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들이 아깝다…전도연·염정아, 여성 서사의 ‘함정’ [Oh!쎈 초점]
OSEN 유수연 기자
발행 2024.08.22 23: 29

언니들의 이름이 아깝다. 연기력, 화제성 무엇 하나 빠짐 없는 전도연, 염정아 주연의 '여성 서사' 영화가 나란히 공개됐지만, 배우의 명성에는 아쉬운 성적을 보이고 있다.
지난 7일 개봉한 영화 '리볼버'(감독 오승욱, 제공배급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작 ㈜사나이픽처스, 공동제작: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스토리루프탑)는 모든 죄를 뒤집어쓰고 교도소에 들어갔던 전직 경찰 수영이 출소 후 오직 하나의 목적을 향해 직진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무엇보다 '리볼버'는 극 줄거리부터 여자 주인공 '수영'의 시선을 따라 흘러가는 만큼, '수영' 역을 맡은 전도연이 보여줄 무게감에 대한 기대가 상당했다. 거기에 '더 글로리'를 통해 '여x여 케미'의 맛집과 연기력을 입증한 임지연과 '무뢰한' 감독이 함께하며 전도연표 여성 누아르에 대한 기대의 시선이 모였다.

실제로 '리볼버'는 실로 전도연을 위한, 전도연에 의한 전지연의 '원톱'물이었다. 남성이 주가 되는 누아르와는 달리 여성 캐릭터를 향한 자극적이고 폭력적인 장면도 없었고, 주인공의 '사이드킥' 격인 임지연의 캐릭터는 물론, 주로 남자배우가 차지했던 빌런의 주축까지 전혜진이 맡아 완벽한 젠더 체인지 서사를 선보였다.
그러나 누아르답지 않은 '건전' 전개, 축축 처지는 호흡 등, 영상미와 전도연의 열연 외에는 허술한 전개와 난잡한 편집 구성 등이 아쉬움을 자아냈다. 그 결과 포털 사이트 네이버의 실관람객 평점은 10점 만점 중 평균 6.38점에 머물렀고, 실관람객 평가를 반영한 CGV 골든에그지수 또한 73%를 기록하고 말았다. 또한 개봉 10일 만에 ‘리볼버’는 14위로 박스오피스 차트 아웃을, 19일 기준 누적 관객 수는 약 24만 5천 명으로 흥행, 화제성 면에서 모두 실망스러운 성적을 거뒀다.
지난 9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크로스'의 주역 배우, 염정아 역시 이름값이 아쉽기는 마찬가지였다. ‘크로스’(제작 (주)사나이픽처스, (주)오브라크리에이티브,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는 아내에게 과거를 숨긴 채 베테랑 주부로 살아가는 전직 요원 강무(황정민 분)와 남편의 비밀을 오해한 강력범죄수사대 에이스 미선(염정아 분)이 거대한 사건에 함께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오락 액션 영화다. 
최근들어 예능 '언니네 산지직송' 등을 통한 호감 이미지는 물론, 디즈니+ 시리즈 '노 웨이 아웃'에서 보여준 파격적인 연기 변신을 보여준 염정아는 이번 '크로스'를 통해 전에 보여주지 않았던 액션 도전에 나섰다. 거기에 더해, 미디어 속에서 비춰지는 전통적인 부부상을 뒤엎은 '형사 아내' 염정아와 '내조하는 남편' 황정민의 '부부 케미'가 관전 포인트로 꼽혔다.
성적에서는 나름의 성과를 거뒀다. 지난 9일 공개 이후 3일 만에 450만 시청 수(시청 시간을 작품의 총 러닝 타임으로 나눈 값)를 기록, 글로벌 TOP 10 영화(비영어) 부문 1위에 등극했다. 또한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일본, 싱가포르, 홍콩, 대만, 인도네시아, 나이지리아, 케냐를 포함한 총 11개 국가에서 TOP 10 리스트에 올랐다.
하지만 캐릭터의 성별 반전 외, '크로스' 속의 신선함은 '전무'했다. 호불호를 자아내는 코미디 요소는 물론, 반전의 요소를 지니고 있는 악역의 존재부터 전개, 결말까지 뻔히 보이는 식상한 스토리까지. 아무리 염정아가 숏컷을 하고, 피를 흘리며 시종일관 굴러도 작중 내에서 카타르시스를 자아내기엔 작품 뒷심이 부족해 아쉬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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