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노래자랑' 새 MC로 발탁된 코미디언 남희석이 '일요일의 남자'로 안착했다.
지난 12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하루 전인 11일 방송된 KBS 1TV 예능 프로그램 '전국노래자랑'은 전국 가구 기준 7.2%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동시간대 경쟁작인 MBC 예능 '출발 비디오 여행'의 3.4%의 두 배 가까운 수치라 더욱 이목을 끈다.
'전국노래자랑'은 각 지역에서 예심을 통과한 아마추어 출연자들이 보여주는 즐거운 노래와 재치의 대결, 아울러 향토색 짙은 각 고장의 자랑거리로 시청자에게 꾸밈없는 웃음, 추억과 감동을 선사하는 예능이다. 특히 대국민 참여형 오디션 프로그램의 원조이자, 지난 1980년 첫 방송을 시작해 44년 동안 명맥을 이어온 국내 최장수 프로그램으로 사랑받고 있다.
이 가운데 남희석은 지난 3월부터 신임 MC로 프로그램을 맡아왔다. 그에 앞서 후배 코미디언 김신영이 '일요일의 막내딸'을 표방하며 '전국노래자랑' 진행 마이크를 잡아왔던 상황. 그러나 오랜 시간 '전국노래자랑'을 지켜왔던 방송인 고(故) 송해의 후임이라는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하고 아쉽게 프로그램을 하차했다. 그 공석을 남희석이 채워온 것이다.
김신영의 하차 또한 갑론을박을 자아냈던 바. 김신영은 젊은 시청자층에겐 지지를 받았으나 동시에 '전국노래자랑'을 적극적으로 향유하는 중장년층 이상의 시청자들에겐 일면 비판을 샀다. 이를 뒤로하고 기대와 부담감을 동시에 안고 '전국노래자랑' 진행석에 오른 남희석. 그는 상승한 시청률로 합격 성적표를 받고 있다. 실제 지난 12일 '전국노래자랑'의 7.2%는 올해 들어 프로그램의 최고 시청률이다.
남희석은 특유의 웃는 얼굴로 인해 '일요일의 하회탈'과 같은 별명을 얻으며 노년층 시청자들의 호감을 사고 있다. 오랜 방송 활동에서 오는 안정적인 진행, 넥타이와 정장 위주의 신뢰감을 주는 의상, MC의 개성보다 현장을 찾은 시민들에 대한 호응을 강조하는 편안한 진행이 기존 '전국노래자랑' 시청자들의 결과 맞아들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방송가에서 예능 만큼은 늘 새로워야 한다는 강박을 자극하고는 한다. 그러나 모든 웃음이 항상 신선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편안함과 안락함에서 오는 즐거움은 다른 무엇으로 대체할 수 없는 장기 프로그램의 매력이다. 방송인 송해의 유지가 담긴 '국내 최장수 프로그램'으로 명맥을 잇고 있는 '전국노래자랑'. 44년이라는 대체불가능한 역사야 말로 '전국노래자랑'의 가장 큰 자산일 터. 방송인 개인보다 그 시간에 녹아들기를 선택한 남희석의 전략이 유효타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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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K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