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하고 싶다"...'토트넘 역대 최고 7번' 손흥민, 이번엔 마지막 퍼즐 채울까→"그에게 없는 건 트로피뿐"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4.08.19 20: 22

'캡틴' 손흥민(32)이 토트넘 홋스퍼 역사상 최고의 7번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그에게도 아직 손에 넣지 못한 마지막 퍼즐이 있었다.
영국 '기브 미 스포츠'는 17일(한국시간) "토트넘 7번은 공격적이고 대담하고, 흥미진진해야 하며 언제나 팬들을 자리에서 일어나게 할 수 있어야 한다. 수많은 토트넘 선수들이 그렇게 해왔다. 1960년대부터 현대까지 역대 최고 수준 선수들이 유명한 7번에 도전했다"라며 토트넘 7번을 달고 뛰었던 역대 최고의 9명을 뽑아 순위를 매겼다.
매체는 "어떤 클럽이든 몇몇 유니폼 등번호는 다른 번호보다 더 높은 명성을 지니고 있다. 그 중 하나가 7번 유니폼이다. 7번은 공격적이고 역동적이어야 하며 일반적으로 파이널 서드에 진입해 기회를 창출한다. 대부분의 윙어들은 어릴 적 등번호 7번을 꿈꾼다"라고 설명한 뒤 선정 기준으로 꾸준함, 공격 포인트, 수비수들에게 얼마나 악몽이었는지를 꼽았다.

1882년 창단 이후 수많은 선수들이 토트넘 7번으로 활약한 만큼 쟁쟁한 이름들이 여럿 있었다. 토트넘과 함께 FA컵 우승 유럽축구연맹(UEFA)컵 우승을 일궈낸 오스발도 아르딜레스와 폭발적인 속도를 자랑했던 애런 레넌, 토트넘 역사상 가장 위대한 미드필더로 꼽히는 글렌 호들 등이 명단에 올랐다.
대망의 1위는 바로 손흥민이었다. 기브 미 스포츠는 2015년부터 지금까지 토트넘의 7번을 책임지고 있는 손흥민을 역대 최고의 7번으로 선정했다.
매체는 "토트넘의 현 주장 손흥민이 역대 최고의 7번으로 꼽혔다. 그는 2015년 불과 2200만 파운드(약 386억 원)의 이적료로 토트넘에 도착했다.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렸지만, 결국 프리미어리그(PL) 최고 수준 윙어 중 한 명이 됐다"라며 "손흥민은 토트넘 역대 최다 득점 5위(162골)를 차지했고, 여러 차례 상을 거머쥐었다. 특히 2020년 푸스카스 상과 2021-2022시즌 PL 득점왕을 손에 넣었다"라고 높이 평가했다.
손흥민은 이견이 없는 토트넘 전설이다. 그는 데뷔 시즌이었던 2015-2016시즌엔 다소 아쉬움을 남겼지만, 이후로는 쭉 PL을 대표하는 공격수로 활약했다. 첫 시즌을 제외하면 무려 8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10골-10도움' 클럽에도 4차례나 가입했다.
손흥민의 가장 큰 무기는 빠른 발을 활용한 뒷공간 침투와 양발을 사용한 치명적인 마무리 능력. 최고 하이라이트는 역시 2021-2022시즌 득점왕이었다. 손흥민은 당시 리그에서만 23골 7도움을 터트리며 모하메드 살라와 함께 공동 득점왕에 올랐다. 아시아 선수가 유럽 5대리그 득점왕을 거머쥐는 새 역사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다만 유일한 옥에 티가 있었다. 바로 무관. 손흥민은 어느덧 토트넘에서만 9시즌을 보냈지만, 단 한 번도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지 못했다. 2018-2019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과 2020-2021 리그컵 결승전에서 모두 패했다. PL 최고 성적도 2위다.
기브 미 스포츠는 "손흥민에게 빠진 건 팀 트로피뿐이다. 그는 두 번의 결승전에서 패배했다. 토트넘 입단 이후 세계 정상급 클럽들이 손흥민을 영입하고 싶어 했지만, 그는 매 경기 유명한 등번호 7번을 달고 팀에 항상 충성을 다했다"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매체의 설명대로 손흥민은 데뷔 시즌을 제외하고는 언제나 토트넘 공격의 핵심이었다. 그는 해리 케인과 함께 팀 공격을 책임지며 전성기와 힘든 시기를 모두 함께했다. 토트넘 통산 성적은 408경기 162골 84도움. 이번 시즌에도 등번호 7번과 주장 완장을 차고 팀을 이끌 손흥민이다.
손흥민의 목표는 역시 우승이다. 그는 최근 자신은 트로피가 없기에 레전드가 아니라며 손사래를 치기도 했다. 우승 트로피가 마지막 퍼즐인 셈.
손흥민은 '멘 인 블레이저스'와 인터뷰에서 "내 마음속에는 한 가지 생각만 있다. 아주 쉽게 말할 수 있다. 우승하고 싶다.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싶다. 주장으로서 팀에 트로피를 가져오는 것이야 말로 성공이다. 아주아주 특별한 기분일 것이다. 우리 가족과 클럽, 동료들에게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승을 위해 무엇이든 하겠다. 난 지금 토트넘에서 나를 전설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난 무언가를 획득하고 싶다"라며 "모든 면에서 더 노력해야 한다. 난 리오넬 메시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처럼 완벽한 선수가 아니다. 더 발전할 수 있다"라고 각오를 불태웠다. 
물론 손흥민은 명실상부한 토트넘 레전드다. 그는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162골을 터트리면서 구단 역대 최다 득점 5위에 올라 있다. 12골만 더 넣으면 4위 마틴 치버스(174골)과도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지난 시즌 리그 17골을 몰아친 손흥민의 득점력을 고려하면 2024-2025시즌이 끝나기 전에 충분히 뛰어넘을 수 있다.
또한 손흥민은 지난 시즌 토트넘 통산 400경기 출전, PL 통산 300경기 출전이라는 금자탑까지 쌓았다. 토트넘의 142년 역사를 통틀어도 400경기 출전 기록을 쓴 선수는 손흥민을 포함해 단 14명뿐이다. 그중 비유럽 국적 선수는 손흥민 단 한 명밖에 없다.
손흥민은 고개를 저었지만, 모두가 그를 토트넘 전설로 인정하고 있다. '디 애슬레틱'은 트로피가 없어서 저평가받는다며 "손흥민은 의심할 여지 없이 토트넘 전설이다. 은퇴할 때 그의 업적은 분명히 PL 최고 수준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토트넘 팬 커뮤니티 '스퍼스 웹'도 "손흥민이 토트넘의 전설이라는 사실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는 대회에 참가하는 시간이 끝나면 PL 전설로 간주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토트넘 역사에 많은 발자취를 남긴 손흥민. 그가 더 위대한 전설로 남기 위해선 우승 트로피 단 하나만이 남았다. PL 우승은 너무나 어려운 만큼 UEFA 유로파리그나 FA컵, 리그컵 우승이 그나마 현실적이다. 과연 손흥민과 토트넘의 오랜 숙원이 이번 시즌 이뤄질 수 있을까.
한편 손흥민 다음으로는 아르딜레스가 '토트넘 최고의 7번' 2위에 올랐다. 그는 277경기를 뛰면서 20골 6도움을 기록했다. 기브 미 스포츠는 "토트넘 팬들에겐 아드딜레스를 묘사할 만큼 훌륭한 표현이 없다. 그 전설적인 미드필더는 놀라운 영향을 미쳤다. 세 번째 시즌엔 토트넘의 FA컵 우승을 도왔고, 경기장 밖에선 전설적인 결승곡 'Ossie's Dream'을 만들었다. 1990년대 중반엔 잠시 감독을 맡기도 했다"라고 전했다.
3위는 레넌이었다. 그는 2005년부터 2015년까지 토트넘에서 뛰었고, PL에서도 손꼽히는 빠른 발로 측면을 휘저었던 선수다. 매체는 "레넌은 커리어 내내 직선적인 달리기와 짜릿한 마지막 방향 전환으로 수많은 풀백들을 괴롭혔다. 그는 363경기에서 30골 76도움을 올렸다"라고 조명했다.
이어 매체는 "결코 골에 집중하지 않았던 선수에게는 경이로운 기록이다. 이는 그를 진정한 '7번'으로 만들었다. 세계 정상급 윙어들이 질주 대신 패스를 선택하는 오늘날 많은 이들이 레넌을 그리워하고 있다"라고 레넌의 활약상을 되돌아봤다.
'마술사'로 불렸던 호들은 6위를 차지했다. 그는 토트넘 첫 시즌에만 7번을 달았고, 보통 10번을 책임졌기에 높은 순위에 오르지 못했다. 토트넘의 전설적인 공격수 지미 그리브스도 짧은 기간만 등번호 7번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명단에 포함되지 못했다.
■ 기브 미 스포츠 선정 '토트넘 역대 최고의 7번' TOP 9
1. 손흥민(2015~)
2. 오스발도 아르딜레스(1978~1988)
3. 애런 레넌(2005~2015)
4. 대런 앤더튼(1992~2004)
5. 리키 빌라(1978~1983)
6. 글렌 호들(1975~1987)
7. 크리스 와들(1985~1989)
8. 테리 메드윈(1956~1963)
9. 테리 다이슨(1955~19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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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토트넘 홋스퍼 소셜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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