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LG 트윈스 포수 박동원이 골든글러브 보다는 KBO 수비상 욕심을 드러냈다. 두산 양의지, 삼성 강민호를 향해 “나이를 거꾸로 먹는 것 같다”고 감탄했다.
박동원은 지난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NC와 경기에서 9회말 극적인 끝내기 안타를 때리며 영웅이 됐다.
LG는 9회초 마무리 유영찬의 보크와 3루수 구본혁의 알까기 실책으로 2점을 허용하며 1-3으로 끌려갔다. 9회말 오스틴의 솔로 홈런으로 1점을 추격했고, 2사 1,2루에서 박동원이 NC 마무리 이용찬 상대로 풀카운트에서 포크볼을 때려 좌측 담장을 맞히는 역전 2타점 끝내기 2루타를 터뜨렸다. 개인 통산 2번째 끝내기 안타였다. LG는 기적같은 승리를 거두며 4연승을 이어갔다.
박동원은 경기 후 “2스트라이크 되는 순간 졌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볼이 직구로만 3개 들어왔다. 직구 3개를 연속 던지는 순간 이제는 변화구라는 생각이 좀 들었다. 포크볼 실투가 들어와서, 그 코스를 기다렸던 게 좋은 결과가 나왔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박동원은 “작년에 좀 좋았다가 못 했다가 기복이 컸는데 올해는 기복을 좀 줄이려고 겨울에 준비를 많이 했다. 홈런 타자가 될 건지 아니면 중장거리 타자가 될 건지 생각을 하고 준비했다. 솔직히 이전에는 홈런을 좀 많이 치고 싶었는데 타율이 너무 낮더라. 올해는 중장거리를 치면서 타율과 OPS를 올리고 싶었다. 첫 번째는 OPS였다. 작년에는 7할 후반 정도 됐는데, OPS가 좋은 선수가 인정을 많이 받기에 그거에 집중했다. 작년보다 타율도 좀 좋아져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동원은 지난해 130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4푼9리 20홈런 OPS .777을 기록했다. 올해는 96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7푼1리 16홈런 65타점 출루율 .369, 장타율 .478, OPS . 838을 기록하고 있다.
박동원은 지금까지 매년 전반기와 후반기 성적 차이가 큰 편이었다. 올해는 전반기 타율 2할7푼2리, 76경기에서 13홈런을 쳤는데, 후반기 타율 2할6푼7리 20경기 3홈런으로 예년만큼은 큰 차이가 나지는 않고 있다.
포수 골든글러브에서 10년 넘게 양의지-강민호가 번갈아 수상해 왔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강민호가 5차례, 양의지가 8차례 수상을 양분했다. ‘양-강’ 체제가 깨진다면 박동원이 가장 유력한 후보다.
박동원은 “안 깨지겠더라”고 웃으며 말했다. 포수 중에서 홈런 (공동) 1위라고 하자, “그것만”이라고 미소지었다. 또 박동원은 포수 출장 이닝 1위다.
박동원은 “솔직히 골든 글러브에 이닝은 솔직히 뭐 없잖아요. 기준 이닝만 채우면 되는 거고, 그리고 형들이 워낙 나이를 거꾸로, 시계가 거꾸로 가는지… 그 형들이 너무 잘해서 솔직히 상을 받고 싶다고 하면 (KBO) 수비상을 받고 싶다. 수비상은 욕심 있다. 형들 하는 거 보고 골든 글러브는 생각도 없다”고 솔직한 심경을 말했다.
양의지는 96경기에서 타율 3할2푼4리 15홈런 81타점 장타율 .486, OPS .864를 기록하고 있다. 강민호는 108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6리 16홈런 64타점 장타율 .505, OPS .876를 기록 중이다. 강민호는 데뷔 21년 만에 처음으로 KBO 선정 월간 MVP(7월)를 수상했다.
박동원은 11일 NC전에서 두 차례 기막힌 수비를 보였다. 7회 1사 2,3루에서 재빠른 3루 견제구로 리드폭이 많았던 3루주자 권희동을 태그 아웃시켰다. 또 9회 무사 1,2루에서 권희동의 보내기 번트 타구를 재빨리 잡아 3루로 던져 선행 주자를 아웃시켰다.
박동원은 인터뷰 말미에 “수비상 투표 좀 해주세요”라고 웃으며 말했다. 그런데 골든글러브는 기자단 투표가 있지만, KBO 수비상은 취재진 투표가 없다.
KBO 수비상은 지난해 처음 만들어졌다. 투표 점수 75%와 수비 기록 점수 25%를 합산해 뽑는다. 투표는 각 구단별로 감독, 코칭스태프 9명, 단장 등 총 11명씩 전체 110명이 투표권을 행사한다. 수비 기록은 스포츠투아이에서 집계한 기록을 기반으로 산출한다. 기본적으로 수비율과 레인지 팩터를 반영하고, 포수는 도루저지율과 블로킹률이 추가로 반영된다. 지난해 포수 수비상은 양의지가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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