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연패 수렁에서 간신히 헤쳐나온 NC 다이노스는 여전히 5강의 희망을 갖고 있다. 희미하지만 완전히 경쟁에서 뒤쳐졌다고 보기 힘들다. 이런 상황에서 토종 에이스를 조기에 시즌 아웃 시키는 결단을 내리기 직전이다.
NC 신민혁은 24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프로야구 정규시즌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4피안타 1볼넷 1사구 4탈삼진 1실점, 퀄리티스타트 피칭을 펼쳤다. 시즌 9번째 퀄리티스타트. 하지만 팀 타선의 침묵으로 시즌 9패(7승)째를 당했다.
어쩌면 신민혁의 올 시즌 마지막 등판이 될 수 있었던 경기. 경기 전 강인권 감독은 신민혁의 조기 시즌 아웃 가능성을 언급했다. 팔꿈치에 뼛조각이 돌아다니고 있었고 이따금씩 통증이 찾아왔다. 주사 치료로 충분히 경기는 소화할 수 있지만 뼛조각이 통증을 유발하는 경우, 휴식이 필요했다. 그렇게 신민혁은 지난 7월 말 열흘 가량 휴식과 재정비를 취하고 돌아왔다.
무엇보다 패스트볼 승부가 힘들었다. 체인지업과 커터 등의 완급조절과 커맨드로 타자를 요리하지만, 패스트볼의 힘과 구속이 어느정도 뒷받침 되어야 한다. 하지만 신민혁은 강한 공을 뿌리지 못하며 느린공과 더 느린공으로 승부를 봐야 했다. 컨디션이 안 좋을 경우 커맨드가 몰리면서 신민혁을 곤란하게 만들었고 느린 구속은 먹잇감이 됐다.
강인권 감독은 “큰 이슈가 없으면 오늘이 신민혁의 마지막 투구가 될 것 같다”라면서 “ 본인은 올 시즌 목표한 게 있기 때문에 그것을 이루고 싶은 마음이 강하다. 하지만 올해 더 이상 던지는 것은 무리일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선수의 (시즌 완주)의사는 강하다. 그러나 조치를 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 주변에서 뭐라고 한다고 해도 정확한 메시지를 주지는 못하는 것 같아서 결정은 제가 해주는 게 맞는 것 같다”라면서 “수술은 무조건 해야 하는 상황이다”라고 강조했다.
강인권 감독이 말했듯이 시즌이 끝나면 수술 계획이 잡혀 있었다. 정규시즌 종료 이후 수술을 받아도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의 통상적인 재활 기간을 감안하면 내년 스프링캠프와 정규시즌 개막전 준비도 문제 없이 할 수 있다.
당장 5강 경쟁도 끝나지 않았다. 희미하지만 산술적인 가능성이 남아있다. 그리고 8월 들어서 4경기에 승리는 없지만 평균자책점 2.35(23이닝 6자책점)으로 호투를 이어가고 있다. 4경기 중 3경기에서 퀄리스타트를 달성했다. 신민혁이 빠지게 될 경우 선발진을 발굴해야 한다. 신영우 임상현 목지훈 등 젊은 선수들은 가능성만 확인했을 뿐이다.
하지만 NC는 신민혁의 위험인자를 빠르게 제거하려는 복안이다. 신민혁이 항상 말해왔던 규정이닝 소화는 당장의 성취감에 휩싸일 수 있지만 혹시 모를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NC 구단과 강인권 감독은 리스크를 없애기 위해 빠르게 수술에 대한 결정을 내린 것일 수도 있다. 8월 말에서 9월 초 사이에 수술을 받게 되면 재활 속도를 여유있게 잡고 내년에 복귀할 수 있다.
강인권 감독은 이날 경기 후 신민혁과 따로 면담을 한다고 했지만 구단의 결정이 달라질 가능성은 희박하다. 2025년 건강한 신민혁을 NC는 더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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