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통산 121승 투수를 거둔 좌완 투수 장원삼(41)이 음주 운전 사고 경위를 밝히며 팬들에게 사과했다. JTBC 야구 예능 프로그램 '최강야구'도 자진 하차 의사를 밝혔다.
지난 17일 MBC,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장원삼은 이날 오후 1시경 부산 수영구 한 도로의 좌회전 1차로에서 후진을 하다 뒤에 있던 차량을 들이받는 접촉 사고를 냈다. 경찰이 혈중알코올농도를 측정한 결과 장원삼은 면회 취소(0.08%) 수준으로 나왔고, 경찰은 그를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조사를 진행 중이다.
장원삼은 18일 자신의 SNS를 통해 사과문을 올리며 음주 운전 사고 배경을 설명했다.
장원삼은 “먼저 안 좋은 소식으로 긴 글을 전해드려 진심으로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며 “보도된 내용대로 음주운전 접촉사고를 낸 게 맞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 진심으로 실망시켜드려 죄송하다. 저로 인해 어제 사고를 당하신 분과 가족, 지인, 팬분들 그리고 현재 출연 중인 (최강야구) 방송 관계자, 감독님, 선수 분들, 팬분들, 협찬사와 광고주 모두에게 저 개인 한 명의 잘못으로 피해와 심려를 끼쳐드려서 정말 죄송하다”고 사과부터 했다.
이어 그는 “많은 분들에게 실망감을 드린 점, 저 스스로의 잘못과 후회로 인해 빠른 사과의 글을 올리려 했지만 평생 운동만 한 저라, 혼자 어떻게 해야되는지 방법도 잘 몰랐고, 사실 겁도 많이 났다. 당연히 인정하고, 사과를 드리려 했지만 '죄송합니다'라는 말 한마디로 모든 걸 수습하려는 것조차 무책임으로 보여졌다. 회피하는 게 아닌 정확하게 정리해서 말씀드리기 위해 바로 사과드리지 못한 점도 죄송합니다”고 덧붙였다.
음주 운전 사고를 낸 경위도 상세하게 밝혔다. 장원삼은 “언론 보도와 개인 SNS에서도 많은 분들이 정확히 어떻게 된 것인지 궁금해하셔 숨김없이 말씀드리겠다”며 “8월16일 사고 전날 지인들과 모임 후 창원에서 늦은 술자리를 시작했다. 술자리를 하기 때문에 늘 그렇듯 차는 가져가지 않았다. 창원에서 1차 고깃집에서 자리를 했고, 2차 해장국집에서 자리를 했다. 3차 택시를 부르기 전 지인과 편의점에서 맥주 한 잔 더 했다. 택시를 타고 집에 도착한 시간은 3시37분이다”며 “사건 당일날 부산에 미팅이 있어서 12시쯤 집에서 차를 갖고 나왔다. 그리고 접촉사고를 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숙취 운전이라는 점은 정상 참작될 만한 부분이지만 결국 음주 운전이라는 사실은 바뀌지 않는다. 장원삼은 “사고 당일 술을 마시고 음주를 한 것은 아니지만 제 스스로 숙취가 남아 있었다면 택시를 부르거나 동행인들 함께해 운전을 하지 말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했어야 했다. 당일이 아닌 전날 마시고, 수면도 충분히 했으니 괜찮겠다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운전대를 잡고, 사고를 냈고, 지나가던 경찰분들에 의해 음주 테스트를 하게 됐고, 음주운전 접촉사고를 내게 됐다”고 후회했다.
이어 장원삼은 “저 혼자만의 안일한 생각과 행동으로 저와 사고가 나신 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 저로 인해 다시 한 번 실망감과 차질을 드려 팬분들과 방송 관계자, 감독님, 선수분들 협찬사와 광고주분들, 모든 분들에게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선수 시절부터 현재까지 현대, 히어로즈, 삼성, LG, 롯데, 지금의 최강야구까지 너무나 많은 분들 덕분에 장원삼이가 있었고, 힘든 시기도 잘 견뎌낼 수 있었다. 그런 제가 저의 잘못으로 모두에게 상처와 실망감을 드린 게 너무 진심으로 죄송스럽고, 저 스스로에게도 너무나 실망스러울 뿐이다”고 반성했다.
인기리에 방영 중인 야구 예능 프로그램 ‘최강야구’에도 자진 하차 의사를 밝혔다. 장원삼은 “은퇴 후에도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을 수 있게 도움주신 최강야구 모든 구성원 팀들, 팬분들께는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 자진 하차를 통해 책임을 지는 게 맞고, 그럼에도 저의 잘못으로 자진 하차하겠다는 통보도 잘못된 것 같아 PD님과 감독님께는 직접 찾아 뵙고, 다시 한 번 상황 설명 후 응당한 책임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알렸다.
끝으로 장원삼은 “정말 정이 많이 들었고, 선수로서가 아닌 장원삼으로서 많은 추억을 남길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하고, 그래서 더 죄송하다. 더 많은 모습으로 모두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장원삼이 됐어야 했는데 실망시켜드려 고개 숙여 진심으로 사과드리고, 죄송하다”며 “차주에 경찰 조사가 있을 거라 한다. 한 치의 거짓 없이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겠다.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용마고-경성대 출신으로 지난 2006년 현대에 입단한 장원삼은 히어로즈, 삼성, 롯데, LG를 거치며 2020년까지 KBO리그 15시즌 통산 367경기(1685⅔이닝) 121승98패1세이브9홀드 평균자책점 4.28 탈삼진 1201개를 기록한 특급 좌완 투수였다. 2012년 다승왕과 함께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며 최고 시즌을 보낸 장원삼은 2012~2015년 4년 연속 포함 7번의 두 자릿수 승수 시즌을 보냈다. 2011~2014년 삼성의 통합 우승 4연패에 기여한 왕조 핵심 멤버이기도 했다.
불같은 강속구는 없지만 정교한 제구와 주무기 슬라이더로 위력을 떨친 기교파 투수였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2008년 베이징 올림픽, 2009·201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국가대표팀에서도 태극마크를 달고 올림픽 금메달, WBC 준우승에 기여했다.
빼어난 실력만큼 팬서비스도 좋았고, 여러 기부와 선행으로 모범이 된 선수였다. 2013년 11월 삼성과 4년 60억원 FA 대박을 터뜨린 뒤 모교들을 찾아 1억7000만원을 기부했고, 매년 겨울마다 불우이웃을 위한 기부 활동으로 박수를 받았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자신이 소유 중인 건물 임대료를 낮추는 ‘착한 임대인 운동’에도 동참했다. 은퇴 후에도 아마추어 팀들을 찾아 재능 기부를 이어간 장원삼은 2022년부터 야구 예능 프로그램 ‘최강야구’에 출연하며 야구팬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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