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여 한국말 잊지 마!"...황희찬, '3년 한솥밥' 파트너와 결국 작별→"한번 늑대는 영원히 늑대지"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4.08.13 06: 01

"한국말 잊지 마!", "땡큐 차니!"
이제는 헤어지게 된 황희찬(28, 울버햄튼 원더러스)과 페드로 네투(24, 첼시)가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네투는 울버햄튼을 떠나 첼시에 새 둥지를 틀었다. 첼시는 11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울버햄튼으로부터 포르투갈 국가대표 네투를 영입했음을 알리게 돼 기쁘다. 그는 7년 계약을 맺었고, 코밤 훈련장에서 새로운 동료들과 함께 훈련을 시작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빅클럽 입성에 성공한 네투. 그는 "이 클럽에 합류하게 돼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 이곳에 오기 위해 내 커리어에서 정말 열심히 뛰었다. 이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서길 기대하고 있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첼시와 7년이라는 장기 계약을 맺은 네투. 이적료는 무려 6300만 유로(약 939억 원)에 달한다.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에 따르면 고정 금액 6000만 유로(약 895억 원)에 옵션 300만 유로(약 45억 원)다.
네투는 포르투갈 국가대표 윙어로 지난 시즌까지 울버햄튼의 핵심 공격수로 활약했다. 그는 브라가와 라치오를 거쳐 지난 2019년 울버햄튼에 합류했고, 폭발적인 속도와 저돌적 돌파, 날카로운 킥을 앞세워 프리미어리그(PL)를 휘저었다. 당시 이적료는 1800만 유로(약 268억 원)였다.
네투는 데뷔전부터 득점포를 가동하며 빠르게 울버햄튼에 녹아들었고, 첫 시즌 5골 5도움을 올리며 주전 자리를 꿰찼다. 그는 지난 시즌에도 엄청난 페이스를 보여줬다. 리그 초반 10경기에서 1골 7도움을 터트리며 PL 정상급 윙어 반열에 올랐다. 황희찬과도 찰떡 호흡을 자랑했던 네투다.
실력엔 의심이 없지만, 문제는 고질적인 부상. 네투는 2020-2021시즌 무릎 부상으로 시즌 아웃됐고, 다음 시즌 전반기도 날리고 말았다. 그는 2022-2023시즌에도 발목을 다쳐 수술대에 올랐다.
네투는 지난 시즌에도 두 번이나 햄스트링을 다쳤고, 무려 125일을 결장했다. 역대급 시즌으로 기대받았으나 최종 성적은 24경기 3골 11도움에 불과했다. 2021년 이후 부상으로 놓친 경기만 100경기가 넘는 네투다.
그럼에도 경기장에 나오기만 하면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네투는 지난달 막을 내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에도 포르투갈을 대표해 출전했다. 이적설 역시 갈수록 뜨거워졌다.
토트넘과 아스날이 네투를 향해 꾸준히 관심을 드러냈다. 특히 공격진 보강을 꿈꾸는 토트넘이 네투 에이전트와 계속 접촉하는 등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하지만 울버햄튼이 네투의 몸값으로 6000만 파운드(약 1045억 원)를 부르면서 협상에 애를 먹었다. 토트넘으로선 네투의 부상 전력을 고려했을 때 지나친 금액이라는 것.
이 틈을 놓치지 않고 첼시가 뛰어들어 네투를 낚아채는 데 성공했다. 첼시는 3차례 시도 끝에 울버햄튼과 합의점을 찾으면서 이번 여름 이적시장 9번째 영입을 완료했다. 반면 토트넘은 선수 트레이드를 활용해 이적료를 낮추려다가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투는 콜 파머와 라힘 스털링, 미하일로 무드리크, 노니 마두에케 등 기존의 첼시 측면 자원들과 경쟁할 전망이다. 엔조 마레스카 첼시 감독은 "네투는 훌륭한 영입이다. 그는 많은 걸 제공하면서 팀을 도울 수 있다"라며 "네투는 좌우에서 뛸 수 있고, 일대일 상황에서 매우 뛰어나다. 우리는 큰 스쿼드가 필요하다. 그를 데려오게 돼 기쁘다"라고 환영했다.
울버햄튼과 5년 동행을 마무리한 네투는 동료들과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그는 개인 소셜 미디어를 통해 "울브스 가족들에게. 내게도 정말 힘든 일이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놀라웠던 5년간 좋을 때도 안 좋을 때도 있었다. 그 모든 시간을 겪은 뒤 이젠 안녕을 말할 때"라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네투는 "내가 처음 금빛 유니폼을 입었을 때를 기억한다. 정말 자랑스러웠다. 여러분은 그 순간부터 나를 일원으로 환영해 줬고, 영원히 남을 추억을 만들어줬다"라며 "난 항상 울브스를 마음속에 간직할 것이다. 나를 응원하고 믿어주고, 집처럼 느끼게 해주신 모든 분들께  항상 감사할 것이다. 울브스 가족 여러분께 모든 걸 감사드린다. 그리울 거다. 하지만 우리가 다시 만날 거란 사실을 안다. 그때까지 어디에 있든 응원하겠다. 한번 늑대는 영원히 늑대다"라고 덧붙였다.
3년간 한솥밥을 먹은 황희찬도 네투에게 작별 인사를 건넸다. 그는 소셜 미디어에 함께 찍힌 사진을 올리며 "형제여 행운을 빌어"라고 응원을 보냈다. 그러면서 "한국말 잊지 마!"라고 애정 어린 농담도 덧붙였다. 네투 역시 이를 공유하며 "고마워 차니(황희찬 애칭)!"라며 하트와 불꽃 이모지로 고마움을 표했다.
한편 네투가 빠져나가면서 황희찬의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 황희찬은 지난 시즌까지 네투와 양 측면을 휘저으며 시너지 효과를 냈지만, 이제는 마테우스 쿠냐와 둘이서 에이스 역할을 해야 하게 됐다. 황희찬 역시 로베르토 데 제르비 마르세유 감독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았으나 울버햄튼에 남아 활약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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