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인데 '식민지' 얘기는 듣는 것도 기분 확 나쁘죠". 코미디언 박명수가 '라디오쇼'에서 광복절 개념 발언으로 호평을 자아냈다.
박명수는 광복절인 오늘(15일) 오전에도 KBS 라디오 '박명수의 라디오쇼(약칭 라디오쇼)'를 생방송으로 진행하며 청취자들을 만났다.
공휴일인 광복절임에도 녹음 방송 같은 건 없었다. 박명수는 요령 없이 생방송 진행은 물론 보는 라디오를 통해 '라디오쇼' 청취자들을 만났다. 이에 청취자들도 부지런한 박명수의 진행에 호평을 보냈다.
특히 이날 박명수는 청취자들의 성대모사 실력을 확인하는 전화 인터뷰 코너를 진행했다. 이 가운데 한 남성 청취자가 성대모사 대상으로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서 화제를 모은 등장인물 '모리 타카시'를 시도했다.
배우 김남희가 연기한 모리 타카시는 주인공 유진(이병헌 분)의 미군 학도 시절 친구였으나, 조선에서 적으로 만나게 된 인물이다. 일제강점기 직전 국제적으로 고립돼 암담했던 구한말 조선의 상황을 배경으로 한 '미스터 션샤인'에서 극 후반부 비중 있는 악역으로 활약했다.
극 중 모리 타카시가 유진과 조선에서 각각 일본 귀족 장교이자 미해군 대위 겸 조선군 교관으로 재회하게 된 상황. 모리 타카시는 서툰 발음과 억양으로 "'식민지' 조선의 말을 배우고 있었다"라고 해 긴장감을 높였다.
이날 '라디오쇼' 청취자는 해당 대사를 그럴싸하게 따라했다. 그러나 박명수는 거침없이 '땡'을 울렸다. 그는 "오늘 광복절인데 식민지라고 들으니 기분이 확 나빴다. 오늘 같은 날은 식민지 얘기하면 안 된다. 화가 많이 난다"라며 청취자를 만류했다.
전화기 너머로 웃음 소리가 들렸던 상황. 이에 박명수는 "누나가 웃기다고 해보라고 했다는 거냐. 혼나야겠다. 귀에다 전화기 대줘라"라며 실로폰으로 거듭 '땡'을 울렸다. 그는 "똑같긴 한데 누나가 보기에 똑같은 것"이라며 부족한 성대모사 실력을 꼬집으며 웃음을 더했다.
공교롭게도 같은 광복절임에도 불구하고 KBS는 새벽부터 기미가요가 등장하고 왜색이 짙은 오페라 '나비부인'을 편성해 빈축을 사는가 하면, 기상예보에서도 태극기가 뒤집힌 인포그래픽이 등장하는 등 부족한 역사의식으로 비판을 자아낸 상황. 이와 대비된 박명수의 반응이 '라디오쇼' 청취자들의 호응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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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K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