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메이크 하려거든 고개 들어 '유어 아너'를 보라 [Oh!쎈 레터]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24.08.26 15: 20

지니 TV 오리지널 드라마 ‘유어 아너’의 기세가 무섭다. 플랫폼 한계를 뛰어넘은 웰메이드 리메이크 K드라마로 방송 2주 만에 입소문을 타고 있다. 
‘유어 아너’는 아들의 살인을 은폐하는 판사 VS 아들의 살인범을 쫓는 무자비한 권력자. 자식을 위해 괴물이 되기로 한 두 아버지의 부성 본능 대치극이다. 손현주가 판사 송판호 역을, 김명민이 원우 그룹 김강헌 회장 역을 맡아 카리스마 연기 시너지를 뿜언내고 있다. 
첫 방송 전부터 손현주와 김명민의 만남은 많은 드라마 팬들의 기대를 모았다. 두 사람 다 ‘연기의 신’, ‘연기본좌’, ‘믿고 보는 배우’ 수식어를 가진 명품 배우이기 때문. 지상파나 종편 및 케이블 드라마가 아닌데도 ‘유어 아너’는 오로지 배우들의 이름만으로 엄청난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뚜껑 열린 ‘유어 아너’는 기대 이상이었다. 손현주는 아들 송호영(김도훈 분)이 뺑소니 교통사고를 내 김강헌의 둘째 아들 김상현(예찬 분)이 죽자 삐뚤어진 부성애로 사건을 조작하기 시작했다. 사회적으로 존경 받는 정의로운 판사에서 끝내 범죄자로 전락하는 인물의 처절한 몸부림을 소름 돋는 연기력으로 소화해냈다. 
김명민의 카리스마도 만만치 않다. 김명민은 자신이 가진 권력으로 아들의 죽음을 추적하는 무서운 카리스마로 시청자들의 오감을 짜릿하게 만들고 있다. 긴 대사는 필요없다. 그저 이글거리는 눈빛과 표정만으로도 살해된 아들의 진실을 밝히려는 복수심 가득한 부성애를 제대로 표현했다. 
‘유어아너’의 원작인 이스라엘 드라마 'Kvodo’는 미국을 비롯해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등 총 9개국에서 리메이크된 웰메이드 명품 수작이다. ‘유어 아너’는 명예와 인간적인 본능 사이의 딜레마에 빠진 두 아버지의 대치, 하나의 사건으로 비롯된 각 캐릭터마다의 심도깊은 감정선을 촘촘하면서도 속도감 있게 그려내 호평을 얻고 있다.
연출을 맡은 유종선 감독은 “원작은 이스라엘의 어떤 민족적 구성을 배경으로 사건이 벌어지고, 리메이크인 미국 드라마의 경우도 미국의 사회적 배경을 바탕으로 제작되었다”고 밝혔다. 김재환 작가는 “중대한 사건 이후 벌어지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중점을 맞췄다. 사회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사람의 이야기라는 것이 가장 큰 차이”라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표민수 크리에이터는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좀 더 풍부하게 올리려고 했다. 한쪽에는 판사, 한쪽에는 어떤 그룹을 거느리고 있는 수장으로서 가족들을 보호하는 이야기. 그리고 내 가족들을 위해서 나는 어떻게 무엇을 하고 있는가에 대한 이야기. 거기에 책임을 지고 있는가”라며 한국판 '유어 아너'만의 차별점을 짚었다.
그야말로 믿고 보는 K-패치의 좋은 예다. 한국만의 감성을 담아 다시 태어난 만큼 보는 이들에게 더욱 진하게 와닿는 스토리텔링으로 대한민국 안방을 사로잡고 있다. 지난 12일 첫 방송 이후 4회 만에 폭발적인 입소문을 타며 뜨겁게 화제를 모으고 있는 이유가 여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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