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선수에게 기회를…" 100타점보다 빛난 사이클링 히트 포기, 외국인 선수 맞아? LG 복받았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4.08.16 08: 40

프로야구 LG 트윈스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31)이 올 시즌 리그에서 가장 먼저 100타점을 돌파했다. 의미 있는 기록보다 더 빛난 것은 오스틴의 ‘팀 퍼스트’ 정신이었다. 개인 성적을 중요시하는 외국인 선수가 이런 마음을 먹는다는 게 놀랍다. 오스틴 같은 선수와 함께하는 LG는 진짜 복받았다. 
오스틴은 지난 15일 대전 한화전에 3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장, 시즌 27호 홈런 포함 3타수 3안타 5타점 4득점 2볼넷으로 5출루 경기를 펼치며 LG의 17-3 대승을 이끌었다. 한화에 위닝시리즈를 거둔 LG는 좋은 무드로 16일부터 잠실 홈에서 4경기 차이로 추격 중인 1위 KIA를 만난다. 
17득점 메가 트윈스포 중심에 오스틴이 있었다. 1회 1사 3루 첫 타석부터 한화 좌완 선발 김기중의 5구째 하이 패스트볼을 밀어쳐 우전 적시타로 포문을 연 오스틴은 2회 2사 2루에서 볼넷으로 찬스를 연결했다. 이어 4회에는 좌월 투런포를 폭발했다. 김기중의 5구째 가운데 몰린 시속 115km 커브를 잡아당겨 좌측담장 훌쩍 넘겼다. 비거리 120m, 시즌 27호 홈런. 

LG 오스틴 딘. 2024.06.01 /jpnews@osen.co.kr

LG 오스틴 딘. 2024.06.13 / foto0307@osen.co.kr

여세를 몰아 5회 1사 만루에선 우완 한승주의 6구째 투심 패스트볼을 밀어쳐 우익수 오른쪽에 떨어지는 2타점 2루타를 터뜨렸다. 시즌 100타점째. 지난해 95타점을 넘어 개인 첫 100타점으로 이 부문 리그 1위를 질주했다. 이 부문 공동 2위 KIA 최형우, NC 맷 데이비슨(이상 93타점)과 격차를 7점차로 벌렸다. 지금 페이스라면 LG 구단 최초 타점왕이 될 것이 유력하다. 
단타, 홈런, 2루타를 차례로 기록한 오스틴은 사이클링 히트 기록에도 3루타 하나만 남겨놓았다. 하지만 7회 5번째 타석에 볼넷으로 출루한 뒤 대주자 이영빈으로 교체됐다. 15-2로 LG가 크게 앞서면서 승부가 기운 상황이긴 했지만 경기 흐름상 한 타석 정도 더 올 가능성이 있었다. 사이클링 히트를 노려볼 만했지만 오스틴은 경기를 마쳤다. 
경기 후 오스틴은 사이클링 히트 도전에 대해 “기록이 탐나기는 했지만 개인 기록이 아닌 팀에 도움이 되는 방향을 선택했다. 점수차도 크게 나고 있었고, 다른 선수들이 뛸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게 더 현명하다고 생각했다”며 “개인 기록을 쫓으려다 오히려 망가질 수 있기 때문에 욕심내려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스틴이 기록 도전을 포기한 덕분에 상무에서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4년차 내야 유망주 이영빈이 모처럼 타석 기회를 잡았다. 대주자로 나선 교체 출장한 이영빈은 8회초 2사 1,2루에서 중전 적시타를 치며 전역 이후 첫 안타, 타점을 동시에 신고했다. 지난 2022년 10월6일 광주 KIA전 이후 681일 만에 1군에서 안타 손맛을 봤다. 
LG 오스틴 딘. 2024.06.01 /jpnews@osen.co.kr
LG 오스틴 딘. 2024.07.25 / foto0307@osen.co.kr
오스틴에겐 팀 승리가 가장 중요했다. 그는 “팀이 큰 점수차로 승리해 굉장히 좋다. 팀이 하나가 됐기에 시리즈를 깔끔하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며 100타점 돌파에 대해 “개인 성적에 크게 감흥이 없지만 분명히 의미 있는 기록이다. 언제나 개인 기록이 아닌 팀 승리에 기여하고, 팀과 함께할 수 있는 방향을 목표로 야구하고 있다. 이 타점들은 내가 팀에 도움이 되는 동료라는 의미를 뜻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염경엽 LG 감독도 “오스틴의 KBO리그 첫 100타점을 축하한다. 계속해서 좋은 활약을 기대한다”고 덕담을 건넸다. 
지난해 139경기 타율 3할1푼3리(520타수 163안타) 23홈런 95타점 OPS .893으로 활약한 오스틴은 LG의 외국인 타자 잔혹사를 청산하며 통합 우승에 기여했다. 무난하게 재계약에 성공한 오스틴은 올해도 108경기 타율 3할8리(406타수 125안타) 27홈런 100타점 OPS .959로 더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후반기 23경기에서 홈런 10개를 몰아치며 갈수록 장타력이 향상되고 있다. 
홈런 증가에 대해 그는 “크게 생각하지 않는다. 강한 타구를 쳐서 팀에 도움을 주기 위한 방향성을 갖고 타석에 임한다. 운이 좋아 결과가 홈런으로 이어졌다”며 “항상 나와 우리 가족 그리고 팀을 응원하고 지원해주시는 팬들께 감사하다. 이번 주말에도 나오셔서 큰 힘이 되어주셨으면 좋겠다”는 말로 주말 3연전 KIA 상대 1위 추격전에도 많은 성원을 부탁했다.
LG 오스틴 딘. 2024.08.11 / jpnews@osen.co.kr
 LG 오스틴 딘이 아들을 안고 히어로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08.11 /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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