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사직 한화전을 앞두고 김태형 감독은 “1사 3루, 1사 2,3루 등 이런 상황에서 득점이 나와줘야 한다. 외야 플라이 등으로 득점이 나와야 하는데 잘 안된다. 이런 상황에서 컨택 등을 신경 써야 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리고 항상 “디테일한 부분은 우리가 아직 좀 약하다”라고 말한다. 치부를 드러내는 것일 수도 있지만, 선수들로 하여금 약점을 인지하고 항상 신경쓰게끔 하려는 김태형 감독의 복안이기도 하다.
27일 경기에서도 디테일의 아쉬움이 확실하게 드러난 장면이 있었다. 롯데는 이날 8회 극적인 3득점으로 역전승을 거뒀지만 앞서 기회들이 적지 않았다. 1회 1사 1,2루에서는 레이예스가 병살타로 물러났고 2회 역시 1사 1,2루 기회를 놓쳤다.
3회 다시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 선두타자 황성빈이 일단 내야를 흔들었다. 황성빈은 유격수 내야안타로 출루했다. 1루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투혼을 보였다. 이후 고승민이 1볼 1스트라이크에서 3구째 원바운드 포크볼에 헛스윙을 했는데 이 공이 포수 뒤로 빠졌다. 포수 최재훈은 파울인줄 알았는지 대처가 늦었다. 뒤늦게 쫓아가는 사이 황성빈은 3루까지 질주했다. 무사 3루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 이때까지 황성빈은 ‘마황’의 모습이었다.
결과론이지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손호영의 우전안타가 터졌기에 황성빈의 주루사는 더더욱 아쉬운 순간이었다. 초반 경기 흐름을 가져올 수 있는 상황에서 스스로 무너졌다.
결국 3회말 롯데는 득점에 실패했다. 이후 이닝 교대 시간. 롯데 모든 야수들이 그라운드로 나와 수비 포지션으로 향했지만 한 선수의 모습만 보이지 않았다.
다만, 황성빈은 수비에서 아쉬움을 종종 지적 받았다. 7월 11일 인천 SSG전에서 뒤로 빠뜨린 타구를 설렁설렁 쫓아가는 모습을 보자 김태형 감독은 단단히 뿔이 났고 곧바로 교체했다. “2군 바로 보내려고 했다”라며 당시의 격해졌던 순간을 설명하기도 했다. 지난 21일 광주 KIA전의 모습에서도 진한 아쉬움을 표현했다. 당시 5-4로 앞선 7회말 무사 1,2루에서 소크라테스의 중견수 뜬공 때 2루 주자 최원준의 3루행을 막지 못했다. 중견수 자리의 황성빈은 대처가 늦었다. 이후 곧장 수비에서 교체됐다.
물론 황성빈에게만 해당되는 얘기는 아니다. “결국 디테일이다. 강팀과 약팀의 차이다. 우리 젊은 선수들이 경험을 하면서 보완하고 모든 공에 집중력을 가져야 한다”라고 강조하는 김태형 감독이다.
올해 야수진 새판을 짠 김태형 감독이다. 새판을 짠 것에서 그치지 않고 더 높은 수준의 플레이와 집중력을 요구하고 있다.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김태형 감독은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으면서 야수진의 성장, 그리고 5강을 위한 디테일의 확립을 기대하고 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