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에 지난 15일 잠실 두산전은 아쉬움이 가득한 경기였다.
3-0으로 앞서고 있었던 것뿐만 아니라 불가항력적인 변수에 의해 경기가 좌우됐다. 3회말 롯데는 선발 박세웅이 선두타자 조수행에게 볼넷, 정수빈에게 안타를 허용해 무사 1,3루 위기에 몰렸다.
일단 제러드 영을 삼진으로 솎아내고 1사 1,3루를 만들었다. 그리고 양의지까지 3루수 땅볼로 유도했다. 무난한 병살타성 타구. 그런데 이 타구가 3루수 손호영의 글러브 웹에 정확하게 끼였다. 손호영은 공을 빼내지 못했고 절규했다. 실점 없이 이닝을 끝낼 수 있었지만 1실점에 1사 1,2루 위기가 이어졌고 양석환에게 추가 적시타를 내줬다. 3-2로 쫓겼다.
이때부터 분위기가 넘어갔고 4회 이유찬과 조수행의 발야구에 당하며 3-3 동점을 헌납한 뒤 김재환에게 결승포를 얻어맞았다.
16일 사직 키움전을 앞두고 기묘했던 사건의 피해자(?) 손호영은 허탈한 웃음을 지으며 “기억하고 싶지 않아요”라고 말했다. 그만큼 충격이 컸다. 손호영은 다음 이닝부터 글러브 웹이 촘촘한 연습용 글러브로 바꿔서 경기에 나섰다. 그리고 본래 글러브의 끈도 바짝 조였다.
김태형 감독도 “어제 같은 상황으 정말 어이없는 경우”라고 역시 허탈한 웃음을 지었고 “그 타구가 정상적으로 더블 플레이로 연결됐다면 경기 분위기는 당연히 달라졌다. 거기서 상대의 맥을 딱 끊고 경기를 풀어갈 수 있었다”라고 아쉬움을 곱씹었다.
하지만 전날 선발 박세웅에 대해서는 여전히 아쉬움이 가득했다. 박세웅은 5⅔이닝 7피안타(1피홈런) 4볼넷 1사구 4탈삼진 4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왔고 패전 투수가 됐다.
김태형 감독은 “글러브에 공이 끼기 전에 조수행에게 볼넷, 정수빈에게 안타를 맞은 과정이 아쉬웠다”라면서 “어제는 본인이 던지는 대로 잘 던졌지만 결국 볼넷이 아쉬웠다. 볼넷 이후 결과가 안 좋지 않나”라고 설명했다.
이날 롯데는 황성빈(중견수) 고승민(2루수) 손호영(3루수) 레이예스(우익수) 나승엽(1루수) 전준우(좌익수) 정훈(지명타자) 박승욱(유격수) 손성빈(포수)으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윤동희가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김태형 감독은 “많이 뛰기도 했고 체력적인 부분도 영향이 없지 않을 것 같아서 오늘 일단 선발에서 제외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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