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M ‘액티언’…완성된 디자인, 내년 기약한 파워트레인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24.08.22 10: 00

 “사전예약 5만 8,085건에 본계약 1만 3,127건.”
모두가 놀란 수치였다. 사실 사전예약에는 약간의 이벤트 성격이 가미될 수 있다. 사전예약자들에게 특별한 혜택을 제시하면 숫자는 치솟는다. 아무런 금전적 부담이 없는 사전예약이라면 더욱 그러할 수 있다. 하지만 본계약은 다르다. 실제 구매 단계로 진입함을 의미한다. 
외부인들이 놀랄 정도였으니 KG 모빌리티(KGM) 내부인들의 감격은 오죽했을까?

지난 20일, 경기도 평택시 KGM 본사 디자인센터에서 열린 ‘액티언’ 출시 행사장은 KGM 식구들의 흥분된 기운으로 가득 차 있었다. 미디어 관계자들은 ‘액티언 출시’ 이벤트를 기대하고 왔지만 행사를 주최한 KGM은 ‘KGM Transformation Day’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액티언에서 얻은 자신감은 새 출발하는 회사의 발진하는 에너지원으로 사용되고 있었다.
화려한 수사(修辭)들이 총동원됐다. ‘아름다운 실용주의’ ‘스포츠 쿠페’ ‘실용적 창의성’ ‘트랜스포메이션’ 같은 말들이 높은 텐션 속에 난사됐다.
그러나 이 모든 수사들은 액티언의 디자인을 향한 찬사였다. KGM의 고질적인 숙제, 파워트레인은 그 해결 시점을 내년말로 늦춰 놓았다.
액티언의 디자인은 ‘본계약 1만 3,127건’이 말해주는 것처럼 매력적이었다.
무려 20년 전인 2005년, 세계 최초의 쿠페형 SUV(SUC, Sports Utility Coupe)로 탄생했지만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사라진 1세대 액티언, 그 1세대의 한을 시원하게 풀어줄 디자인 완성도가 2세대 액티언에 실현됐다. 
준중형 SUV 토레스와 플랫폼을 공유하지만 제원은 사뭇 다르다. 액티언은 토레스보다 전장과 전폭이 길어지고 전고는 낮아졌다. 낮고 긴 쿠페형 실루엣이 탄생한 배경이다. 두 차종이 플랫폼을 공유했다는 흔적은 동일한 수치의 휠베이스(2680mm)에만 남아 있다.
2세대 액티언은 긴 차체에 낮은 루프, 중형 SUV보다 넓은 차폭으로 안정감 있고 와이드한 자세를 갖출 수 있었다.
전면부는 강인함이 느껴지는 후드와 건곤감리 패턴의 LED 주간주행등(DRL)이 인상적이다. 후드의 굵은 캐릭터 라인과 입체적인 볼륨감은 강렬한 인상을 주며, 라디에이터를 둘러싼 프런트 범퍼의 기하학적인 사이드 라인이 대담하게 배치됐다. 4등식 프로젝션의 Full LED 헤드램프는 사선의 입체감과 수직 음각의 조화로 역동적 스타일을 연출한다. 
측면부는 익스텐션 플로팅 루프 라인으로 다이내믹한 이미지를 부각한다. 날카로운 직선 캐릭터 라인과 부드러운 곡선의 바디컬러 휠 아치 가니시는 웅장하다. 필러와 DLO 라인 전체에는 블랙 컬러를 선택해 날렵한 이미지를 배가했다. 여기에 인피니티 사선 패턴의 20인치 다이아몬드 커팅휠로 역동성을 더했다.
후면부는 직선과 수직의 조화로 와이드한 볼륨감을 강조한다. 일체형 스키드 플레이트 범퍼의 디자인은 후면부에 안정감을 주며, 핀테일 에어로 스포일러는 날렵하면서도 유니크한 조형미를 더한다.
여기까지는 차를 타 보지 않아도 누구나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훌륭한 디자인 완성도다.
차가 움직이자마자 단번에 다가오는 대목이 있다. 뛰어난 정숙성이다.
KGM이 소음 및 진동을 최소화하는 ‘최적의 NVH 설계’를 했다고 자랑했는데, 과연 거짓이 아니었다. 실내는 정숙했고 그 덕에 조용한 공간이 주는 안락함이 가득하다. 
KGM은 소음 발생 부위에는 사운드 인슐레이터를 보강하고 터널 아우터 흡차음재를 추가해 엔진 노이즈 유입을 최소화했다. 바디 연결 각 부위에는 구조용 접착제를 사용했고, 광폭 실러와 멜팅 타입 홀 플러그를 사용해 강성을 증대했다.
A∙B∙C 필러에는 발포 패드 흡음재를 사용해 공명음 발생을 최소화했고, 노면과 바람, 우천 시 소음도 효과적으로 흡수할 수 있도록 차체 하부와 루프에 댐핑시트와 흡음재를 넣었다. 1열 차문에는 이중 접합 솔라 컨트롤 차음 글래스를 끼웠다.
과하다 싶을 정도의 선택도 있다. 흡음형 미쉐린 타이어다. 이 타이어는 고속 주행에서도 노면 소음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재주가 있다.
그런데 이 같은 공격적인 선택의 빛을 바래게 하는 요소가 있었다. 파워트레인이다.
2세대 액티언은 1.5ℓ 터보 가솔린 엔진(e-XGDi150T)과 3세대 아이신 6단 자동변속기를 매칭했다.
이 GDI 엔진은 최대토크 28.6kg·m, 최고출력 170마력을 낸다. 토레스에서도 지적된 답답함은 액티언에서도 그대로다. 더구나 액티언은 토레스보다 차체가 길고 공차중량도 더 나간다. 시원한 가속 성능을 기대하기에는 토크와 출력이 너무 약하고, 너무 오래된 아이신 6단 변속기는 이젠 저속에서 변속 느낌이 불편해졌다. 
KGM은 이 엔진이 저공해 3종 자동차 인증을 받아 공영∙공항∙지하철 환승 주차장 이용료 50~80%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자랑하지만 이는 역동성을 포기한 대가다.
파워트레인을 시원스레 바꾸지 못한 KGM은 대신 '가상의 소리'를 선물했다. 액티언에 액티브 배기 사운드 기능을 넣었다. 차량 외부로 고배기량 차량의 강렬한 가상 배기 사운드를 송출해 운전자의 감성을 보완했다. 
하긴, 2세대 액티언을 도심형 SUV라고 했기 때문에 ‘역동성’은 필수조건은 아닐 수도 있다. 저공해 3종 자동차 답게 연비는 복합 11km/ℓ이다. 도심 및 고속 연비는 각각 10km/ℓ와 12.5km/ℓ(2WD 기준)다.
도심형 SUV라 했지만 선택사용으로 4륜구동을 버리지는 못했다. KGM은 “SUV 전문기업의 누적된 기술 경험으로 만들어진 4륜구동 시스템”을 액티언에 넣었다고 했다. 액티언의 AWD 시스템은 일반적인 환경에서 전륜구동(FF)으로 효율성 높은 운행을 하고 주행 환경에 따라 후륜에 구동력을 배분(AWD)한다고 했다.
액티언의 4륜구동 시스템에는 Lock 모드 기능도 있다. 이 모드는 Auto 모드 대비 토크 전달량을 증대해 험로 탈출 시 구동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차속 40km/h 이상에서는 Auto 모드로 자동 전환되고 40km/h 이하에서는 다시 Lock 모드로 복귀한다.
‘최적의 NVH 설계’를 무색하게 하는 요소도 있다. 사운드 시스템이다. KGM은 차량의 상품성을 설명하면서 사운드 시스템은 아예 언급을 하지 않았다. 차량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게 분명한 사양이긴 하다. 이 또한 차기에 기대할 대목으로 돌려야겠다.
안전과 관련된 사양들을 아낌없이 투입한 점은 칭찬할 만하다. 최첨단 반자율 주행 보조 시스템인 인텔리전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IACC)과 첨단 주행 안전 보조 시스템 딥컨트롤(Deep Control)이 채택됐으니, 이름도 복잡한 다양한 안전사양들이 딥컨트롤을 뒤따르고 있다.
2세대 액티언의 파워트레인은 여전히 답답했지만 다행인 점도 있다. 내년말 하이브리드 버전 출시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액티언 하이브리드도 1.5ℓ 터보 가솔린 엔진(e-XGDi150T)을 사용할 공산이 크다. 하지만 하이브리드는 기본적으로 토크 높은 모터의 지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해묵은 숙제를 한 방에 해결해 줄 수 있다. 
2세대 액티언의 가격은 S7 트림 3,395만 원, S9 트림 3,659만 원이다. /100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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