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이 새 외국인 투수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29)의 호투에 반색했다. 전날 경기의 아쉬운 역전패에도 에르난데스 이야기가 나오는 순간에는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에르난데스는 지난 14일 대전 한화전에 선발등판, 6이닝 6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9탈삼진 2실점 퀄리티 스타트로 호투했다. LG는 8회말에만 6점을 내준 불펜 난조로 5-9 역전패를 당했지만 에르나데스의 호투가 위안거리였다.
KBO리그 데뷔전이었던 지난 8일 잠실 두산전에서 5이닝 2피안타(1피홈런) 1볼넷 7탈삼진 1실점 승리로 신고식을 치른 에르난데스는 두 번째 등판도 성공적이었다. 총 투구수 93개로 스트라이크 비율이 71%에 달할 정도로 제구가 안정됐다.
트랙맨 기준 최고 시속 152km, 평균 149km 직구(39개) 중심으로 스위퍼(16개), 커터(11개), 커브(8개), 투심(7개), 슬라이더, 체인지업(이상 6개) 등 무려 7가지 구종을 자유자재로 원하는 곳에 던지면서 빠른 투구 템포로 경기 흐름을 본인이 주도했다.
이제 2경기밖에 되지 않았지만 11이닝 8피안타 1볼넷 16탈삼진 3실점으로 평균자책점 2.45 WHIP 0.82. 홈런 2개를 맞긴 했지만 전부 솔로포로 대미지가 크지 않았다. 홈런을 맞더라로 공격적인 승부와 빠른 템포의 경기 운영을 염경엽 감독은 무척이나 마음에 들어했다.
14일 경기에서 7회말 한화 투수 김규연의 투구 동작을 보크라고 어필하다 최수원 주심과 신경전을 벌였고, 경기도 역전패해 수심이 깊었던 염경엽 감독은 15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인터뷰에서도 웃지 못했다. 하지만 에르난데스 이야기가 나오자 급반색했다.
염경엽 감독은 에르난데스에 대해 "좋게 봤다. 맞고 안 맞고를 떠나 스타일이 너무 마음에 든다. 홈런은 맞을 수 있다. 초구부터 볼질하지 않고 빨리빨리 던지는 게 너무 좋다. 우리 투수들도 그렇게 공격적으로 던져야 한다"며 "안타 3~4개를 연속해서 맞는 경기가 1년에 한 팀당 10경기도 안 나온다. 보통 볼넷, 실책, 홈런으로 빅이닝이 만들어진다"며 확률적으로 과감한 승부가 투수에게 훨씬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에르난데스의 호투는 고무적이었지만 불펜 난조는 염경엽 감독에게 깊은 근심을 안겨줬다. “올해가 감독 생활하면서 투수 운영이 가장 힘든 한 해인 것 같다”고 토로한 염경엽 감독은 “남은 시즌 정우영, 박명근, 함덕주 이렇게 3명이 올라와야 한다. 그래야 포스트시즌에서도 승부가 될 수 있다”고 불펜 핵심 투수들의 반등을 바랐다.
한편 LG는 이날 한화 좌완 선발 김기중을 맞아 홍창기(우익수) 신민재(2루수) 오스틴 딘(1루수) 문보경(지명타자) 오지환(유격수) 김현수(좌익수) 박동원(포수) 박해민(중견수) 구본혁(3루수) 순으로 라인업을 짰다. 선발투수는 우완 임찬규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