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의 질문들’ 배우 윤여정의 인터뷰가 그려졌다.
31일 방영한 MBC 시사교양 프로그램 ‘손석희의 질문들’에서는 마지막 인터뷰 주인공으로 윤여정이 등장했다.
다섯 번째 질문, ‘어떻게 늙어갈 것인가’에 대해서, 손석희는 “마지막 질문이다. 설렘이 더 커서 서운함이 생각나지 않았다. 주제는 ‘어른이 된다는 것’이다. 주제를 잡자마자 그 어른만이 생각 났다. 바로 윤여정이다”라며 윤여정을 소개했다.
대한민국 최초 오스카 여우조연상 수상의 주인공, 배우 윤여정이 등장해 많은 환호를 받았다. 손석희는 “2016년에 모시고 8년만에 모셨다. 그 사이 많은 일이 있었다. 아카데미 상도 받으셨고, 또 다른 일도 많이 있으셨죠. 인터뷰는 절대로 앞으로 안 한다고 해서 모실 수 있을까 걱정했었다”라며 출연 비화를 전했다.
그러자 윤여정은 “어떻게 해요. 손석희 씨가 하자고 하는데”라며 겸손하게 말했고, 손석희는 “그 말씀을 들으려고 모셨다”라며 위트 있게 전했다.
이어 윤여정은 “손석희는 기억 못 하겠지만, 감동한 적이 있다. 1980년대에 복귀할 무렵이었다. 그 시절에는 아나운서거 탤런트를 보고 인사를 안 하던 시절이었다. 그런데 손석희는 인사를 하더라. 그게 감동적이었다”라면서 손석희에 대한 미담을 전했다.
동네 친구인 두 사람은 덕담을 주고받았다. 손석희는 되레 “선뜻 고백하자면 제 아내하고 동네 산책하다가 윤 선생님 댁 초인종 누르고 들어갔던 적도 있다. 그때 아주 반갑게 맞아주셔서 감사했다”라며 윤여정에 대한 미담을 전했다.
그러자 윤여정은 “손석희인데 안 반겨줄 수가 있겠냐. 처음에는 초인종을 누르고 답을 안 해서 얼른 들어오라고 했다. 내 꼴이 너무 우아했다”라며 우스갯소리로 말을 맺었다.
윤여정은 영화 '미나리'를 통해 오스카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손석희는 “제가 생각하는 윤 선생님은 그걸로 인해서 삶에 대한 태도가 바뀐 것 같지 않다”라고 말했다. 윤여정은 “왜 그러냐. 집에서 드레스 입고 다닌다”라며 너스레를 떨었으나 곧 “민폐가 되지 않을 때까지 이 일을 하다가 죽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라며 배우로서의 소신을 드러냈다.
손석희는 “다음 작품도 미국에서 찍는다고 하더라”라며 차기작에 대해 물었다. 윤여정은 “다음 감독도 코리아 아메리칸이다. 교포들에게 소문이 난 것 같더라. 내가 젊은 교포를 돕는다고 소문이 난 거 같은데, 정말 기뻤다”라면서 “교포 감독들 부모님들을 보면 나와 같다. 영어도 잘 못하고 연배가 비슷하다. 고맙다고 하면 정말 너무 기쁘다”라고 전했다.
그렇다면 배우 윤여정이 그리는, 원하는 삶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윤여정은 “나이를 먹어가면서 육체적으로 불편해지더라. 불편해지니까 불쾌해지더라. 이 감정을 어떻게 정리를 해야 하나 싶더라. 잘 늙어서 곱게 죽고 싶은데, 그렇지 못하는 게 쉽지 않지 않냐. 대사가 잘 안 외워진다든가, 기억력이 떨이진다든가, 속상하다”라면서 “나이 듦을 감으로 느낄 때마다 자괴감을 느낀다. 그래도 살아있는 한, 자기 일상을 살다가 가는 게 제일 행복한 죽음이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해 깊은 감동을 전했다./osen_jin0310@osen.co.kr
[사진] MBC 시사교양 프로그램 ‘손석희의 질문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