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에서 에이스로 활약했던 투수 데이비드 뷰캐넌(35)이 필라델피아 필리스에서 신시내티 레즈로 트레이드됐다. 투수력이 막강한 필라델피아를 벗어나 신시내티에서 메이저리그 복귀 기회를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신시내티는 지난 28일(이하 한국시간) 필라델피아에 현금을 주고 뷰캐넌을 트레이드로 영입했다. 뷰캐넌은 트레이드 직후 신시내티 산하 트리플A 루이빌 배츠에 배정됐다.
미국 ‘MLB 트레이드 루머스(MLBTR)’도 이 소식을 전하며 ‘뷰캐넌은 올 시즌 40인 로스터에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에 마감일 이후에도 트레이드될 수 있었다. 그는 지난 2월 필라델피아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체결했다’며 ‘필라델피아 트리플A 리하이밸리 아이언피그스에서 22경기 중 16경기에 선발등판해 102⅔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4.82를 기록했다. 17.5%의 탈삼진 비율을 평균 이하이지만 볼넷 허용률은 7.4%로 견고하게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7라운드 지명 출신인 뷰캐넌은 2014~2015년 메이저리그 필라델피아에서 활약했다. 신인 시즌 평균자책점 3.75를 기록했지만 2년 차 시즌에 9이닝당 7실점 가까이 허용했다. 2016년 트리플A에만 있었고, 이후 아시아에서 7시즌을 보냈다. 일본에서 3시즌, 한국 삼성 라이온즈에서 3시즌을 보냈다’고 덧붙였다.
삼성에서 뷰캐넌은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남겼다. 구단 최장수 외국인 투수로 2020~2023년 4년간 113경기(699⅔이닝) 54승28패 평균자책점 3.02 탈삼진 539개를 기록했다. 이 기간 KBO리그 최다 이닝을 던지며 다승 공동 1위, 최다 퀄리티 스타트(80회), 평균자책점·탈삼진 2위로 톱클래스 활약을 했다.
그러나 지난겨울 재계약 협상에서 이견 차이를 보이면서 결별했다. 삼성은 뷰캐넌이 요구한 2년 다년 계약을 오퍼했지만 금액이 맞지 않았다. 외국인 샐러리캡으로 인해 삼성이 제시할 수 있는 금액은 2024년 240만 달러, 2025년 250만 달러가 최대치였다. 다른 외국인 선수와 재계약도 고려해야 하는 만큼 이 금액 그대로 주기도 어려웠다.
결국 협상이 결렬된 뒤 미국으로 돌아간 뷰캐넌은 당초 신시내티와 메이저 계약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일이 틀어졌다. 필라델피아와 마이너 계약을 맺고 트리플A에서 시즌을 맞이한 뷰캐넌은 22경기(16선발·102⅔이닝) 9승3패 평균자책점 4.82를 기록했다. 하이 싱글A 1경기(선발 7이닝 무실점 승리) 포함 마이너리그 시즌 10승을 거뒀다.
그러나 잭 휠러, 애런 놀라, 레인저 수아레즈, 크리스토퍼 산체스, 타이후안 워커 등 5인 선발진이 확고한 필라델피아에선 자리가 없었다. 시즌 초반 좋은 성적을 냈지만 워커가 부상으로 빠졌을 때 스펜서 턴불이 선발로 빈자리를 잘 메웠다. 6월말 워커와 턴불이 동반 부상으로 이탈한 뒤에도 필라델피아는 타일러 필립스, 마이클 메르카도 등 신인들을 콜업하면서 뷰캐넌을 계속 외면했다.
하지만 시즌이 한 달가량 남은 상황에서 필라델피아를 떠나 신시내티로 가면서 뷰캐넌에게 빅리그 복귀의 길이 열렸다. MLBTR은 ‘신시내티 선발진은 부상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몇 주간 신시내티는 앤드류 애보트, 헌터 그린, 닉 로돌로가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그레이엄 애쉬크래프트, 브랜든 윌리엄슨도 몇 달째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뷰캐넌은 올 시즌 트리플A에서 많은 이닝을 소화한 투수로 뎁스를 제공한다. 필라델피아에 있을 때보다 거의 10년 만에 메이저리그로 가는 더 좋은 기회를 얻게 됐다’며 조만간 콜업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