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승카드 공백을 어떻게 메울까?
KIA 타이거즈가 정규리그 우승을 앞두고 에이스를 잃는 초대형 비상상황을 맞이했다. 제임스 네일은 지난 24일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데이비슨의 강습타구를 얼굴에 맞고 턱관절 판정을 받았다. 25일 서울아산병원에서 3시간에 걸친 수술을 끝에 턱뼈를 고정시키는 수술을 받았다. 정확한 복귀시기는 수술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
일단 정규시즌을 조기에 마감했다. 당장 선두수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5.5경기차 1위를 달리고 있다. 남은 23경기에서 1위를 지켜내야 한다. 가장 승률확률이 높은 카드를 잃었다. 최근 3경기에서 16이닝 무실점 행진을 펼쳤다. 후반기 초반까지 잠시 주춤했으나 막강한 구위를 되찾아 가을에이스로 기대가 높았다.
남은 일정을 감안하면 5~6번 정도 등판할 예정이었다. 대체불가의 에이스 자리를 메우는 일이 중요해졌다. 일단 부상대체 투수 영입 가능성이 있다. 서두른다면 영입발표후 마운드에 오를때까지는 취업비자 취득 등 행정절차에 1주일 정도 소요된다. 최소한 4경기 정도는 이닝을 막아줄 수 있다.
그때마다 불펜으로 막을 수는 없다. 현재 필승조들은 우승을 위해 막판 스퍼트를 내고 있다. 무실점의 막강한 구위를 과시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많이 지쳐 있다. 든든한 필승조 투수 장현식이 내복사근 염좌로 엔트리에 빠졌다. 황동하, 김도현, 라우어까지 기존 선발들도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불펜진들이 메워주고 있는데 평균 5~6이닝 정도 무실점으로 막아주는 네일의 빈자리까지 채우려면 과부하가 걸린다. 새 선발이 필요하다.
그나마 9월1일부터 확대엔트리가 되면서 5명의 선수들을 보강할 수 있다. 투수쪽 가용자원을 최대한 끌어모을 전망이다. 일단은 임기영이 선발 대안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4~5이닝을 막을 수 있는 선발경험이 풍부하다. 올해는 다소 주춤했지만 최근 볼의 무브먼트가 좋아지고 있다. 예전의 날카로운 구위를 보여준다면 그대로 선발업무를 지속할 수 있다. KIA에게는 임기영의 활약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주축투수로 책임감을 느끼고 있어 제몫을 할 것이라는 기대도 높다.
KIA는 5.5경기 차를 거의 소진하더라도 버티는 전력으로 남은 시즌을 꾸려갈 수 밖에 없다. 산술적으로 불리하지는 않다. 23경기에서 반타작에 못미치는 11승12패를 한다면 2위 삼성은 17승5패, 승률 7할7푼2리를 따내야 한다. 3위 LG는 20승4패, 8할3푼3리를 거두어야 역전 우승을 할 수 있다. 삼성과 남은 4경기가 중요하지만 최대한 이기는 경기에 선택과 집중을 할 수 밖에 없다.
한국시리즈에 선착하더라도 고민은 커진다. 네일의 출전여부가 중요하다. 포스트시즌 일정상 대략 10월20일 정도에 한국시리즈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네일에게는 약 8주(56일)의 시간이 주어졌다. 그 기간내에 완치를 하고 100% 볼까지 던질 수 있는 몸을 만들 것인지가 관건이다. 턱이 완전히 나을때까지 사실상 훈련하기는 어렵다.
네일은 수술직후 자신의 SNS를 통해 “저에게 많은 걱정과 기도를 해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하나님께서 어제 밤 동안 절 잘 보살펴 주셨습니다. 수술은 잘 끝났고 이제는 회복하는데 집중하고 있습니다”라고 소식을 알렸다. 일단 치료가 우선이다. 팬들도 안타까움과 함께 쾌유를 응원하고 있다.
사령탑 이범호 감독의 고민도 깊어질 수 밖에 없다. 갑작스러운 외인에이스의 이탈을 100% 막을 방법은 없다. "네일의 수술이 잘 됐는지가 먼저였다. 월요일 하루 쉬면서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우승을 코 앞에 두고 최대 위기에 몰린 이범호 감독과 KIA 구단이 어떤 해법을 내놓을 것인지 눈길이 쏠리고 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