에 앞으로 경기를 계속 이기는 것이 우선이다. 가장 큰 목표는 1위 탈환이다. 솔직히 다들 홈런을 자주 얘기하는데, 타석에 들어갔을 때 타점을 올리는 것을 중점적으로 생각한다. 어떻게든 팀에 도움되는 타격을 하는 것이 주목표다”라고 말했다.
LG는 지금까지 타점왕을 차지한 LG 선수는 없다. 오스틴이 LG 역사에 새로운 기록을 남길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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