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양키스 ‘캡틴’ 애런 저지(32)의 방망이가 멈추지 않고 있다. 최근 6경기에서 홈런 7개를 몰아치며 50홈런을 돌파했다. 무려 63홈런 페이스로 자신의 아메리칸리그(AL) 최다 62홈런을 2년 만에 경신할 기세다.
저지는 2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브롱스 양키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24 메이저리그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홈경기에 3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장, 시즌 50~51호 멀티 홈런을 폭발하며 4타수 2안타 3타점 1볼넷으로 양키스의 10-3 승리를 이끌었다.
1회말 첫 타석부터 터졌다. 1사 1루에서 콜로라도 좌완 선발 오스틴 곰버의 4구째 바깥쪽 낮은 체인지업을 밀어쳐 중앙 담장을 넘겼다. 타구 속도 시속 106.7마일(171.7km), 비거리 431피트(131.4m), 발사각 27도로 측정된 역전 투런포였다.
시즌 50호 홈런. 2017년 52개, 2022년 62개에 이어 개인 통산 3번째 50홈런 시즌을 만든 순간이었다. 베이브 루스, 마크 맥과이어, 새미 소사(이상 4회), 알렉스 로드리게스(3회)에 이어 역대 5번째로 3시즌 이상 50홈런을 기록한 타자로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데뷔 첫 9시즌 동안 3번의 50홈런 시즌을 보낸 선수는 저지가 처음이다.
5-3으로 앞선 7회말에도 저지는 달아나는 솔로포를 터뜨렸다. 우완 제프 크리스웰의 초구 가운데 높게 들어온 시속 95.4마일(153.5km) 포심 패스트볼을 받아쳐 우중월 홈런으로 장식한 것이다. 타구 속도 103.3마일(166.2km), 비거리 377피트(114.9m), 발사각 38도의 솔로포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시즌 51호 홈런까지 기록한 저지는 최근 6경기에서 홈런 7개를 휘몰아쳤다. 양키스의 시즌이 31경기 남은 가운데 산술적으로 63홈런 페이스. 2022년 자신이 기록한 62개를 넘어 AL 역대 한 시즌 최다 홈런을 2년 만에 경신할 것으로 기대된다.
7회말 51호 홈런을 친 뒤 저지는 홈 관중들의 “MVP” 연호에 커튼콜로 화답했다. ‘ESPN’을 비롯해 현지 언론에 따르면 경기 후 저지는 50홈런에 대해 “대단한 성과이지만 아직 해야 할 일이 더 남아있다. 우리 팀은 큰 미션이 있고, 우리 모두 지금 그것에 집중하고 있다”며 개인 성적보다 팀 우승에 초점을 맞췄다.
팀 동료들은 난리가 났다. 후안 소토는 “저지가 배리 본즈의 한 시즌 최다 73홈런 기록에 도전하는 것도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리그에서 이를 달성할 수 있는 선수가 있다면 저지밖에 없다”고 극찬했다. 당장 남은 시즌 73홈런을 경신하긴 어렵지만 내년 이후로 본즈의 기록을 깰 것이라는 기대다.
이렇게 너무 잘 치니 시즌 초반 부진이 아쉽게 느껴진다. 5월3일까지 시즌 첫 33경기에서 저지는 타율 1할9푼7리(122타수 24안타) 6홈런 18타점 OPS .725로 부진했다. 하지만 5월부터 반등하기 시작하더니 8월까지 4개월째 폭발 중이다. 시즌 성적은 어느덧 129경기 타율 3할3푼3리(459타수 153안타) 51홈런 122타점 104득점 106볼넷 135삼진 출루율 .465 장타율 .736 OPS 1.201로 끌어올렸다. AL 홈런·타점·출루율·장타율·OPS 1위, 타율·볼넷 2위, 득점 3위, 안타 5위로 2년 만에 MVP 수상이 확실시된다.
소토는 “시작이 중요한 게 아니라 마무리가 중요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처음에 모두가 저지를 걱정했지만 난 전혀 걱정하지 않았다. 그가 얼마나 대단한 선수인지 알고 있었다”며 “매일 홈런을 치는 선수를 보니 정말 신기하다. 이렇게 꾸준히 홈런을 많이 치는 선수는 처음 본다”고 감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