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사연이 많은 투수 이상규가 전날 2이닝 무실점 호투로 김경문 감독의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한화 김경문 감독은 2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두산과의 시즌 15차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이상규의 전날 호투를 언급하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김 감독은 “스토리가 있고 2군에서 고생한 선수가 잘하면 굉장히 반갑다. 2군에서 열심히 하는 선수들에게 메시지가 전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라며 “난 그렇게 노력하는 선수들이 잘했으면 좋겠다. 또 그런 선수들에게 기회를 더 줄 것이다. 그럼 한화가 더욱 단단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규는 전날 잠실 두산전에 구원 등판해 2이닝 무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 21구 역투를 펼치며 승리투수가 됐다. 팀의 7-6 역전승을 이끈 값진 구원승이었다.
이상규는 6-6으로 팽팽히 맞선 9회말 무사 1루에서 황준서에 이어 팀의 8번째 투수로 마운드를 밟았다. 투수 교체는 적중했다. 대타 김재호의 희생번트에 이어 양의지를 자동고의4구로 거른 가운데 양석환을 포수 파울플라이, 김태근을 3루수 땅볼로 잡고 연장 승부를 알렸다.
한화는 10회초 1루수 양석환의 포구 실책으로 맞이한 1사 2루 찬스에서 김태연이 1타점 우전 적시타를 날리며 7-6 리드를 잡았다. 마운드는 이미 박상원, 이민우, 한승혁, 김서현, 주현상 등 필승조를 소진한 상태였고, 김경문 감독과 양상문 투수코치는 10회말 또한 이상규에게 맡기는 결단을 내렸다.
한때 LG 마무리를 맡았던 경험이 도움이 됐을까. 이상규는 선두타자 강승호와 전민재를 연달아 삼진 처리한 뒤 서예일을 포수 파울플라이로 잡고 길었던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이상규는 포수 최재훈이 뒤쪽 그물 앞에서 타구를 잡고 경기를 끝내자 두 팔을 들어 올린 뒤 포효하며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LG 시절이었던 2020년 5월 24일 잠실 KT 위즈전 이후 무려 1553일 만에 맛본 값진 승리였다.
김 감독은 “이상규는 나보다 양상문 코치가 더 잘 안다. 같은 팀에 있었는데 그 동안 자기가 갖고 있는 공을 다 못 끌어냈다고 하더라. 야구 선수들을 보면 자기 기량을 충분히 발휘 못하는 경우가 많다”라며 “그런 면에서 봤을 때 어제 이상규의 투구는 우리 팀에 상당히 큰 플러스가 될 거 같다. 앞으로 더 믿고 중용할 것이다”라고 이상규를 향한 신뢰를 드러냈다.
한편 한화는 두산 선발 조던 발라조빅을 맞아 황영묵(2루수)-요나단 페라자(지명타자)-장진혁(중견수)-노시환(3루수)-김태연(우익수)-김인환(1루수)-이도윤(유격수)-이재원(포수)-이진영(좌익수) 순의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선발투수는 에이스 류현진이다.
김 감독은 이진영의 선발 출전에 대해 “작년에 보니 주전으로 뛰었던 선수더라. 그러나 올해는 2군에 있어서 잘 못 봤다”라며 “좋은 투수를 상대로 어떻게 경기하는지 지켜보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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