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레드삭스가 한국계 외야수 롭 레프스나이더(33)가 끝내기 안타로 웃었다. 일본인 타자 요시다 마사카타(31)가 기대 이하 성적을 내고 있지만 레프스나이더의 가성비 좋은 활약에 위안을 얻고 있다. 타율을 3할로 끌어올린 레프스나이더는 보스턴과 내년 계약 연장 가능성도 높였다.
레프스나이더는 지난 1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홈경기에 3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출장, 연장 10회말 끝내기 적시타 포함 5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활약했다.
2사 만루에서 텍사스 좌완 월터 페닝턴 상대로 1~2구 연속 볼을 골라낸 뒤 3구째 가운데 몰린 커터를 받아쳐 좌중간을 가르는 끝내기 안타로 장식했다. 레프스나이더의 끝내기에 힘입어 보스턴도 5-4 역전승을 거두며 62승55패(승률 .530)를 마크, 아메리칸리그(AL) 동부지구 3위이자 와일드카드 공동 4위로 가을야구 희망을 이어갔다.
지역지 ‘보스턴 헤럴드’는 ‘2022년 보스턴에 온 레프스나이더는 팀에서 가장 존경받는 베테랑 리더 중 한 명이 됐다. 34세의 외야수인 그는 벤치에서 좌완 킬러 역할을 훌륭히 수행하고 있고, 최근에는 많은 젊은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알렉스 코라 보스턴 감독은 “레프스나이더는 연습 벌레이고, 우리 팀 리더 중 한 명이다. 인내심을 갖고 좋은 공을 쳐서 경기를 끝냈다”고 칭찬했다.
레프스나이더는 “젊은 선수들이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칠 때 우리는 최고의 야구를 했다. 그게 올해 우리 팀의 정체성이라고 생각한다. 가끔 연패를 하면 소극적으로 바뀔 때도 있지만 젊은 선수들이 한계를 뛰어넘길 원했다. 우리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기 위해선 두려워해선 안 된다”고 베테랑다운 메시지를 전했다.
레프스나이더는 한국의 피가 흐르는 선수다. 1991년 서울에서 태어난 뒤 생후 5개월 만에 미국으로 입양돼 독일·아일랜드계 부부 손에서 자란 그는 2015년 뉴욕 양키스에서 메이저리그 데뷔했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탬파베이 레이스, 텍사스 레인저스, 미네소타 트윈스를 오가며 떠돌이 생활을 했지만 2022년 보스턴에서 자리를 잡았다.
올해로 보스턴에서 3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는데 70경기 타율 3할(210타수 63안타) 7홈런 30타점 출루율 .388 장타율 .481 OPS .869로 활약 중이다. 풀타임 주전은 아니지만 좌투수에 확실한 강점을 보이며 코너 외야수로 손색없는 타격 생산력을 보여주고 있다. 2022년(57경기 타율 .307 6홈런 21타점 출루율 .384 장타율 .497 OPS .881)을 뛰어넘는 커리어 하이 시즌이 유력하다.
외야 수비 불안 속에 지명타자로 나서고 있는 일본인 타자 요시다와 비교해도 좋은 타격 성적이다. 메이저리그 데뷔 첫 해였던 지난해 140경기 타율 2할8푼9리(537타수 155안타) 17홈런 72타점 출루율 .338 장타율 .445 OPS .783으로 몸값 대비 성적이 아쉬웠던 요시다는 올해 손가락 부상 여파인지 성적이 더 떨어졌다. 69경기 타율 2할7푼4리(248타수 68안타) 7홈런 39타점 출루율 .345 장타율 .403 OPS .749로 레프스나이더보다 못한 성적을 내고 있다. 베이스볼레퍼런스 기준 WAR도 레프스나이더(0.9)가 요시다(0.8)보다 조금 더 높다.
두 선수의 연봉은 무려 10배 차이가 난다. 2022년을 마친 뒤 포스팅으로 일본에서 건너온 요시다는 보스턴과 5년 9000만 달러 대형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연봉만 1860만 달러. 반면 레프스나이더의 올해 연봉은 185만 달러로 요시다 연봉 10분의 1도 안 되는 수준으로 헐값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