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감한 형사들3’에서 70대 할머니를 살해한 30대 여성에 대한 수사 과정이 공개되었다.
8월 23일 방송된 티캐스트 E채널 ‘용감한 형사들 시즌3’(연출 이지선) 50회에 이상봉 형사가 출연해 70대 할머니 살인사건의 전말을 밝혔다.
할아버지의 다급한 신고 전화로 사건이 접수되었다. “제 아내가 칼에 찔린 것 같아요. 빨리 집으로 좀 와주시겠어요”라는 말에 경찰이 출동했고, 범행이 일어난 장소는 수원의 오래된 아파트 16층이었다. 엘리베이터에서부터 온통 피 투성이로 범행 현장은 아수라장이었다.
이미 사망한 상태로 발견된 70대 할머니는 현관 신발장쪽에 엎드러 쓰러진 채로 있었다. 사건이 발생하기 불과 30분전까지만 해도 할아버지와 노인정에 함께 있었다고 전해, 안타까움을 전했다.
집안에 남은 족적을 파악해보니, 범인은 여성이거나 작고 왜소한 체격의 남성일 것으로 파악되었다. 범인이 계단을 통해 16층으로 도달했다고 파악한 경찰은 계단 손잡이의 지문감식을 의뢰했다.
한편, 할아버지는 할머니가 원한을 살 만한 행동을 하지 않았을 거라고 얘기했으나, 세입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다른 말이 나왔다. 돈에 매우 예민하고, 월세가 밀리면 쫓아내기까지 했다고 전했다.
국과수 시신 감식 결과, 피해자의 몸에 남은 자창이 깊이가 얕은 걸로 봐서 범인이 여성일 가능성이 높았다. 14층 창틀 아래에서 발견된 쪽지문을 토대로 용의자를 추적해갔고, 쪽지문의 주인은 경기도 오산에 거주하는 30대 여성 최씨였다. 경찰은 최씨의 집으로 가 초인종만 눌렀는데도, 범인이라는 예감이 확 끼쳤다고 전했다.
여성은 왜소하고 마른 체형이었고, 오른손을 다쳐 있었다. 경찰이 대뜸 “왜 왔는지 알죠?”라고 물으니 여성은 아무 말도 안하고 고개를 푹 떨궜다. "할머니 돌아가셨다"는 말에 최씨는 체념한 듯 떼려 했으나 초등학생 아들의 하교로, 태도가 돌변하여 혐의를 부인했다.
경찰은 집안에서 단서가 될 만한 것들을 찾았다. 작은 방에 건강 식품들이 가득 쌓여 있었고, 최씨는 전에 다단계로 팔다 남은 제품들이라고 말했다. 지금은 사무실이 망해서 집을 돌아다니며 물건을 팔기도 한다고 전했다.
혹시 할머니 집에도 건강 식품을 팔러 간 적이 있냐고 물었더니, 최씨는 수긍했다. 아파트 두 동 중에서 할머니가 사는 라인만 빼놓고 다 갔었다고 대답했고 경찰은 이미 현장에서 쪽지문을 발견한 터라 여성이 범인이라 확신하고 경찰서로 데려갔다.
조사 과정에서 최씨가 할머니 상가의 전 세입자였던 정황이 밝혀졌다. 경찰은 최씨가 세입자였다는 걸 아는 사실을 숨긴 채로 최씨에게 피해자 사진을 보여주었다. 모르는 사람이라고 말하는 여성에게 경찰은 “건물주를 몰라보냐”고 말했다. 사진이 다르게 나와서 못알아봤다는 최씨에게 경찰이 “당신 지문이 나왔다”며 결정적인 증거를 제시했다.
이에 최씨는 10분간 가만히 눈물을 흘렸다. 경찰은 쐐기를 박기 위해 사람 형태를 그려 여성에게 내밀었다. “여기에 어디를 찔렀는지 직접 그려봐라”라고 말하자, 최씨는 머뭇거리면서 종이에 표시를 했다. 피해자 자창과 유사한 쪽에 표시를 하는 것을 보고 경찰은 이를 신문 조서에 포함시켜 정식 조서를 받아냈고, 최씨를 체포했다./chaeyoon1@osen.co.kr
[사진] ‘용감한 형사들’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