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L을 가장 화려하게 수놓은 호날두를 낙점할 수밖에 없었던 까닭은?[최규섭의 청축탁축(清蹴濁蹴)]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24.08.29 10: 34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 올린 ‘그’의 놀라운 득점 성과는 세월의 시험을 견뎌 낼 운명을 타고났음을 엿볼 수 있게 한다. 아울러 미래 세대가 넘어서야 할 놀라운 도전의 모티프를 제시한다.”
알렉산데르 체페린 UEFA 회장이 ‘그’를 평가한 극찬이다. ‘제3의 출범’을 천명하며 새롭게 도입한 방식에 따라 치를 UCL 2024-2025시즌 본선 무대 개막을 앞두고 역대 가장 빛나는 발자취를 남긴 월드 스타에게 보내는 헌사다.
그는 누구일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9·알나스르)다. 지구촌 축구 클럽 대항전 가운데 가장 뜨거운 열기를 내뿜는 UCL 무대를 눈부시게 수놓은 으뜸의 골잡이, 곧 호날두다. 내로라하는 뭇 스타들이 저마다 으뜸으로 자리매김하려는 야망을 불사르며 온 힘을 쏟아붓는 겨룸이 펼쳐지는 UCL에서, 신계의 서사시를 써 내려온 ‘축구 영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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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날두는 UCL 사상 가장 빛나는 스타 중 한 명으로, 최고 수준에서 끊임없이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20시즌에 걸쳐 식지 않는 젊음의 열정을 유지하면서 줄기차게 기량을 다듬고 발전시켜 왔다. 그의 프로페셔널리즘, 직업윤리, 헌신, 그리고 가장 큰 무대에서 빛을 발하는 능력은 전 세계 축구 선수들이 본받아야 할 자질이다.”
체페린 회장이 호날두의 놀라운 업적을 기리기 위해 그를 UEFA 특별상 수상자로 선정했다며 밝힌 배경이다. 호날두가 수많은 기록을 쏟아 내며 UCL 역사를 화려하게 장식한 공로를 높게 평가했음을 엿볼 수 있다.
이 맥락에서, 오늘(29일·이하 현지 일자)은 호날두에게 뜻깊은 날로 각인될 듯싶다. 이날 모나코 그리말디 포럼에서 열리는 2024-2025 UCL 리그 단계 추첨식에서, 체페린 회장으로부터 UEFA 특별상을 받기 때문이다. UCL이 새 옷으로 갈아입고 내디딜 첫걸음을 앞두고 기념비적 특별상을 받게 됐으니 더욱 감회가 깊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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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EFA는 새 체제를 도입하고 UCL 2024-2025시즌을 맞이한다. 1955년 첫 잔을 띄우고 1992년 유러피언컵에서 UCL로 개칭한 뒤 32년 만에 대대적으로 단행한 체제 개편이다. 이미 지난 6월 18일 1차 예선에 들어간 뒤 2~3차 예선과 플레이오프를 거쳐 본선 첫 관문인 리그 단계를 펼칠 36개 팀을 추린 바 있다. 그리고 오늘, 추첨으로 리그 대진을 편성한 뒤 오는 9월 17일부터 비로소 본선 대장정에 들어간다.
체페린 UEFA 회장, 새 체제 2024-2025 UCL 개막 앞서 호날두에게 특별상 수여
호날두는 ‘UCL의 사나이’라 할 만하다. 인성적으로는 구설에 오르내리긴 해도, 기량적으로는 도저히 부정할 수 없는 몸놀림을 보여 왔다. 무엇보다도 기록적 측면에서, UCL를 점철한 걸음걸음은 압권이다. ‘별들의 향연’인 UCL에서 명멸한 수많은 스타도 호날두가 내뿜은 형형한 빛 앞에선 다소 퇴색한 느낌마저 자아낸다. 호날두와 함께 ‘신계의 사나이’로 불렸던 ‘GOAT(Greatest of All Time)’ 리오넬 메시(37·인터 마이애미 CF)마저도 UCL에 국한하면 다소 밀리는 듯한 모양새다.
호날두는 20시즌 동안 UCL을 누볐다. 그 처음(2003-2004시즌)과 끝(2022-2023시즌)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였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두 차례에 걸쳐 8시즌(2003-2004~2008-2009, 2021-2022~2022-2023)을, 스페인 라리가의 레알 마드리드에서 9시즌(2009-2010~2017-2018)을, 이탈리아 세리에 A의 유벤투스에서 3시즌(2018-2019~2020-2021)을 각각 소화했다.
이에 걸맞게 UCL 최다 출장 기록도 호날두의 몫이다. 총 183경기에서, 그라운드를 밟았다(표 참조).
무엇보다도 호날두는 ‘전매특허’ 격인 득점 기록에서 타의 추종을 허락하지 않았다. 가장 돋보일 수밖에 없는 지점이다. 물론, 최다 득점 기록은 호날두가 갖고 있다. 141골에 이른다. 자신과 쌍벽을 이뤘던 메시(129골)에게 12골을 앞선다. 3위인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36·바르셀로나·94골)보다는 무려 47골이나 앞서 있다.
득점왕도 독보적이다. 물경 일곱 번씩이나 ‘득점 천하’를 평정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인 2007-2008시즌 첫 득점왕(8골)에 올랐고, 전성기를 보낸 레알 마드리드에서 6시즌( 2012-2013~2017-2018) 연속 가장 높은 득점 고지를 밟았다.
단일 시즌 최다 득점 기록도 눈여겨볼 만하다. 2013-2014시즌 17골을 터뜨려 가공할 득점력을 뽐냈다. 결승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전은 화룡점정이었다. 종료 직전인 연장 후반 15분 페널티킥으로 대역전승(4-1)의 마지막 한 골을 뽑아냈다. 한 시즌 최다 득점을 17골로 늘리는 마지막 한 점이기도 했다.
녹아웃 스테이지 최다 득점 기록의 영예도 호날두에게 돌아갔다. 67골에 달한다. 총득점의 거의 절반에 이른다. 또한, 결승전에서 세 번씩(2007-2008년, 2013-2014년, 2016-2017시즌)이나 골을 터뜨린 유일한 존재다.
이뿐이랴. 최장 연속 경기 득점 기록과 최다 해트트릭 기록도 세웠다. 2017년 6월부터 2018년 4월까지 11경기 연속 상대 골문을 꿰뚫었다. 해트트릭 고지엔 모두 8회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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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엄청난 득점 기록을 바탕으로 또 하나의 금자탑도 쌓았다. UCL 사상 최초로 5회 우승의 위업을 이뤘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한 번(2007-2008) 정상을 밟았고, 레알 마드리드에서 네 번(2013-2014, 2015-2016~2017~2018) 등정했다.
호날두는 2022년 말 활동 무대를 유럽에서 아시아로 옮겼다. 이제 더는 호날두의 모습을 UCL에서 볼 수 없을 듯하다. 호날두가 떠나간 UCL에서, 그가 이룬 ‘기록 세계’를 뛰어넘을 골잡이는 누구일까?
전 베스트 일레븐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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