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타임 1년차 시즌, 벌써 강심장 마무리의 자질이 보인다. 프로야구 SSG 랜더스 조병현의 마무리로서 시간은 이제부터 시작되고 있다.
조병현은 14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경기, 2-0으로 앞서던 9회 등판해 1이닝을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틀어막고 시즌 3번째 세이브를 수확했다.
조병현은 9회 선두타자 김주원을 상대로 140km 후반대의 패스트볼을 꽂아넣다가 1볼 2스트라이크에서 5구째 포크볼을 던져 삼진을 만들어냈다. 박민우와의 승부에서는 볼 2개가 연달아 들어갔다. 하지만 포수 이지영의 마운드 방문 이후 안정을 찾았고 풀카운트 끝에 148km 패스트볼로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다.
그러나 끝나지 않았다. 2사 후 서호철에게 갑자기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했다. 이숭용 감독이 직접 마운드에 올라와 조병현의 상태를 점검했다. 그래도 타석에는 올해 홈런 1위(35개) 데이비슨이었다. 데이비슨의 한 방이면 동점이었다.
그러나 조병현은 안정을 되찾았고 우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워 경기를 매듭지었다. 무실점 세이브로 팀의 올 시즌 창원 원정 5연패 사슬을 끊어냈다.
조병현은 “투수전으로 이어진 경기에서 저도 무실점으로 막고 팀을 승리로 이끌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NC와 경기때 우리 팀 전적이 많이 떨어지더라. 무조건 이기려고 했던 게 많은 도움이 됐다”라면서 “2점 차가 되면서 마음이 편해지긴 했지만 , 어떤 점수차에서든 무조건 무실점 한다는 마음이 컸다. 편하게 올라갔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2021년 신인드래프트 2차 3라운드 전체 28순위로 지명된 조병현은 지난해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일취월장했다. 상무에서 43경기 44이닝 2승2패 17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2.25의 성적을 거뒀다. 시즌 후에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과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에서 연달아 국가대표에 선발됐다.
전역 이후 풀타임 첫 시즌인 올해, 불펜에서 자리를 잡아가더니 필승조로 빠르게 승격됐다. 이 과정에서 10타자 연속 탈삼진이라는 대기록을 수립하기도 했다. 지난 2일에는 기존 마무리 문승원을 대신해서 마무리 자리까지 승격했다.
그러나 마무리 전향 이후 첫 경기였던 2일 삼성전에서는 아픔을 겪었다. ⅓이닝 1피홈런 2실점(1자책점)으로 블론세이브와 패전의 멍에를 썼다.
호된 마무리 투수 신고식이었다. 조병현은 “당시 1점 차였는데 이성규 선수한테 홈런을 맞았다. 그때 제가 안일하게 승부를 했던 부분이 있었다. 그 경기를 통해서 좀 더 발전한 것 같고 많이 배운 것 같다”라면서 “우리가 홈이면 9회에 공격이 남아있지만 원정에서는 더 이상 공격이 없기 때문에 책임감이 생기는 것 같고 조금 더 집중해서 던지는 것 같다”라고 되돌아봤다.
이날 역시 동점 위기가지 몰린 조병현. 더군다나 타석에는 정말 돌아올 수 없는 타구를 보낼 수 있는 리그 최고의 거포가 있었다. 하지만 조병현은 더 강하게 마음 먹고 승부했고 이겨냈다. 그는 “서호철 선수한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준 게 너무 아쉬웠다. 지영 선배님께서 올라오셔서 가슴보고 최대한 세게 던져도 괜찮다고 해주셔서 그렇게 던졌다”라면서 “데이비슨이 아무리 홈런을 많이 치고 있다고 하더라도 나한테 친 건 아니까 좀 더 자신있게 들어갔던 것 같다”고 강조했다.
마무리 투수로서 희열을 느끼면서 더 잘 하고 싶다는 조병현이다. “타이트한 경기가 더 많고 더 스릴 있고 재밌는 것 같다”라는 조병현은 “선배님들이 하시는 것을 보고 느끼는 것들이 많다. 노련한 승부를 배우고 싶은데, 타자와의 승부에서 도망다니지 않고 일단 싸우다 보면 저도 노련한 승부가 보일 것 같다. 많은 경기 나가고 타자와 적극적인 승부로 싸우고 싶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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