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신 보고 싶지 않다” 저지도 경악, 부러진 배트가 심판 머리 가격하다니…뇌진탕 충격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4.08.26 19: 50

야구는 정말 위험한 스포츠다. 작지만 단단한 공은 어디로 튈지 모르고, 언제 어떻게 부러질지 모르는 배트 조각은 언제든 흉기로 돌변한다. 선수뿐만 아니라 심판들도 그라운드에서 생명을 걸고 일한다. 
2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브롱스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콜로라도 로키스와 뉴욕 양키스의 경기. 5회말 1사 1,2루에서 양키스 지안카를로 스탠튼이 콜로라도 투수 오스틴 곰버의 3구째 몸쪽 너클 커브에 스윙을 돌렸다. 빗맞은 타구가 좌익수 앞에 뚝 떨어지는 안타가 됐다. 
그런데 이 순간 아찔한 상황이 발생했다. 스탠튼의 스윙 후 부러진 배트가 주심 닉 말리 심판의 왼쪽 머리를 가격한 것이다. 맞는 순간 손잡이 부분이 부러진 배트. 무게가 실린 헤드 부분이 말리 심판의 머리로 피할 틈도 없이 향했다. 마스크를 쓰고 있었지만 엄청난 충격을 흡수할 순 없었다. 

[사진] 배트에 머리를 맞은 닉 말리(가운데) 심판이 들것에 실리고 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뉴욕 양키스 지안카를로 스탠튼.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그 자리에서 한쪽 무릎을 꿇고 통증을 호소한 말리 심판은 의료진의 부축을 받은 채 몇 분 동안 홈플레이트에 머물렀지만 교체가 불가피했다. 보호대로 목을 고정한 채 들것에 실려 카트를 타고 그라운드 밖으로 빠져나갔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양 팀 선수들이 홈플레이트 주변에 모였고, 관중들까지 모두가 숨죽이며 상황을 지켜봤다. 
‘MLB.com’에 따르면 말리 심판은 뇌진탕 증세를 보였다. 앞으로 며칠 동안 더 많은 검사를 받을 예정으로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최소 다음주 첫 시리즈까지 경기에 나서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탠튼은 “안타깝다. 리플레이로 보니 말리 심판은 챔피언처럼 받아들였다. 타석에서 1루로 뛰어가는 도중 신음소리 같은 건 전혀 들리지 않았다. 말리가 괜찮을 거라 믿는다”며 고통을 참고 버틴 말리 심판에 놀라워했다. 
[사진] 뉴욕 양키스 지안카를로 스탠튼.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1루 주자로 이 장면을 본 애런 저지(양키스)는 “다신 보고 싶지 않은 장면이다. 그가 카트를 타고 실려나가는 것을 보는 건 쉽지 않았다”고 안타까워하면서 “심판들은 힘든 일을 하고 있다. 경기 내내 양쪽 벤치에서 볼과 스트라이크에 대해 소리를 친다. 순식간에 결정을 내려야 하는데 선수들도 화를 내니 쉽지 않은 일이다”며 심판들의 어려움을 헤아렸다. 
버드 블랙 콜로라도 감독은 “힘든 경기였다. 목 보호대를 하고, 들것에 실려가는 건 안타까운 일이다”며 “말리 심판은 괜찮을 것이다. 심판들은 좋은 사람들이다. 그들은 야구 경기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포수처럼 매일 밤 타석 뒤에 노출돼 있다”고 말했다. 곰버도 “말리 심판이 헌터 웬델스테트 등 다른 심판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봤다. 잘 치료받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가 빨리 회복해 시즌이 끝나기 전 다시 경기에 나서는 모습을 보길 바란다”고 쾌유를 기원했다. 
말리 심판은 올해 41세로 400경기 이상 메이저리그 출장 기록을 갖고 있다. 2017~2022년에는 기존 심판들의 부상이나 휴가 때 콜업 심판으로 메이저리그 부름을 받았고, 지난해부터 풀타임 심판으로 활동 중이다. 
[사진] 닉 말리 심판.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편 말리 심판이 부상으로 교체된 뒤 1루심이던 마빈 허드슨이 주심으로 자리 이동했다. 2루심 웬델스테트 심판이 1루심으로 옮기면서 2루를 비워둔 채 3심제로 경기가 끝까지 진행됐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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