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배지환(25)이 결국 마이너리그로 내려갔다. 대형 유격수 오닐 크루즈(26)의 중견수 포지션 변경 유탄을 맞았다.
피츠버그는 28일(이하 한국시간) 시카고 컵스전을 앞두고 부상자 명단에 있던 투수 제러드 존스와 카르멘 모진스키를 로스터에 등록하면서 배지환을 트리플A 인디애나폴리스 인디언스로 내려보냈다. 투수 브래디 파이글을 양도 지명(DFA) 처리됐다.
포지션 변경 유탄을 맞은 모양새다. 피츠버그는 2022년부터 주전 유격수로 뛴 201cm 장신 유격수 크루즈가 중견수로 포지션 변경을 결정했다. 올 시즌 118경기 타율 2할6푼5리(442타수 117안타) 18홈런 63타점 OPS .789로 타격은 나쁘지 않지만 리그에서 두 번째로 많은 24개의 실책으로 OAA(평균 대비 아웃카운트 처리) -3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왼쪽 발목 골절로 9경기 만에 시즌 아웃돼 장기 재활한 여파가 없지 않다. 장기적으로 유격수보다 중견수로 활동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 아래 포지션 변경이 이뤄졌다. 크루즈는 “매일 유격수로 최고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었기 때문에 포지션을 옮길 거라곤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오프시즌이 아니라 시즌 마지막 한 달을 남겨두고 이뤄진 변화라는 점도 특징이다. 벤 체링턴 피츠버그 단장은 “지금 하는 것이 최선이다. 이제 이 과정을 시작하는 것이며 경기를 통해 피드백을 받을 것이다”고 밝혔다. 크루즈는 27~28일 컵스전에서 지명타자로 뛰며 중견수 데뷔 날짜를 잡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견수로 뛰던 배지환이 유탄을 맞고 마이너리그로 또 내려갔다. 배지환은 올해 부상과 타격 부진으로 마이너리그를 들락날락하고 있다. 3월 시범경기 때 왼쪽 고관절 부상을 당해 부상자 명단에서 시즌을 시작한 배지환은 5월22일 시즌 첫 콜업을 받았으나 6월5일 오른쪽 손목 염좌로 다시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이어 지난달 27일 중심타자 브라이언 레이놀즈의 장례 휴가로 콜업됐고, 그가 돌아온 뒤에도 생존했지만 한 달이 지난 시점에 다시 내려갔다. 올 시즌 배지환의 성적은 29경기 타율 1할8푼9리(74타수 14안타) 무홈런 6타점 11득점 6볼넷 24삼진 6도루 출루율 .247 장타율 .216 OPS .463. 1할대 타율로 극심한 타격 부진이 아쉬웠다.
중견수(15경기 15선발 128이닝), 우익수(12경기 6선발 62⅔이닝), 2루수(1경기 1이닝)를 오가며 수비에서 수차례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방망이가 터지지 않았다. 붙박이 주전이 아니다 보니 출장 기회가 들쑥날쑥했던 어려움은 있지만 백업의 숙명이었고, 그 안에서 뭔가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조만간 다시 콜업을 기대할 수 있다. 9월 확장 로스터가 한국시간으로 내달 2일부터 시행된다. 기존 26인 로스터에서 2명이 추가된 28인 로스터로 확대된다. 배지환으로선 마음을 다잡고 9월 이후를 기대하며 준비하는 수밖에 없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