캣츠아이 연습생 월말평가서 무슨 일이..BTS ‘성득쌤’이 화난 이유
OSEN 지민경 기자
발행 2024.08.30 14: 08

 방탄소년단의 안무가로 유명한 손성득 총괄 크리에이터가 입술을 앙다물었다. 분노의 감정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르세라핌의 히트곡 ‘안티프래자일(ANTIFRAGILE)’ 퍼포먼스를 커버한 연습생들의 수준급 실력에 박수가 터져나온 자리였다. 글로벌 K-팝 팬들 사이에서 ‘성득쌤’으로 불릴 만큼 자상하고 친근한 면모의 손성득 총괄 크리에이터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시리즈 ‘팝스타 아카데미: 캣츠아이(Pop Star Academy: KATSEYE)’ 속 한 장면이 화제다.

한국과 미국을 대표하는 전문가들은 전 세계 각지에서 몰려온 12만 명 가운데 20명을 추려 걸그룹 후보들을 선발하면서 다섯 가지 기준으로 지원자들을 평가했다. ‘댄스(Dance)’, ‘보컬(Vocals)’, ‘비주얼 퍼포먼스(Visual Performance)’, ‘스타성(Star Quality)’, ‘태도(Attitude)’ 부문이다. 이 역량이 모두 완벽한 아티스트는 매우 드물다. 그럼에도 일정 수준 이상의 역량을 고루 갖춘 멤버들로 팀을 구성, 균형 잡힌 슈퍼스타로서 잠재력을 끌어내는 것이 바로 지금의 K-팝 경쟁력이다.
이러한 과정과 글로벌 팬들의 투표로 탄생한 KATSEYE(다니엘라, 라라, 마농, 메간, 소피아, 윤채)는 K-팝에서 ‘K’를 떼고 미국 현지에서 데뷔한 독특한 히스토리를 지닌 그룹이다. 그렇다고 단순한 팝 그룹은 아니다. 이들에겐 보이지 않는 정신이 하나 더 살아있다. ‘다양성’이라는 시대적 가치를 아우르는 KATSEYE의 밑바탕엔 ‘K-팝에 대한 존중’이 깔려 있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시리즈 ‘팝스타 아카데미: 캣츠아이’ 4화, 손성득 총괄의 분노 장면은 K-팝의 어떤 부분이 존중의 대상이 돼야하는지 엿볼 수 있다. 
연습생들이 대중에 첫선을 보이는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젝트 ‘더 데뷔: 드림아카데미(The Debut: Dream Academy)’를 앞둔 마지막 월말평가 자리, 당장 데뷔해도 손색이 없을 실력파 연습생들의 자신감이 충만한 때였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손성득 총괄의 냉정하고 솔직한 한 마디가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손 총괄은 현장에 참가한 연습생들을 불러모았다. 그는 “여러분에게 진짜 많은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노래에 대한 해석도 중요하고, 아티스트들이 무대 위에서 어떤 동작을 왜 하는지 연구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단면적으로 보이는 걸 카피하려고 하지 말고, 진짜 깊이 봐야 한다. 그런데 그런 점들이 느껴지지 않아서 아까 너무 화가 났다. 마음과 자세를 다잡고 연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이브의 미국 T&D(Training & Development) 센터의 시니어 프로그램 매니저 미씨 파라모(Missy Paramo)는 이후 다큐 제작진과 인터뷰에서 좀 더 상세한 설명을 내놓는다. “손(성득)이 굉장히 화가 많이 났다. 아이들이 K-팝을 커버 할 때 기술이나 완성도보다는 깜찍함이나 매력 발산에 치중한 것 같다고 느껴서다. 그걸 무례한 태도라고 여긴 것 같다. 자신의 업이자 이제껏 많은 걸 쏟아부은 K-팝에 대해서요”라고 설명했다.  
손성득 총괄 크리에이터는 방탄소년단의 ‘봄날’ ‘피 땀 눈물’ ‘DNA’ ‘아이돌’ ‘On’ ‘다이너마이트’ 등 안무를 만들며 K-팝 퍼포먼스의 개념을 재정립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는 ‘퍼포먼스는 노래가 지닌 메시지를 표현하는 영역이며, 이는 아티스트 서사의 힘을 더한다’는  생각으로 무대를 만든다. 음악이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어 전 세계 팬들을 하나로 묶는 것이 바로 완성된 퍼포먼스가 전하는 메시지에 공감하기 때문이라는 의미다. 
이는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지난해 9월 ‘더 데뷔: 드림아카데미’ 기자간담회에서 했던 발언과도 맥이 닿는다. 방 의장은 당시 “(KATSEYE가) 최고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 “이들은 K-팝의 방법론에 따라서 성장해왔기에 K-팝에 대한 존중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전한 바 있다.  
손성득 총괄 크리에이터는 지난해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T&D 시스템을 미국에 이식, 연습생들에게 다양한 부분을 가르치며 이들의 성장을 돕고 있다. 댄스·보컬 등 기술적인 부분 외에도 멘탈, 건강 교육, 체력 증진 등 많은 부분이 포함돼 있는데, 여기에 하이브의 문화가 녹아있다. K-팝의 정서와 시스템이 미국 현지 문화에 접목되면서 서로 배우고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mk3244@osen.co.kr
[사진] 넷플릭스, 하이브 x 게펜 레코드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