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에 부상 악재가 끊이지 않고 있다. 그것도 선발투수들만 줄줄이 다친다. 올해로 9년째 팀을 이끄는 데이브 로버츠 감독도 이런 상황은 겪어보지 못했다.
다저스는 지난 1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홈경기에서 선발투수 리버 라이언이 4⅔이닝 4피안타 무사사구 4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고 있었지만 부상으로 교체됐다.
1회부터 삼진 2개를 잡으며 삼자범퇴로 시작한 라이언은 2~3회 주자를 내보냈지만 실점으로 연결시키지 않았다. 4회 다시 삼자범퇴로 막은 뒤 5회 투아웃까지 잘 잡았다. 이어 마이클 A.테일러 상대로 4구째 슬라이더를 던진 뒤 오른팔이 불편한 모습을 보였다. 로버츠 감독이 트레이너와 함께 마운드에 올라 상태를 살피더니 교체를 결정했다. 3-0으로 리드하고 있었고, 투구수가 56개밖에 되지 않았지만 선발승 요건에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겨두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MLB.com’에 따르면 라이언의 교체 사유는 오른쪽 팔뚝 긴장 증세. 12일 추가 검진을 받고 부상자 명단에 오를 예정이다. 로버츠 감독은 “좋은 소식이 있길 바라야 한다. 투수가 팔뚝을 다칠 때마다 늘 당혹스럽다. 우리는 그를 조심해서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팔뚝 통증은 토미 존 수술 전조 증상이란 점에서 로버츠 감독의 우려가 크다.
3회부터 팔뚝에 불편함을 느꼈다고 밝힌 라이언은 “경기에서 빠지고 싶지 않았다. 이닝 끝까지 마무리하고 싶었다. 하지만 내가 마운드에서 표정을 찡그리자 팀에서 더 이상 못 던지게 했다”며 아쉬워했다.
지난달 메이저리그 데뷔한 우완 유망주 라이언은 이날까지 시즌 4경기(20⅓이닝) 1승 평균자책점 1.33 탈삼진 18개로 기대 이상 호투를 펼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날 피츠버그 상대로도 최고 시속 98.3마일(158.2km), 평균 97.1마일(156.3km) 포심 패스트볼(18개) 외에 커브(14개), 슬라이더(12개), 싱커(8개)를 효과적으로 구사했다.
그러나 예사롭지 않은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다저스 선발진에는 또 구멍이 생겼다. MLB.com은 ‘라이언의 이탈은 올 시즌 내내 부상에 시달리고 있는 다저스에 최신 악재다. 라이언이 투수로 전향한 지 2년 만에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가장 큰 이유도 다저스에 최소 한 번 이상 부상자 명단에 오른 선발투수가 11명이나 되기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클레이튼 커쇼(어깨), 타일러 글래스노우(허리), 야마모토 요시노부(어깨), 워커 뷸러(고관절), 바비 밀러(어깨), 마이클 그로브(늑간), 카일 허트(어깨), 라이언 브레이저(종아리) 등 올해 한 번 이상 선발등판한 투수들이 부상자 명단에 오르내렸다. 토니 곤솔린(팔꿈치), 더스틴 메이(식도), 에밋 쉬헨(팔꿈치)은 아예 수술로 공 하나 못 던지고 시즌 아웃됐다. 개빈 스톤만이 유일하게 부상 없이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고 있다.
역대급 선발투수 부상 쓰나미에 로버츠 감독도 당혹스럽다. 로버츠 감독은 “내가 팀을 이끌면서 이렇게 많은 선발투수가 부상을 당한 적은 없었다. 그것도 모두 좋은 투수들이다”며 “우리는 투수들을 충분히 준비시키고, 관리하며 휴식을 주고 있다.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지만 부상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 다행히 우리 팀은 뎁스가 있고, 좋은 투수들이 많다. 다시 채우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