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르라고 했는데 들이붙었다".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좌완 김진욱의 승부욕을 소개했다. KBO리그 최강타자로 발돋음한 김도영을 거르라고 했는데 승부를 했다는 것이다. 지시를 어겼다는 점에서 약간의 아쉬움이 배여있었지만 두둑한 배짱과 구위가 좋아졌다는 점도 반겼다.
김진욱은 지난 20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 선발등판해 3회까지 4피안타 1사구 3실점을 기록했다. 4회초 1-3으로 뒤진 가운데 롯데 공격도중 태풍 종다리의 영향으로 폭우가 내리며 노게임이 선언되어 등판기록이 삭제됐다.
1회 삼자범퇴 2회는 1피안타 무실점으로 안정감을 보였다. 그러나 1-0으로 앞선 3회말 1사후 김태군 사구, 박찬호 중전안타를 맞고 1,2루 위기에 몰렸다. 최원준을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했으나 김도영에게 좌전적시타를 맞고 동점을 허용했다.
그런데 김도영과의 승부에서 김태형 감독은 거르라는 사인을 냈는데 김진욱이 정면승부를 벌였다. 이어 소크라테스에게 좌중간을 빠지는 2루타를 맞고 1-3으로 역전을 당했다.
김 감독은 21일 광주경기에 앞서 취재진 브리핑에서 "자신감이 많이 생겼더라. 거르라고 했는데 그냥 들이붙었다. 파울날 때마다 한 10번은 이야기했을 것이다"며 웃었다.
동시에 "진욱이는 이제 (확실히) 좋아졌다. 어제도 147km, 148km, 149km까지 나오더라. 때릴때는 때리더라"며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이어 "어제 많이 안던졌으면 3일 쉬고 (24일 사직 삼성전)던지려고 했는데 일요일에 정상 로테이션으로 등판한다"고 말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