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5경기에서 20승을 거두며 승률 8할로 폭주하며 LA 다저스를 위협 중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날벼락이 날아들었다. 주전 유격수 김하성(29)의 어깨 부상에 비상이 걸렸다. 마이크 쉴트 감독도 충격을 받았는지 할 말을 잃었다.
김하성은 지난 1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원정경기에 8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장, 3회초 첫 타석에서 좌전 안타를 치고 나간 뒤 주루 플레이 도중 오른쪽 어깨를 다쳤다.
1사 1루 루이스 아라에즈 타석 때 4구째에 앞서 콜로라도 투수 브래들리 블레이락이 1루로 날카로운 견제구를 던졌다. 이에 1루로 슬라이딩을 들어간 김하성이 오른손을 쭉 내밀어 1루를 터치하는 과정에서 어깨 통증이 발생했다.
1루에 잠시 주저앉은 김하성이 통증을 호소하며 왼손으로 오른쪽 어깨를 부여잡았고, 스스로 교체 사인을 보내 덕아웃으로 향했다. 표정이 잔뜩 일그러진 김하성은 덕아웃 뒤로 가면서 헬멧을 던질 만큼 화가 난 모습이었다. 대주자로 타일러 웨이드가 투입됐다.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을 비롯해 현지 언론에 따르면 김하성은 오른쪽 어깨 결림 증세를 보였다. 20일 MRI(자기공명영상) 촬영을 통해 정확한 상태를 파악할 예정.
경기 후 김하성도 “지금 상태는 별로 좋지 않다. 모든 일이 너무 빠르게 일어났다”며 “지금으로선 어떤 상태이지 알 수 없다. 내일 MRI를 찍어봐야 얼마나 다쳤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낙관적으로 생각하고, 가능한 빨리 돌아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쉴트 샌디에이고 감독은 “이제 막 경기를 치른 상황이다. 김하성의 상태가 어떤지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이 문제를 언급하기엔 아직 이르다”며 “오늘 웨이드는 잘해줬다. 김하성의 상태를 보고 해결책을 찾아보겠다”고 밝혔다.
김하성의 상태가 어떤지 정확하게 나온 게 없기 때문에 쉴트 감독은 그의 대안을 언급하기 꺼려 했다. 그만큼 김하성이 팀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공백을 생각하기도 싫은 모습이다.
김하성은 올해 샌디에이고의 125경기 중 121경기를 뛰었다. 그 중 119경기를 유격수로 선발 출장하며 타율 2할3푼3리(403타수 94안타) 11홈런 47타점 60득점 58볼넷 77삼진 22도루 출루율 .330 장타율 .370 OPS .700을 기록 중이다.
유격수로서 1046⅔이닝을 소화하며 평균 대비 아웃카운트 처리 지표인 OAA(Outs Above Average) +4로 규정타석 유격수 38명 중 공동 10위로 상위권에 올라있다. 김하성이 빠지면 수비에서 샌디에이고의 센터 라인이 흔들릴 수 있다.
김하성이 빠지면 유틸리티 웨이드가 유격수 빈자리를 채울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72경기 타율 2할4푼1리(116타수 28안타) 무홈런 8타점 OPS .576으로 타격 생산력이 떨어지는 웨이드는 유격수 OAA가 -1로 수비가 약하다. 안 되면 지난해까지 유격수를 본 2루수 잰더 보가츠가 유격수로, 1루수 제이크 크로넨워스가 2루수로 들어가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김하성의 부상이 경미한 수준으로 끝나는 것이다. 2021년 메이저리그 데뷔 후 한 번도 부상자 명단에 오르지 않은 김하성은 KBO리그 시절부터 큰 부상 없이 강철 같은 내구성을 자랑했다.
지난해 5월26일 워싱턴 내셔널스전에서 자신의 파울 타구에 왼쪽 무릎을 맞아 교체됐지만 1경기만 쉬고 돌아왔다. 이어 6월8일 뉴욕 메츠전에선 주루사를 당한 뒤 홧김에 물통을 걷어차다 오른쪽 엄지발가락을 다쳤으나 역시 1경기만 쉬고 복귀했다. 7월31일 텍사스 레인저스전에서 홈 슬라이딩을 하다 상대 포수와 충돌로 오른쪽 어깨 통증을 느껴 교체됐지만 다음날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했다. 9월17~21일 시즌 막판 원인 모를 복통으로 4경기를 결장한 것이 가장 긴 공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