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해리 포터가 아냐" 이걸 변명이라고...맨유 팬들 뿔났다 "텐 하흐 넌 그냥 트롤러야"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4.09.03 00: 08

 에릭 텐 하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이 또 한 번 황당한 변명으로 팬들을 한숨 쉬게 했다.
'ESPN'은 2일(이하 한국시간) "텐 하흐는 이렇게 시즌 초반부터 새로운 영입생들을 효과적으로 팀에 녹아들게 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난 해리 포터가 아니라고 덧붙였다"라고 보도했다.
맨유는 2일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024-2025 프리미어리그(PL) 3라운드에서 리버풀에 0-3으로 대패했다. 이로써 맨유는 브라이튼전(1-2 패)에 이어 2연패에 빠졌다. 

안방에서 참패를 피하지 못한 맨유다. 이날 맨유는 4-2-3-1 포메이션으로 시작했다. 조슈아 지르크지, 마커스 래시포드-브루노 페르난데스-알레한드로 가르나초, 코비 마이누-카세미루, 디오고 달로-리산드로 마르티네스-마테이스 더 리흐트-누사이르 마즈라위, 안드레 오나나가 선발로 나섰다.
리버풀도 4-2-3-1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디오구 조타, 루이스 디아스-도미니크 소보슬라이-모하메드 살라, 알렉시스 맥 알리스터-라이언 그라벤베르흐, 앤디 로버트슨-버질 반 다이크-이브라히마 코나테-트렌드 알렉산더아놀드, 알리송 베케르가 먼저 출격했다.
경기 내내 리버풀이 일방적으로 몰아쳤다. 아르네 슬롯 감독이 강조하는 전방 압박 후 역습과 좁은 공간에서 연계 플레이로 맨유를 무너뜨렸다. 맨유는 리버풀의 압박을 풀어내려다가 공을 뺏기며 위기를 맞는 장면이 반복됐다.
경기 시작 7분 만에 리버풀이 골망을 흔들었다. 그라벤베르흐가 중앙을 빠르게 돌파했고, 디아스가 골문 앞으로 크로스했다. 뒤로 흐른 공을 알렉산더 아놀드가 마무리했지만, 비디오 판독(VAR) 결과 득점 직전 공을 건드린 살라가 오프사이드 위치엿다.
하지만 대세는 바뀌지 않았다. 리버풀은 전반 35분 카세미루의 패스 미스를 끊어낸 뒤 빠른 역습으로 선제골을 터트렸다. 살라가 올린 크로스를 디아스가 머리로 밀어넣었다. 전반 42분에도 카세미루가 후방에서 디아스 압박에 공을 뺏겼고, 디아스가 다시 한번 살라의 패스를 논스톱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멀티골을 터트렸다.
맨유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카세미루를 빼고 2004년생 토비 콜리어를 넣었지만, 바뀌는 건 없었다. 리버풀은 후반 11분 또 한 번 높은 위치에서 공을 뺏어낸 뒤 역습으로 쐐기골을 넣었다. 살라가 정확한 왼발 논스톱 슈팅으로 3-0을 만들었다. 경기는 그대로 리버풀의 대승으로 마무리됐다.
당연히 텐 하흐 감독을 향한 비판이 쏟아졌다. 리버풀 팬들은 "텐 하흐가 운전대를 잡았네"라는 노래를 부르며 놀려댔고, 맨유 전설 폴 스콜스는 "슬롯의 리버풀이 텐 하흐 맨유보다 훨씬 앞서 있다고 느꼈다"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경질론도 더 커지게 됐다. 안 그래도 브라이튼전 패배 후 드와이트 요크 등 맨유 출신 인사들로부터 텐 하흐를 경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었다. 여기에 안방 대패로 기름을 끼얹은 상황. 리버풀 전설 제이미 캐러거는 "조기 경질이 왜 멍청한 짓인가? 슬롯은 3경기 만에 그가 어떤 감독인지 알 수 있다. 하지만 텐 하흐는 3시즌째인데도 모르겠다"라며 경질론에 힘을 실었다.
그럼에도 텐 하흐 감독은 당당함을 잃지 않았다. 그는 경기 전부터 "우리는 지난 2년간 맨시티 다음으로 많은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이게 현실이고 팩트다. 우리는 올 시즌 우승을 원하고, 이룰 수 있음을 확신한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경질론에 대해서도 "우리는 젊은 선수들을 데려왔고, 발전시켰다. 트로피도 들어올렸다. 내가 뭘 더 할 수 있겠는가?"라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리버풀전 0-3 대패도 텐 하흐 감독의 자신감을 앗아가진 못했다. 그는 "오늘은 긍정적인 얘기를 하고 싶지 않다. 이번 패배는 우리와 팬들에게 상처"라면서도 "시즌 3번째 경기다. 여러 번 설명해야 했다. 우리는 새 팀을 만들어야 한다. 괜찮을 것이지만, 분명 발전해야 한다. 시즌이 끝날 때쯤이면 또 다른 트로피를 들어올릴 큰 기회가 올 것이라고 확신한다"라고 장담했다.
다소 황당한 발언까지 나왔다. 텐 하흐 감독은 새로운 팀을 꾸리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며 자기는 '마법사' 해리 포터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어느덧 3년 차를 맞이했지만, 여전히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
텐 하흐 감독은 이날 결장한 신입생 마누엘 우가르테 이야기가 나오자 "또 다른 얘기다. 우리는 그를 팀에 녹아들게 해야 한다"라며 "시간이 걸릴 것이다. 난 해리 포터가 아니다. 당신이 인정해야 할 부분"이라고 자기방어적인 답을 내놨다. 또한 그는 "우가르테는 1분도 뛰지 않았다. 그는 체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그런 다음에 팀에 기여할 것이다. 몇 주, 아마도 한 달이 걸릴 것이다. 다른 많은 선수들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맨유 팬들은 어이없는 발언에 쓴웃음을 지었다. 한 팬은 "해리 포터가 6억 파운드(약 1조 566억 원) 이상 썼다면 볼드모트는 첫 번째 책도 넘기지 못했을 것"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다른 팬들도 "이젠 맨유를 떠날 시간이다", "텐 하흐는 지금 트롤링 중이야", "그냥 닥치고 패배를 인정해" 등의 비판 댓글을 남겼다.
한편 텐 하흐 감독은 기자의 질문에도 신경질적으로 반응했다. 그는 계속된 실수는 감독 책임이 아니냐는 말에 "확실한가?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처럼 트로피를 얻거나 큰 상대를 이길 수도 없다"라며 "당신이 딱하다. 우리는 맨시티 다음으로 많은 트로피를 손에 넣었다. 당신이 딱하다"라고 강하게 쏘아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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