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유재명이 '행복의 나라' 비하인드를 전했다.
22일 방송된 SBS 파워FM '김영철의 파워FM'(이하 '철파엠')에는 영화 '행복의 나라' 주연 배우 유재명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유재명은 '행복의 나라'에 대해 "'광해, 왕이된 남자' 추창민 감독 연출이다. 1979년 10월 26일 상관 명령에 의해 대통령 암살사건에 연루된 박태주의 변호를 맡으며 대한민국 최악의 정치재판에 뛰어든 정인후의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이어 자신이 맡은 전상두에 대해서는 "실존인물인 전두환을 모티브로 했다. 극중 합동수사단장으로 신군부 세력이다. 권력을 이용해 야욕을 실현하기 위해 재판을 주도하고 합법적이지 않은, 인권을 짓누르는 그 시대 정치세력을 상징하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전상두 캐릭터의 M자머리를 위해 실제로 헤어라인을 밀었다는 그는 "굳이 이렇게까지 했어야했나 후회 했냐"는 질문에 "배우들마다 성향이 다를거다. 저는 제 몸에 무슨짓하는걸 그렇게 어려워하지 않는다. 작품에 필요하다면 살 찌거나 빼거나 다 한다. 머리를 뽑은건 아니다. 면도를 한거니까. 라인을 잘 만들어서 분장팀하고 3cm정도 면도하고 매일 스킨을 입혀서 자연스럽게 만드는 노력을 했다"며 "분장팀하고 제작팀이 가발이나 특수효과 얘기하다가 단순하지만 제일 잘 어울리는게 그게 아닐까 하는 얘기가 나온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진짜 야비하게 나오더라"라는 청취자에 "감사하다. 야비하단 말이 이렇게 반가울줄 몰랐다"며 "악역의 재미가 이런데 있다"고 기뻐했다. 이어 "동료배우끼리도 악역을 할때 인사하면 인사하면서 무서워하는 느낌을 줄 때가 있다. 그럼 '내가 잘했구나' 그런게 있다"고 뿌듯함을 전했다.
극중 캐릭터를 위한 노력을 묻자 유재명은 "실존 인물이면 영상이나 자료조사를 하는편이다. 만들어진 인물은 상상을 많이 한다. 그분이 올때까지 걸으며 생각하고 대화 나누다가 어떤 느낌이 스쳐지나갈때 있다. 그걸 포착해서 접목하는 편"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전상두 캐릭터에 대해서는 "실존 인물이고 베일속에 가려져있는. 밀실에서 재판을 좌지우지하는 검은 아우라를 풍겨야한다. 대사라거나 신들이 많다면 마음껏 표현할수 있지만 절제된 신들이 많다. 막연했다. 표정, 자세, 아주 작은 디테일. 눈의 각도 이런걸 찾으려고 했다"고 어려웠던 점을 털어놨다. 그러면서 주목할 점에 대해 묻자 "속을 알수없는 사람. 입은 웃고있지만 눈은 뜨겁고 차가운 이중적 모습. 겉으론 예의있는 척 알겠다고 하지만 가슴속에는 반항의 느낌 품는 모습"이라고 짚었다.
유재명은 자신의 연기에 점수를 매긴다면 "부끄럽지만 그래도 최선 다했기때문에 10점중 8점 정도 줄수있을것 같다"고 말했다. 한 장면을 여러 버전으로 촬영하기도 했다는 그는 "감독님께서도 나중에 어떤 경우가 생길지 모르지만 저 배우에게 더 나올수있는 부분 있을거다. 오케이 됐지만 이후 이 배우의 알수없는게 나올수있다는 전제로 작업하는 편이다. 저도 이게 맞다고 확신을 못내리겠다. 그래서 또다른버전 조금더 라이트하거나 딥한버전으로 시도하고 환경이 허락하는 한 노력하는 편이다. 시간이 지난 후에 그땐 그게 좋았지만 나중엔 이게 나을수 있다는 판단이 생길수 있는 여지가 생기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행복의 나라는 어떤나라냐"는 질문에 유재명은 "저희 작품때문에 행복의 날, 행복이 뭔지 다시 묻는 시간이 생긴것 같다"며 "작은 말한마디, 자신이 가진 마음을 주고받을수있는 기본적인 관계가 있는 사람. 힘들고 외로울때 누군가에게 위로 받을수있고 나도 그런사람이 될수있는 기본적 인간관계가 마련된 상태가 행복한때 아닌가. 원초적인 것 같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지금 행복하냐"고 묻자 "네 행복하다"며 "배우는 영화 공개되고 관객 만나지 않으면 아무 존재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촬영현장의 분위기도 전했다. 유재명은 "이선균, 조정석, 유재명 삼총사였다. 너무 즐거웠고 현장이 행복의 나라였다. 매순간 하하호호 낄낄거리고 장난치고 마치면 반주나누면서 인생 얘기, 영화 얘기, 가족 얘기를 나눴다. 추억 많다"며 "즐거웠고 행복한 기억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갖고싶은 수식어에 대해 "특별한 수식어 없다. 굳이 말씀드리면 수식어 없는 배우 되고싶다. 악역을 많이 해서 악역 잘하는배우 이런거 말고 주어진 작품에 따라 변화하면서 새로운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며 "이미지가 국한되는거 싫고 착한역 하면 착한사람, 악역하면 악역으로 살듯이 그렇게 되고싶다"고 털어놨다.
'응답하라 1988' 동룡 아버지, '비밀의 숲' 이창준 검사, '이태원 클라쓰' 장대희가 "10년 작업의 중간중간 중요한 포인트"라고 밝힌 그는 "또 하고 싶은 캐릭터"를 묻자 "이창준 검사를 다시 할수있을까 싶을 정도로 그때는 뭐에 쓰여서 그사람으로 살았다 나온 것 같다. 다시하라면 잘 못할 것 같다. 그때라 가능했고 지금은 다시하라면 엄두 안날것 같다. 어렵고 좋은 작품이었다"고 전했다.
실제로는 코믹 연기를 좋아한다는 그는 "일상은 노잼인데 연기는 편하고 즐겁고, 연극 전공도 그런 쪽이었다. 개인적으로 사람을 즐겁게해주는 영철씨 이런분을 좋아하고 예능 좋아하고 많이 본다. 그런 재주가 없어서 안할 뿐이지 예능하는 분 보면 대단하신분들 같다. 사람 웃긴다는게 보통일 아니다. 저는 잘 못한다"고 부러워 했다.
그는 "몰입했다가 금방 평정심 돌아오는편이냐"는 질문에 "전 금방 돌아온다. 연극 많이 했다. 연극을 1년에 7, 8편 하다보니 빨리 빠져나오는 노하우가 된것같다"며 "(빨리 빠져나오지 못하는 배우도) 이해가 된다. 전 누가 불러주시면 너무 감사해서 어릴때부터 그 작품 해버리고 이런걸 오래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빠지는 저만의 방법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유명세를 실감하냐는 질문에 유재명은 "인기 좀 생기고 나서 너무 알아봐서 불편했는데 그때 막 다녀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어제도 일정때문에 SBS올때 차막혀서 버스 탔다. 신의 한수였던게 저는 저일뿐이고 누가 알아보면 감사하다 하고 가는거고. 불편함도 감사한일 같다. 알아봐주시면 알아봐주신대로 못알아봐주시면 못알아뵈주신대로 막 다니고 있다. 사진 찍자 하면 찍어드린다. '저사람 맞나?' 하고 의아해 하시는 것 같더라"라고 소신을 밝혔다.
평소 운동을 잘 하지 않는다는 유재명은 "운동하다가 내려놓고 '이거 왜하고있지?' 한다"며 "수트 입는 신을 만나면 신경 많이 쓰인다. 몸이 많이 불었다. 이창준 검사때는 관리했고. 그때로 돌아갈수 없다. 지금이 좋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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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SBS 파워F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